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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전설적인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찬실이가 극찬한 영화라 찾아서 봤다.

보는 내내 정말 영화로 '관조'라는 것을 표현할 수 있구나, 영화도 예술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영화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명작이었다.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는 1940~50년대 발생하고 있는 일본의 가족의 변화상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은 2000년 발생하고 있는 또 다른 일본의 가족 변화상을 그린 영화라 같이 보는 것이 좋겠다.

다행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근래 '어느 가족'을 봤기 때문에, 계속 연결되어 생각이 났다.

70여 전에 영화 중 기억에 남긴 대사와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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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식 깨달은 선승이 전하는 대사랄까? 정말 멋진 할머니의 한 마디...
죽은 둘째 아들의 부인, 즉 둘째 며느리로 나 온 이 분은 일본 원로 배우 중 상대히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하라 세츠코(Setsuko Hara, 1920 ~ 2015년)라는 분으로 '일본인들에게 하라 세츠코는 전통적인 가치와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구현한 여배우. 일본의 전통적 가치관과 아름다움의 화신'으로 언급된다고 한다.

내가 영화나 TV로 본 최고령의 여배우는 아마 '황정순'선생님(1925~2014년), 정애란선생님(1927~ 2005년)이시다.
(참고로 최은희선생(1926~ 2018년), 도금봉선생(1930~2009년) 등)
'하라 세츠코'여사는 이 분들보다 약간 더 나이가 많으신 분이니 정말 오래 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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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으로 자식들을 보러 온 늙은 부부...
자식들이 부담스러울까봐 갈 곳을 정하지 못하는 부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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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어른처럼 경험할 나이가 되지 않았지만....
추정하건대 정말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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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워 본 분들은 다 공감할 수 있는 말....'부모 욕심 만큼 큰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시대가 바뀌면 시대에 뒤쳐진 분들이 생각을 시대에 맞춰서 바꿔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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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피가 끓는 아픔이 느껴지는 한 마디....
당시 일본의 아픈 시대상이 베어 나오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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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가는 부인을 간호하는 노인...
나도 아버지의 임종을 간호하며 지키던 늙은 어머니를 봤기 때문에 이 장면에 더욱 더 애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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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의 임종을 덤덤히 받아 들이는 아버지....
남편의 임종을 덤덤히 받아 들이던 내 어머니가 자꾸 겹쳐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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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자식들은 어느새 자기들의 자식들도 있고 먹고 살아야 하고....다 돌아 가야 합니다.. ㅠㅠ
아버지는 웃고 계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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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1950년대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에 대하여 묻고 싶고,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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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일본 감독에 만들어진 가장 일본스러운 영화와 장면이다.

한 편의 수묵화나 선화를 보는 것 같다.
움직임으로 남아낸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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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시각으로 더 배우기 )
( 영화, 삶을 위로하다 by 김영만 )

이 영화는 패전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맞은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이 겪는 노년층의 소외와 붕괴되어 가는 가족의 문제를 담담하게 보여 준다.

'오즈 아스지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부모와 성장한 자식들을 통해 붕괴되어 가는 일본의 가족 제도를 그리려 했다."고 한다. 실제 그가 평생 동안 영화에서 다룬 주제는 직업과 현대화로 붕괴된 일본식 가족 체계다.

오즈 아스지로 감독의 '다다미 숏'(카메라를 바닥에서 60cm 정도 떨어진 높이에 맞추고, 끊지 않게 길게 촬영하는 '롱 테이크'로 잡아내는 숏)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촬영 기법이다.

'노리코' 역을 맡은 '하라 세츠코'는 일본인들에게 전통적인 가치와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구현한 '영원한 처녀'로 남아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2년 '영국영화협회(BFI)'가 선정한 세계 10대 영화 중 3위에 선정되었고, 같은 해에 세계 영화감독 358인이 뽑은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었다.

미국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에 대해 "우리의 가족, 우리의 본성, 우리의 결함, 사랑과 의미를 향한 우리의 서툰 탐구에 관한 영화라는 평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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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평론 101 by 최인화 외)

나는 어떤 사람도 영화를 오즈 야스지로 감독처럼 그토록 조용하게 만들 수는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결혼과 고독, 좌절과 죽음을 담은 오즈의 단순한 이야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어떤 예술가도 이처럼 단순한 형식으로 장엄함을 나타낼 수 없고, 이같은 부드러움으로 평범한 삶에 대해 관조할 수 없을 것이다.

오즈는 중산층 가족의 삶을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이는 그가 익숙한 이야기에서 새로운 의미를 계속해 찾아내고 극도의 단순성으로 형식을 갈고 닦는다는 것의 의미한다.

오즈에게 있어서 상실, 실패, 실망은 삶의 중심을 의미한다. 그리고 오즈의 주인공들은 고통으로 삶을 배워 나간다.

고독과 환멸은 인생이라는 순환적 패턴에 맞물려 있는 숙명적인 것이어서 받아들이고 극복해야만 할 뿐이다.....불교적 침묵과 세네카의 금욕주의에 가까운 철학을 말한다.

오즈의 스타일이 갖는 아이러니는 단순성, 표현의 절제가 관객으로 하여금 감상에 젖지 않고 멀리 물러나 앉게 한다는 점이다.

<동경 이야기>는 감정을 일으키는 요소를 다 보여 주지 않음으로써 가슴 찡하게 만든다 .

때론 슬픔과 낙담에 술을 마시기도 하겠지만 귀한 것들에 대한 애정, 일출의 황홀함, 이방인들의 따뜻한 관심, 이별한 사람들에 대한 추억들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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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 100 by 안병섭)

오즈 야스지로는 부모와 성장한 자식들을 통해 일본의 가족제도의 붕괴를 그리려 했다.

독특하고 절제된 형식적 미학의 완성이 <도쿄 이야기>에 있다. 즉, 연기자와 카메라의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마치 고요한 강이 흐르듯 노부부의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차분히 그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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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by 한창호)

(신화가 된 스타의 삶, 하라 세쓰코)
종종 스타의 신체적 태도는 그 자체로 한 국가의 문화가 되곤 한다. 이를테면 존 웨인의 물러서지 않는 당당한 태도와 미국 문화의 천연성을 떠올리면 되겠다.

전후 일본 문화에서 하라 세쓰코의 의미는 신화라고 말할 수 있다. 미인이고, 품위 있고, 겸손하고, 희생적인 하라 세쓰코의 이미지는 전후 일본 문화의 사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은 그 이미지에 반했고, 지지했으며, 더 나아가 세상의 관객도 하라 세쓰코의 스타성에서 일본 문화의 품위를 읽었다.

항상 맑게 웃는 얼굴에, 약간 고객을 숙이고 말하며, 할 말을 상대에게 양보하는 듯한 작은 목소리, 그리고 감사의 마음에서 흐느끼는 울음까지, 하라의 모든 태도는 일본인(특히 여성) 모범이 됐다.

오즈 야스지로와의 협업(모두 여섯 작품)으로 '영원한 처녀'라는 별명까지 들으며, 하라는 청순하고 희생적인 여성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힌다.

겸손, 예의, 품위, 희생 같은 하라의 개성은 전혀 훼손되지 않은 하라의 캐리터는 이미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일 터다.

하라는 오즈가 죽은 1963년 갑자기 은퇴했다. 그리고는 그레타 가르보처럼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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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1001 by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

이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움직이는 쇼트가 딱 한 번 등장하는데 그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느린 트래킹 쇼트로 늙은 부부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인간의 행동은 아무리 '중요하지 않은' 것도 관심을 둘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듯한 오즈의 성찰적인 시선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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