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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일곱 번의 생일)
이제 이 행성에는 3000억이 넘는 인간의 의식이 거주한다. 그들은 다 합쳐도 옛 맨하튼보다 더 작은 데이터 센터 수천 곳에 모여 산다. 외딴 정착지에서 육신을 지니고 살아가기를 고집하는 소수의 완고한 거부자들을 제외하면 지구는 이미 야생 상태로 돌아갔다.
모든 경로가 더 낫지는 않다. 인간의 본성에는 특정한 분쟁을 반드시 일으키는 어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를 와락 끌어안고는, 내 뺨에 자기 뺨을 꼭 마주 댄다. 엄마한테서는 초신성의 잔불 속에서 태어나는 새 별의 빛을 닮은 냄새가 난다. 원시 성운에서 이제 막 태어난 혜성의 냄새 같다.
우리는 흠 있는 존재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이롭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엄마에게 말해 주고 싶다.
(메시지)
제임스는 딸의 말을 가로막았다. "넌 내가 지금까지 풀어 본 수수께끼 중에 최고였어. 사랑한다."
(맥스웰의 악마)
중요한 건 개가 춤을 얼마나 잘 추느냐가 아니야.
다카코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춤추는 개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해.
(환생)
"우리는 저마다 여러 묶음의 기억과 여러 개의 인격, 여러 개의 일관된 사고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망상에 빠졌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지. 카이의 생각에서는 다정한 느낌이 났다.
당신들은 어떤 기억이 진실이고 어떤 기억이 거짓인지 분간하지 못해. 그러면서도 기억이 중요하다는 관념에 집착하고, 기억을 토대 삼아 그 위에 삶을 쌓아 올리다시피 하지.역사라는 연습이 당신네 종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됐어.
하지만 어떤 것이 사실이라고 해서 내가 투쟁을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추모와 기도)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 분탕질(trolling)은 온갖 틈새를 파고들어 기술과 예절 양쪽 모두의 기준을 새롭게 바꾸고 있어요.
인터넷 분탕꾼들은 금기를 깨고 관습에 도전하는 데서 쾌락을 찾기 때문에,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진지한 태도를 조롱하고 남들이 지키자고 그어 놓은 선을 넘나드는 것 말고는 하나로 묶일 만한 관심사가 전혀 없어요. 그자들은 극악하고 추잡한 짓을 재미로 일삼으면서, 이를 통해 기술이 가능케 한 사회적 유대를 더럽히는 동시에 또렷이 드러내죠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유저가 만든 콘텐츠를 감시하는 일과 '상호교류'에 찬물을 끼얹는 일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는 걸 민감하게 의식해요.
공적인 삶은 가식이야.
그 경기장에 발을 들이는 자는 누구나 그로 인해 벌어질 결과에 대비해야 해.
최악은 너희 기자들이야
너흰 돈을 벌고 상을 타려고 사람의 죽음을 팔릴 만한 이야기로 가공하지. 광고를 더 팔려고 생존자를 구슬려서 보도용 드론 앞에 세워 놓고 흐느끼게 하고....
인터넷 분탕꾼들은 제 갑옷을 학습시킨 것과 똑같이 저까지 학습시켰던 거예요.
(비잔티움 엠퍼시움)
"미국은 운 좋게 미국인으로 태어난 사람들에게만 민주주의 국가야.
다른 모든 세계인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큰 폭탄과 미사일을 가진 독재자일 뿐이고."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일이 결정적인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고통이 뒤따른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선택인 것은 아니며, 사람들이 죽었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원칙을 버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세상이 언제나 흑백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속여서 언제나 이성의 힘으로 옳은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게 하는 거야말로 더 거대한 조작이야."
눈음 감자 어렸을 적 캄캄한극장에서 느꼈던 기분이 떠올랐다.
그때 소피아는 다른 세상으로 이동했다.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예술의 본령이었다.
완벽한 영화를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것과 같았다.
[ 자평 ]
이제 서서히 SF소설에서 내 흥미가 떨어져 나가나 보다. 내 삶에서 '상상'이 차지할 공간이 점점 없어지는 것인지....슬프게 읽혔다. 책도, 내 마음도...
켄 리우 작품은 <종이 동물원> 이후에 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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