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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겉 표지, 앞에서)
인간 고독의 잔학성!
집단을 떠난 개인 고도의 현상학적 조감도!
....
중남미 대륙에 얽힌 백년 동안의 생과 투쟁의 역사가 있다!
(겉표지, 뒤에서)
이 작품은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 수탈 행위를 폭로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고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콜롬비아의 과거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지적이며 생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이 작품은 모든 것이 효과적이며 기쁨을 안겨 준다.
---> <뉴스위크>의 서평인 듯 한데, 생의 본질을 꿰뚫었다는 점은 동의.
---> 효과적이며 기쁨을 안겨 준다는 것은 제3자, 나아가 가해자인 미국 문화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이 작품은 절대 기쁨을 서술하지 않는다고 본다.
(작품 해설) 김욱동 교수
소설 전통에서 볼 때에 한 가문의 영고성쇠를 다룬 일종의 계도 소설에 속한다.
(계도(系圖): 대대(代代)의 계통을 나타낸 도표)
마콘도, 일종의 신화적 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마을은 좁게는 콜롬비아, 넓게는 라틴 아메리카 대륙, 그리고 더 넓게는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와 통치 아래에서 패배와 좌절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미국의 자본주의가 들어오면서부터 평화스럽기 그지없던 이 마을은 점차 폭력과 타락에 시달린 채 멸망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대표적이 메타픽션에 해당한다. 메타픽션이란 텍스트 밖의 세계를 반영하거나 재현하는 대신에 작품이 창작되는 과정을 주제로 삼는 실험 소설을 가리킨다....우주나 자연에 거울을 비추는 전통적인 리얼리즘 소설과는 달리, 메타픽션은 텍스트 안을 향하여 거울을 비추고 있다.
마술적 리얼리즘....좁게는 리얼리즘의 한 유형, 넓게는 세계 인식의 한 방법이라고할 수 있는 마술적 리얼리즘은 문자 그대로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가 초현실주의적 수법으로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형태를 말한다.
(1)
"모든 물건들에는 생명이 있답니다."
"우린 아무데도 갈수 없어. 우린 과학의 혜택이라곤 조금도 못 받고 여기서 그냥 썩어 없어질 거야."
(3)
그들은 사랑보다도 더 굳은, 공통된 양심의 가책으로 죽는 날까지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멜뀌아데스 패는 인간지혜의 한계를 초월해버려서 결국은 한 사람도 남지 않고 뿔뿔히 흩어졌다고 전해왔다.
"잠이 적어지면 더 좋지 뭘 그래.".
"깨어 있는 시간이 많으면 그 만큼 인생이 더 길어질테니까."
잠을 못 자고 깨어서 여러 가지 공상에 잠기다 보면 어릴적 추억을 뒤적일일 시간이 줄어서, 과거가 자꾸만 사라진다는 얘기였다.
(4)
비석에는 그들이 죽은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기록했으니, 그 기록은 '멜뀌아데스'라는 이름이 전부였다.
죽은 사람도 나이를 먹고 늙는다는 것을 깨닫고 놀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5)
아무튼 그는 사람들이 어쩌다가 손으로 만져볼 수도 없는 이념들을 가지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그것만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6)
죽음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었지만 삶은 뜻있는 것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사형이 선고되자 그가 느낀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삶에 대한 향수였다. 마지막 소원이 무엇이냐고 그들이 물을 때까지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7)
"세월이란 흐르게 마련이란다."
"세상이 변한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변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싸우는 이유를 알고 있다니 자넨 참 행복한 사람이야."
"그런데 내 얘기를 한다면 말야, 난 그저 자존심 때문에 전쟁을 하고 있다는 걸 이제와서야 겨우 깨닫게 되었어."
(8)
"자네를 총살시키는 건 내가 아닐세. 자네를 처형하는 건 혁명이 내린 결정이니까."
"자네는 너무나 군사정권을 미워하고, 그들과 너무 오랫동안 싸움을 하고, 그리고 그들에 대한 생각을 너무 깊이 해왔기 때문에 결국 자네도 그들 못지않게 나쁜 사람이 되고 말았어. 그토록 비참한 타락을 겪으면서까지 추구할 만큼 고귀한 이상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
---> 니체의 명언이 생각난다.
(9)
"자네 마음을 잘 보살펴서 다시 살리도록 하게. 자네는 산 채로 썩어가고 있어."
그는 엄청난 권력 속에서 고독을 느끼고 드디어는 방향감각을 잃기에 이르렀다. 그는 점령한 마을로 진군할 때 자기를 환영하는 인파가 적군을 위해서도 같은 환호성을 올렸으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어지러워졌다.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친구는 누구일까?" 그는 그 당시에 혼잣말처럼 뇌까리곤 했다. "그것은 조금 아까 죽어간 사람이다."
정상적인 상태는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었다.
(10)
"우리가 처음 마콘도 마을을 세울 때처럼 다시 가난하게 되어서, 이 엄청난 낭비에 대한 벌을 저세상에서 우리가 받지 아도 되도록 해주시기를 비옵니다."
(11)
죄없는 그 샛노란 기차는 마콘도에 수많은 애매함과 확신을, 기쁘거나 슬픈 수많은 순간들을, 그토록 많은 변화와 재앙을, 그리고 옛시절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을 가져다 주게 되었다.
(12)
"우리가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됐는지 알기나 해."
"이것이 다 그 그링고를 집에 데려다가 바나나맛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야."
옛날에는 가장 깨끗하고 밝던 방안의 공기 속에서는 썩은 추억의 냄새만 감돌고 있었다.
"사람은 꼭 죽어야 할 때 죽는 것이 아니라 죽을 수 있을 때에 죽는다고 말입니다."
(13)
그가 싸움에서 이겼거나 지게 된 모든 이유는 단 하나, 순수하면서도 죄악이나 마찬가지인 자존심 때문이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우르슬라는 자기의 우둔함이 노쇠함이나 어두움이 거둔 첫 승리가 아니라, 시간이 내려준 형벌임을 깨달았다.
이 뜨개질은 그녀가 고독을 물리치려는 뜻에서가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고독을 누리기 위해서 하는 일인 듯싶었다.
(14)
이때가 되어서야 그녀는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왜 황금물고기를 자꾸만 다시 만드는지 그 까닭을 이해하게 되었다. 온갖 세상일의 지남이 그녀의 살갗에는 흔적을 남겼지만, 내적 세계는 모든 미움에서 해방되었다.
(15)
"세상은 결국 돌고 돈다는 얘기는 맞는 것 같아."
"이 방에서는 지난 백 년 동안 아무도 안 산 것 같구먼."
그는 대령이 전쟁에 대해서 느낀 것을 단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었는데도 왜 그토록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았어야만 했는지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그 한 단어는 '무서움'이었다.
(16)
그의 고질은 근면함이요, 그의 탐욕은 극기요, 그의 멍청함은 참을성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게으름을 탓했던 자신의 독살스러움을 가슴아파하면서 내장이 쥐어뜯기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17)
"세월은 흐르게 마련입니다."
"그렇기도 하지." 우르슬라가 대꾸를 했다. "하지만 별로 흐리지도 않아."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18)
사실상 이제는 어느 누구와도 타협해야만 할 필요성이 다 없어진 처지라 정말로 행복하게 느껴졌으며..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서 슬픔을 느껴야 할 필요성은 하나의 약점이 되었다. 그녀는 고독 속에서 인간이 되어 갔다.
(19)
"세상일은 다 알려지게 마련이죠."
(20)
"염병할 세상 같으니라구."...."사람은 1등객실에 타면서 문학은 화물 취급을 받아?"
영원히 내리지 않는 차표를 사서 기차를 타고 떠나갔다.
그들은 현실에 대한 감각과 시간에 대한 개념과, 일상생활의 흐름을 완전히 상실했다.
미래가 불확실해지자 그들의 마음은 자꾸만 과거로 돌아갔다.
그들은 그 얘기가 거짓말처럼 여겨졌지만, 그 거짓말을 대신할 참된 사실을 아무것도 찾지 못해서, 그대로 그 얘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모든 사건들을 인간이 이해하는 보편적인 시간의 개념에 따라서 나열한 것이 아니라, 백년 동안 날마다 일어날 사건들을 한순간에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처럼 적어놓았고,
[ 자평 ] 일상스러운 것을, 위대하게 표현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천재적인 방법에 관하여
몇 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실패를 반복했던 소설이다.
젊었을 때 남들이 다 읽으라고 하니까, 언제인가는 읽어야 하나 보다 여러번 시도했었다.
마음이 끌리지 않았고, 눈이 나가지 않았다.
당시 밥벌이를 위해, 자료를 멋지게 만들어야 했고, 남들 앞에서 번지르한 말을 해야 했다.
그래서 이런 책보다 경영/경제/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50이 넘어 이제 자료를 멋지게 만들 필요도, 발표를 잘 해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죽기 전에 100년 동안의 고독이 뭔지는 알고 죽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다시 잡았다.
이 번에야 말로 기필코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2021년 12월 28일에 읽기 시작하여 2022년 2월 13일에 완독했다.
매일 아침 20분 정도를 투자하여 한 달 정도가 걸린 셈이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내 스스로가 뿌듯했다.
나는 한 달 만에 드디어 <백년 동안의 고독> 느껴 본 것이다.
왜 위대한 작품이라고 하는지?는 아직 머리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가슴이 이해하고는 있는 듯 하다.
1927년 생인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이 소설을 1967년에 발표 했으니 40세 이전에 썼다는 말이 된다.
나 보다 꽤 어린 나이에 쓴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소설이다. 이런 소설을 몇 개월 만에 써 내다니...
일단 콜롬비아의 19세기 말 ~ 20세기 역사와 문화를 안다면 좀 더 공감이 갈 듯 한 소설이다.
몇 몇 해설가의 해설을 좀 더 붙여서 살을 찌워야 겠다. 더 봐야 겠다.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by 김정선)
이 방대한 이야기에서 유일하게 부엔디아 가문을 자기 발로 살아서 빠져나간 사람이 있다.
바로 산타 소피아 드 라삐에다드다. 그는 필라르 테르네라가 호세 아르카디오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 아르카디오의 부인이다. 부엔디아 가문에 시집 와서 쌍둥이 아들과 딸을 낳지만, 남편과 쌍둥이 아들은 비참한 죽음을 맞고 딸마저 하늘로 펑하고 사라져 버린다. 기구한 운명 속에서도 산타 소피아는 부엔디아 집안의 온갖 궂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다가 어느 날 그만하자고 중얼 거린 뒤 짐을 꾸려 떠나 버린다. 부엔디아 가문 일족 중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인 인물이면서 역시 유일하게 현실로 빠져 나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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