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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들

가짜 힐링 by 폴 몰로니

비즈붓다 2023. 3.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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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 희망, 위로는

다양한 유형의 심리치로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감정들이다.....

일련의 체계적인 원칙이나 일관성 있는 세계관을 받아들임으로써, 

환자들은 '터널 끝의 빛'을 보게 된다."

- 드 루바이스(R. J. De Rubesi) 외 -

 

자 한다.

 

대다수의 정신전문가들은 최신 치료법만 숙지하고 있거나 자기 분야와 관련된 치료법 정도만 숙지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하는 일의 과학적 근거- 철학적 근거는 말할 것도 없이 -에 의문을 가질만한 시간도, 동기도 없다.

 

역사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심리치료 산업이 알맹이 없는 공허일 뿐이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정신의학이 참고하는 지도는 그 자체로 왜곡되어 있다. 

이러한 왜곡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오만함과, 스트레스를 치료(대개는 관리)하겠다며 툭하면 약을 처방하려는 막강한 이익단체의 의해 초래한 결과다. 그들이 치료하겠다는 '정신질환'에 그럴싸한 현실을 꾸며내 붙이는 고질병에는 치료제가 없다. 

 

정신의학이라는 과학 자체가 불확실하기에, 수많은 심리치료사들은 물론 심리학자들이 기업을 위해 무수히 새로운 병명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1959년 사회학자 라이트 밀스(C. Wright Mills)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실제 행동 사이의 차이가 바로 사회과학의 핵심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지금도 여전히 사실이다. 심리치료사들은 자신들이 사람을 이해하고 치료하고 위로한다고 무조건 떠벌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아는 겸손의 미덕을 가져야 한다.

 

오랜 기간 심리치료의 효과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졌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기준을 충족시킨 연구는 하나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리치료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

 

심리치료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왜 그런 것일까?....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심리치료사들이 어떤 조언을 하든,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용납하지 않거나, 변화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심리치료 산업은 지금 우리에게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환상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상은 차라리 우리의 노동과 소비생활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속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속박 안에서 우리는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려는 의지, 시류에 맞게 자신을 분장하고 적응하려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심리치료는 이러한 내적인 변신을 도와주는 탁월한 기능을 수행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되는 환상보다는 명료한 생각을 최대한 끌어 모으는 것이다.

 

제약산업은 지구상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산업이다....

제약회사들은 '질병 판매'에 나선다.  사람들 스스로 아프다고 인식하여 의학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믿게 만듦으로써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정신건강 업계와 제약업계가 수십 년간 자신들의 근거 없는 진단체계를  우리 시대의 '상식'으로 홍보하고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그들의 이해관계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럴싸한 의학용어들 역시 전문가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그런 용어들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교육받은 치료법이 '정신질환'을 정복하는 진정한 방법이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뿌리 내리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은 그 근간에서 과학적으로 (어쩌면 윤리적으로도) 이미 파산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모습의 정신의학은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 사회적 권력의 끄나풀로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 거대한 음모의 산물이다.

 

"인지과학이 지금껏 정신에 대해 밝혀낸 정보는

대부분 정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 - 포더(Fodor)

"심리치료는 효과가 있다. 정말로,  "  - 허블(M.A. Hubble) 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만든 보도자료를 믿는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 팬처(R.A. Fancer) 

 

결국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주장은 단 하나다. 

자신감 있고 정서적으로 따듯한 전문가들이 환자로부터 환영받고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정치인, 세일즈맨, 성매매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말이다.

 

(결론: 고통은 사회적인 것이다.)

더 명백한 요소는, 무시하고 착취하는 집단 환경이다. 

 

"기계가 사람을 잡아먹고, 일자리를 도둑질하고, 인간의 손이 다른 연장과 구분되지 않으며,

기계를 모방하는 노동자들은 병들지 않고 녹이 슨다. "   - 갈레아나 (E. Caleano)

 

 

(긍정심리학이란 무엇인가? )

2000년 마틴 셀리그먼은....

심리학계 전체가 전통적으로 개인의 병리 및 실패에 초점을 맞추던 방향에서, 연구와 심리치료 측면에서 개인의 번영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행복심리학의 기본적인 개념 중 많은 것들은 에머슨과 소로우가 활약해던 19세기 낭만적 개인주의 사상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그들은 모든 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자질을 함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특하고 진정한 자아를 표출함으로써 우리는 각자 개인적인 만족과 희열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심리치료 산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자아실현이라는 개념과 긍정심리학자들의 약속에서 그대로 목격할 수 있다.

 

행복을 측정할 수 있을까? 

간단한 설문으로 자신의 행복수준을 묻는 것은, 길거리에서 만난 아는 사람이 형식적으로 건네는 아무 의미 없는 안부 인사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웃고 살기만 하면 좋은 것인가?

긍정심리학은 과학적으로 전혀, 아니 적어도 많은 부분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은 이론이기 때문이다.

행복심리학이 성공한 원인은 과학보다 철학과 대중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제약산업들은 새로운 약물을 개발한 뒤 의료계와 손잡고 약물에 맞는 새로운 장애를 창조해내는 일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심리학자들은....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은 공급이라는 교훈을 제약산업에서 배웠다. 

 

행복이란, 그것이 무엇이든 주관적인 상태로서, 윤리와 가치에서 분리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윤리와 가치가 발생하는 문화적 사회적 세계와 분리할 수 없다. 

결국 어떤 사람의 행복은 다른 이에게 불행일 수 있으며, 행복보다는 불행을 측정하는 것이 휠씬 빠르고 쉽다.

 

결론: 현실은 그래..

하지만 이건 바람직한 현실이 아니야....

 

미국의 심리학자 마크 케슬러(Mark Kessler)와 조지 앨비(George Albee)는 40년 전 쓴 정신적 고통의 예방에 관한 과학문헌의 개요에서, 어떤 질병도 치료만으로 완전히 소멸시키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의 주요 원천에는 대개 어떤 형태로든 과도한 권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자평  ]  폴 몰로니 (Paul Moloney)는 상담 심리학자다. 제대로 된 내부 고발은 읽을 가치가 있다. 

 

(달콤하고 매혹적인 심리치료의 진실)

책의 뒷날개 속지의 내용이 너무 공감이 되어 바로 읽었다. 

한 때는 어떤 스님이 그러더니, 이제는 심리학자, 의사들이 미디어에 나와서 이런 저런 다양한 삶의 문제에 대해서 답을 제시하듯이 하는 모양새를 나는 좋지 않게 보았다.

이런 분들의 말씀이 무가치 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 분들이 언급하는 어떤 문제에는 더 좋은 해법을 가진 전문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 분들의 말씀은 듣기에는 좋지만 이 책의 지적처럼 가짜 힐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23년 삶에 대한 나의 관점은 비트겐슈타인, 그리고 포퍼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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