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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이 소설의 문제의식은 (조금 진부하지만) '기계적 관념성과 물질적 탐욕에 사로잡힌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비인간성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거부이며 이에 대응할 구원적 가치로서 살아 있는 인간적 관계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모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도가 생명력이 펄떡이는 건강한 섹스를 통해 표현된다.
"최고의 주제는 일상이고 최고의 언어는 일상어이며 그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 다른 어떤 형식적 요소보다 중요하다."
- 워즈워스
문학은 질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값싼 교양교육의 도구였던 것이다.
발자크가 대략 10년 동안의 방황 끝에 내놓은 답이 이런 사회의 요구가 반영된 리얼리즘 소설이었다.
낭만주의가 자연발생적인 감정과 직관에 대한 '열정'적인 반응의 결과라면, 사실주의는 실험이나 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을 이성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낭만주의가 주관적이라면 사실주의는 객관적이다.
(감정을 중요시했다는 것은) 집단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경험에 문학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생활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배층끼리의 고전적인 문학을 부정하는 것이다. 말을 걸어야 하는 대상이 일반 민중으로 바뀌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로맨티시즘은 개인의 신념이 자신을 둘러싼 주변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한 열정이다.
<어셔가의 몰락>(1840)을 읽어보라. 한국어 번역판으로 읽어보아도 그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구성은 아름다운 음악이나 수학처럼 느껴질 정도로 치밀하다. 완벽하게 균형 잡힌 구조와 함축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언어 사용으로 영문학사상 불멸의 위치를 차지한다.
<모비 딕>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함께 영문학 3대 비극으로 꼽히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단편소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필경사 바틀리>, 역시 멜빌의 정치적이고 논쟁적인 작품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떤 작품에는 작가의 인생이 오롯이 담겨 있는데, <풀잎>이 바로 그렇다.
서른여섯 살에 처음 출간한 뒤 일흔 셋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되풀이해서 고쳐쓴 시집이다.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필자는 모더니스트들의 작품들은 해설부터 읽기를 권한다. 가장 큰 이유를 들라면, 이들은 '전통적인 이야기 방식'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번역이 해석이라고 보면 작가가 해석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 그 역시 껍데기일 뿐이다. 작가의 작품은 없다. 독자의 해석이 있을 뿐.
언어를 통하지 않고는 사물의 본성이나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언어로 남은 현사실성이라는 현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우리는 아는 것은 현사실성이 아니라 언어로 남은 현사실성이다.
어떤 텍스트는 유효성이 다했다고 규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텍스트'라 하더라도 (누군가가 위대한 고전이라고 추켜 세운다고 한들) 한 개인 독자의 삶 속에서 유효한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중요한 개념은 언어가 경험을 통한 결과가 아니라 경험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제 '어떤 이야기인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로 해석되는가'가 중요해진다.
[ 자평 ] 다른 분야에 살아 있는 묵직한 경험의 칼을 지닌, 강호의 고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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