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는 생명 by 모리타 마사오

[ 밑줄/연결 ]

 

리만은 현대 수학에서 불가결한 개념을 몇 가지나 만들어 낸 수학자다. 리만적분, 리만면, 리만다양체,리만제타함수.......

리만의 존재를 빼고 현대 수학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그가 수학사에 남긴 발자취는 크다.

 

'수학의 엄밀화'라 불리는 19세기 수학의 큰 추세는 수학에 직관이 기여할 여지를 신중하게 삭제해 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리만이 '공간'과 '양' 개념의 기초에 깊게 파고든 것처럼 프레게 또한 '수'라는 개념의 근본적인 규명에 나섰다. 

 

실제로 데카르트와 칸트 시대의 철학이 오로지 인간의 의식과 마음을 주춧돌로 삼은 것에 비해서 심리주의와 결별한 프레게는 '마음'에서 '언어'로 탐구의 중심을 옮겼다. 

 

사고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의식이 아니라 규칙이 명시된 언어라고 한다면 규칙에 따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다. 프레게가 만들어 낸 '인공언어'는 이윽고 '인공지능'의 도전으로 통하는 선구적인 한 걸음이기도 하였다.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을 사상하고 만들어진 기계를 사용해서 어떻게 인간의 사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명과 의식을 품은 살아 있는 계산이 아니라 종이 위에서 실현되는 기호조직 그 자체가 사고라고 간주하는 발상의 포석은 이미 튜링 이전에 깔려 있었다.

 

표상이란 외부 세계에 있는 사물에 관한 정보를 인지 주체가 어떤 방법으로 부호화한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이 '책상'에 관해서 생각하려고 할 때, 그는 머릿속에서 책상에 대응하는 상을 그릴 것이다. 현실의 책상을 대리하는 이러한 상은 '표상'의 전형이다. 

튜링에 의해 정식화된 계산 개념으로부터는 인간이 거의 완전히 사상되고 만다. 의식과 신체를 가진 인간이 굳이 거기에 없어도 명시된 규칙에 통제된 기호 조작만으로 '계산'은 성립할 수 있다고 튜링은 생각하였다. 

 

브릭이 멋진 표현을 빌리면 "세계 자신이 세계의 가장 좋은 모델"인 것이다.

 

데카르트의 이원론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 브룩스의 로봇으로 대표되는 '신체성'과 '상황성'을 중시하는 관점이다. 

 

지능과 생명에 적합한 은유 혹은 '열쇠'가 되는 개념의 발전을 통해 지금까지 '수수께끼'라고 생각한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한꺼번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사고'란 규칙에 따르는 판단의 연쇄다. 이 비전을 극명하게 한 것이 프레게다. 그가 만들어 낸 현대 논리학의 등장으로 규칙에 따르는 판단의 연쇄를 틈없이 엄밀하게 형식적인 인공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반 위에 튜링은 자신의 '계산'이론을 구축한다. 

 

프레게의 도전은 어디까지나 규칙에 따르는 기호의 조작을 철저히 함으로써 인간의 사고에 육박하려는 것이었다. 

 

[ 자평 ]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고...

 

<수학하는 신체>란 책을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나서 출판되자 마자 읽었다.

젊은 일본 작가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