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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친 문장 ]
ㅇ 사랑이 질병인 것처럼, 내 이십대는 질병과 같았다.
슬픔도 가장 격력한 슬픔만,
아픔도 가장 치명적인 아픔만 껴안았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아픔은 폭죽처럼
터져버렸고, 이미 사라졌다.
시간이 갈수록 폭죽에 대한 기억도,
귓가를 울리던 굉음도 희미해질 것이다.
내가 한 시절 사랑한 것들도 그로 인해 품었던 슬픔들이
남은 내 삶의 토대를 이룰 것임을 알고 있다.
슬픔을 지나온 힘으로 앞으로 올 새로운 슬픔까지
긍정할 수 있음을, 세상은 슬픔의 힘으로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이제 나는, 겨우, 믿는다.
ㅇ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사람을 일컬어 "한밤중에 펼쳐진 책"이라고 했다는데...
ㅇ 김수영시인의 산문 중에서
- 시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ㅇ 다자이 오사무는 "교양이란, 우선, 수치스러움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 자평 ]
도서관에서 장석주씨의 책을 빌렸는데 그 부인책도 빌리게 되었다.
서평도 괜찮았고
집에 들어 읽었던 뒷표지에 있는 글이 멋있어 빌렸다.
결국 관심이 가는 산문만을 건너 건너 띄엄띄엄 읽고 반납했다.
작가에게 미안하게도 다 읽어 내지 못했다.
(자본주의 시대 시인들이 얼마나 어렵고 살고 있는지 알고 있기에
나는 의무감이라도 시인들의 책은 다 읽어 드리려고 한다...
미안함으로......)
잘 쓴 글이다. 이쁜 글이다.
아기자기하고, 올망졸망한 글이다.
아름다운 글도 읽다 보면 지친다...
아름다움이 심하여 내 눈을 때리는 탓에
눈이 금방 지친다.
다 읽고, 오래 읽고, 다시 읽는 글은
심장을 때리고 몸 전체를 때린다.
사람간에도 궁합이 있듯이
글과 사람간에도 궁합이 있나 보다.
작가와 내가 열려 있는 정도나 열려 있는 맞닿음이 다를 수 있다.
아니면 열려 있지만 다른 방향으로 열려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작가가 나를 향해 열 의무도 없고
나도 작가에게 일부러 열 필요도 없다.
그가 나를 위해 쓴 글이 아니지만
그가 쓴 글을 섭취할
돈과 시간을 내가 선택했기에...,
내게 맞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글도 버려야 한다.
작자의 잘못이 아니고
내가 열려있는 정도와 방향을 모르고
그에 맞지 않는 것을 선택한 나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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