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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나는 '책임을 지는 정부' 형태를 지지합니다. 

무엇보다 뽑아준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겠지만, 나아가 인류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는 정부를 지지합니다.

 

내가 종종 인용해온 역사가 H.A.L. 피셔(Fisher)가 내린 결론에 이릅니다.

"진보는 모든 역사에 명명백백히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진보는 자연법칙이 아니다. 한 세대가 이룬 진보를 다음 세대가 얼마든지 잃을 수 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에게, 그들의 책임은 그들이 죽으면서 (혹은 사임하면서) 끝나는 것이 아님으 상기시켜야 합니다.

 

(1장. 과학 이론의 논리와 진화)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을 다음 3단계 모델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1. 문제 : 어떠한 장애(타고난 기대 또는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된 기대의 장애)가 발생할 때 대두됩니다. 

2. 시도된 해결책들 : 시도된 해결책들. 즉 문제해결을 위한 시도들. 항싱 이론으로 제시되는데, 현재도 미래도 줄곧 가설 혹은 추측으로 남는다.

3. 제거 : 실패한 해결책들의 제거.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실수들을 제거함으로써, 즉 우리의 잘못된 이론들을 제거함으로써 학습한다. 

 

학습이란 실패하거나 제거된 해결책들을, 잠깐 떠올렸다가 치우는 정도로,

점점 대상에서 제외해가다가 결국 성공한 하나의 해결책을 거의 유일한 고려 대상으로 남기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옛 과학 이론은 과학의 출발점이 우리의 감각 인식 혹은 감각기관의 관찰이라고 가르쳤고, 지금도 그렇게 가르칩니다...

'문제가 없으면 관찰도 없다'는 명제 하나만으로도 그것이 잘못됐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비판적 방법론의 의식적 적용이라는 겁니다.

 

과학 이론에서 전형적인 4단계 모델

1. 기존 문제 : 문제 자체가 이론이 낳은 산물이며, 또한 비판적 논의를 통해 이론에서 드러난 난제에서 나온 산물이기도 함.  이론적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설명 혹은 설명적 이론을 요구하는 질문

2. 잠정적 이론들 세우기 

3. 실험적 검증을 포함하여 비판적 논의를 통한 제거 시도들

4. 이론들의 비판적 논의에서 도출되는 새로운 문제들

 

"습득 가능한 경험에 모순되고 그에 따라 원칙적으로 경험에 의한 반증이 가능한 이론만이 경험과학 이론이다."....

정신분석 이론은 아무리 특이한 인간 행동이라도 설명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정신분석 이론은 경험적 반증이 불가능합니다. 검증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2장. 육체-정신의 문제에 대한 실재론자의 고찰)

 

제 1세계: 물리적 현상이 일어나는 세계

제 2세계: 인간의 의식에서 사고 과정이 이루어지는 세계. 정신 현상이 이루어지는 세계. 주관적 사고 과정이 일어나는 세계. 

제 3세계: 인간 정신의 객관적 창조가 이루어지는 세계.

인간의 정신이 낳은 산물들의 세계. 모든 이론의 세계이자, 다양한 이론의 참/거짓 문제를 포함한 과학적 문제의 세계 

객관적 진술 혹은 객관적 사고 내용이 발생하는 세계

 

소수 등 숫자에 대한 이론에는 미해결 문제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들 역시 발명이 아니라 발견된 것으로, 제3세계의 자율적 영역에 속합니다. 

 

순수 물리주의 혹은 철학적 행동주의 : 오직 하나의 세계, 즉 1세계만이 존재하며 인간과 동물의 움직임, 인간과 동물의 행동도 전부 제1세계에 존재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내가 제2세계라 부르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제3세계라 부르는 것도 당연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2세계가 제3세계와 아주 긴밀히 엮여 있거나 상호작용하기에 인간의 자의식은 제3세계 존재 없이는 이해될 수 없음...... 자의식은 제3세계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고요.

 

 

(3장. 인식론과 평화의 문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며, 오직 추측만 할 뿐입니다. 짐작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며, 다만 짐작할 뿐이다. 비록 과학적 지식은 지식이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가 이 영역에서 가진 최고의 지식이다." 나는 이를 추청적 지식이라고 부릅니다. 확실한 지식을 얻기를 원하며 지식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알려려는 의도로요.

 

필요한 건 '조금 더 지적으로 겸손해지는 것'입니다.

 

 

(4장. 진화론적 인식론에 대한 인식론적 견해)

 

이론의 개념보다 백배 중요합니다. 

(이론은 참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지만, 개념은 잘해봐야 쓰임이 적합한 정도, 최악의 경우 이해를 오도하는 정도지요.

이론과 비교하면 개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유전적으로 선험적인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지각적 지식은 선험적 지식을 전제한다는 것이야말로 칸트의 가장 유의미한 업적이니까요.

 

시행착오가 우리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원시의 동식물들이 적용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존재하는 것은 추정적 지식뿐입니다. 

 

 

(5장. 진화론적 지식론에 대하여)

 

1. 지식은 대개 기대의 성질을 띱니다.

15. 우리의 감각기관이 뭔가를 알려주려면, 우선 우리가 선험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것을 보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려 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문제를 인식하는 게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입니다.

 

 

(6장. 케플러의 태양계 형이상학론 및 경험적 비판론)

 

슈뢰딩거의 파동역학에서 도출되는 가장 중요한 결과는 공명이 원자와 분자, 특히 DNA의 거대분자들을 응집시킨다는 것입니다.

 

 

(7장. 자유에 대하여)

 

나는 자신이 속한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것은 철학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나는 (니체가 그랬듯) 철학자라면 자신이 시대정신에 휩쓸려 지적 독립성이 흔들리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자성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휴고 폰 호프만슈탈(Hugo von Hofmanshtal)이 <벗에 관하여>에서 한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철학은 그 시대의 '판관'이어야 한다. 철학이 시대정신의 '표현'이 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한 가지 관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타당한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성숙함은 오직 비판적 논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합리주의자는 비판적 논의의 근간이 되는 "의견 주고 받기" 태도가 인간적인 가치 중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봅니다. 

--->  이 문장을 읽으면서 아래 책이 생각났다. 

---> " 1946년 10월 25일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 그곳에서 위대한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고성을 지르며 부지깽이를 휘두르고, 급기야 청중과 자신의 적수인 초청 발표자 칼 포퍼를 두고 회의실 문을 쾅 닫으며 도망치듯 나가버렸다. 이날의 만남은 '부지깽이 스캔들'로 불리며 한동안 철학계를 뒤흔들었다."

H.G. 웰스가 말했든, "다 큰 어른에겐 지도자가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어른이라면 자신에게 지도자가 필요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하고요.

선지자에 대해서라면, 지식이라면 그 무리와 거리를 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22 ~ 2023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기 하시는 이 분들이 떠 오른다.

 

비판적 논의는 모두에게 자유로운 사고의 근간이 됩니다.

그런데 이는 곧 정치적 자유 없이 생각의 자유도 불가능함을 뜻합니다. 

나아가, 정치적 자유가 전제되어야만 우리 모두가 이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10장. 냉소주의적 역사관에 반대하며)

 

열린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하며 도덕적으로 다른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기본적으로 취할 태도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가 아니라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어야 합니다. 후대가 망쳐놓을 수도 있음을 안다고 해도요.

 

나의 낙관주의는 미래가 아닌 오직 현재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나는 진보의 법칙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열려 있으며 우리에겐 미래를 현재보다 낫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임에는 자유가 전제됩니다.

 

(12장. 공산주의의 몰락: 과거를 이해해야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열린사회가 역사상 가장 좋은 사회이자 가장 공정한 사회라고 봅니다.

 

칸트는 "지혜로워지기를 주저하지 말라" 라고 했습니다. 

 

 

[ 자평 ] 책의 핵심은 포퍼 평생의 전문 분야인 '1부: 자연과학에 관한 문제들'이다. 

 

근본적이며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철학자의 대답은 읽을 많하다.

일상적이고 특수한 질문에 대한 철학자의 대답은 별스럽지 않다. 

 

2006년에 나온 책을 읽고, 2023년 재번역판을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별스럽지 않은 추천의 글을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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