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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플로로그)

 

서로 보살피고 친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여기에 필요한 전부다. 그 나머지는 때가 되면 서서히 자신을 드러낸다. 일상과 신성함은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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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함께 간다 : 어바웃 슈미트)

 

나는 누구에게 변화를 준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행여 빛바랜 명제라 할지라도, '나는 세상 어느 누군가에게 어떤 변화라도 일으켜 주었을까?'라는 질문은 그 모든 클리셰를 역전시키는 윤리적 출발을 선사한다.

 

에밀리 디킨슨은 이렇게 노래하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내가 세상에 단 하나의 심장이라도 부서지는 걸 막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게 아니라네. 

내가 세상에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아파하는 걸 덜어 줄 수 있다면,

아니, 단 하나의 아픔이라도 식혀 줄 수 있다면,

아니, 단 한 마리 쓰러진 울새를 보듬어

다시 둥지로 넣어 줄 수 있다면,

난 결코 헛되이 산 게 아니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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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고독의 불꽃, 그 심연의  끝 : 그랑블루)

 

"추락하지 않고 미끄러져 떨어지는 느낌이야. 

가장 힘든 건, 바다 맨 밑에 있을 때야. 

왜냐하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거든.

항상 그걸 찾는 게 너무나 어려워."

 

"역설적이지만, 숨을 멈춘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당신이 그 자체로 숨 쉬지 않는 행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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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함께 있었어 : 포레스트 검프)

 

1994년 7월 개봉 당시 로저 에버트는 리뷰에서 "이 영화는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작품이다. 이것은 희극인가? 아니면 드라마인가? 아니면 꿈인가? " 라는 서술로  <포레스트 검프>가 가진 독특한 위치를 선언하기도 했다.

 

보수적인 핵심을 담은 리버럴한 영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 시기 미국의 현대사를 살아온 포레스트는 '신에 대한 경외, 정직과 성실, 애국심' 같은 보수적 가치를 구체화한 인물이다.

 

포레스트와 제니는 둘 다 과거와 현재, 상처와 영광, 슬픔과 기쁨, 운명과 의지라는 키워드를 온몸으로 통과하는 역사 속의 담론적 공간이자 필터다. 

 

변하지 않는 것은 '오래된 미래'이기도 하고 '장차 올 과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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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영혼을 사랑하는 여성을 찾아 : 컬러 퍼플)

 

2004년,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컬러 퍼플>을 회고하며 쓴 리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 어떤 영화의 위대함은 완벽함이나 논리가 아닌, 그 영화의 '심장(Heart)'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해시켜 준 작품이었다.".

 

사실상 흑인 여성은 사회적으로 가부장제와 차별적 법률에 의해, 인종적으로는 백인에게, 성적으로는 흑인 남성에게 억압당하는 삼중고를 겪어 왔다.

 

"모든 것은 사랑받고 싶어 하지. 우리가 노래하고 춤추고 불평하는 것도 다 사랑받으려고 그러는 거야.

저 나무들을 봐. 걸을 수 없다 뿐이지 사랑받으려고 애쓰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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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이나요? : 시티 라이트)

 

20세기 말의 비평가 로저 애버트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중에서 오직 한 편만 보존할 수 있다면 <시티 라이트>라고 단언 했으며, 개리 기드슨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사상, 아니 서구 문명사상 불멸의 명작으로 개봉 이후 끊임없이 모방되고 있다는 점에서 알파요, 그 어느 것도 원작을 능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메가"라고 평가했다.

 

비평가 제임스 버라디넬리의 지적처럼 "채플린이 무성 영화에 대한 고집을 피우지 않고  발 빠르게 유성 영화로 넘어갔었다면 이 명작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줄리언 반스의 단편 <침묵>에 나오는 이 구절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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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 햄릿)

 

예술가는 예술적 노력을 통해 삶의 어느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고, 그래서 (영화와 같은) 대중의 미디어는 사회적 관습과 신념체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20세기 버나드 쇼의 한 마디가 온 세상 셰익스피어들의 탄식처럼 들려 온다.

" 그대의 얼굴을 보려거든 거울을 들고,

그대의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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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하지, 그 황량한 슬픔의 눈빛을 : 닥터 지바고)

 

<닥터 지바고>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라라와 함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얼어붙은 바리키노의 저택에 와서 밤새 시를 쓰는 지바고의 모습!

 

러시아어로 '살아 있음'을 뜻하는 '지바고'의 의미를 가장 절묘하게 드러낸다.

통해 시와 문학이 곧 인간이 영원히 살아 있는 길이라는 진리를 증명한 것이다.

 

영원이 없는 세상에서, 불멸을 허용하지 않는 인간의 조건에서 시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살아 있음'을 믿고 수없이 다양한 '지바고'를 창조해 낸다. 그들 존재의 집이 바로 '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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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바치는 내 마지막 공물 : 아마데우스)

 

<마지막 황제>(1987)의 마지막, 푸이가 어릴 적 숨겨 놓은 귀뚜라미 상자를 들고나오는 그 장면이 목에 가시처럼 걸려 오래도록 다시 볼 수가 없었다.

<아마데우스>는 어쩌면 유한한 인간이 이 세상에서 불멸을 꿈꾸며 신성을 구하는 부질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오만하고 음탕하고, 지저분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녀석을 선택하고서, 나에겐 그의 재능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만을 주시다니, 그건 부당해. 편파적이고 매정한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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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사랑, 그 적막한 달팽이 걸음 : 간디)

 

뼈아픈 현재가 오히려 공동체의 본질과 이상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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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봄비가 내리거든 : 벤허)

 

전차 경기장이 복수, 죽음, 종결, 침묵을 상징한다면 나환자 계곡은 사랑, 생명, 부활, 기억을 상징한다.

 

고흐의 작품 <아몬드 꽃>...

고흐는 갓 태어난 조카를 위해 이 그림을 그렸으며,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그림을 그린 1890년에 고흐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엘리엇의 황무지에도, 초서의 순례길에도 어김없이 찾아올 4월의 봄비, 그 부활의 봄비는 십자가에 새긴 고통이 곧 나를 둘러싼 "세상이 겪는 고통과 슬픔을 보는 창"이 되어야 함을 나지막이 가르쳐 준다. 벤허의 긴 여정은 바로 이 신의 섭리와 영적 진리를 얻는 인간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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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인연의 향기는 계절을 잊지 않는다 : 추억, the way we w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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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마음을 찌르는 빛을 만나거든 : 애니 홀)

 

2010년 10월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영화사상 최고의 코메디 영화를 논하는 지면에서 <애니 홀>의 미덕을 각인시킨다. "본래 이 영화 제목이 심리적으로 즐거움이나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상태를 뜻하는 '쾌락불감증(Anhedonia)'이었다는 사실 자체도 하나의 전설이다.결국 이 영화는 모든 이에게 커다른 즐거움과 행복을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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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가 서 있는 곳 : 카사블랑크)

 

2016년 <텔레그래프>의 셰일리 존스컨은 이렇게 말했다. "남녀 주인공이 모자를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이후로, 로맨스 영화는 결코 예전과 같은 멋을 선사하지 못했다."

릭에게 일자는 마르스와 비너스를 동시에 품은 존재였으며, 결국 그들은 철저히 욕망과 약속을 가로지르는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영화와 문학은 우리의 에고가 어디쯤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처량하게 울고 있는지 고자질하는 이정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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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비치건, 비가 내리건!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이 영화를 끝까지 놓지 못하는 것은, 그 이야기 속에서 지나간 시절의 내 모습이 지나가고, 내 기쁨과 슬픔이 스쳐 가고, 내 젊은 날의 사랑스러운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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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 꿈의 구장)

 

윌밍턴은 '성찬식'이라는 종교적 맥락을 건드리며 이 영화가 야구를 성체로 바치면서 과거와 현재 세대의 화해와 통합을 이루려 한다고 언급했다.

 

결국 인간은 시간이 만들어 준 기억과 추억으로만 유한한 굴레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움은 시간을 이기고, 시간은 또 그리움을 만들고, 그렇게 우리는 고요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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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에도 풀잎은 짙어지고 :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어둠 속에서도 1939년의 영화는 여전히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 안에서 선한 의도를 가진 작은 영웅의 승리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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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비추는 스크린, 그 공동체의 언어 : 금발이 너무해)

 

매력은 이해하면 매우 도움이 되는 주제다. 매력을 이해하고 나면 욕망 놓아 버림이 대단히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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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땅이 전하는 말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98년 로저 에버트는 영화 개봉 60주년 기념 리뷰에서 이렇게 밝힌다.

"스칼렛 오하라는 1860년 당시 미국 남부의 상징이 아니라 영화가 제작되고 개봉한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경제적 현실과 재즈 시대 자유로운 현대 여성의 표상이다.

또한 남부가 무너진 후에도 홀로 경제적 운명을 개척하던 스칼렛은 당시 2차 대전으로 향하던 그 시대가 절실히 필요로 했던 상징이기도 하다."

애슬리는 과거를, 스칼렛은 새로운 세상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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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된다 : 크리스마스 캐럴)

 

1843년 겨울에 단 6주 만에 완성된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해 12월 9일에 출간되었다. 당시 크리스마스이브 까지 일주일간 무려 6,000부가 판매되었으며, 그 이후 단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다.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슬픔과 하나의 고독과 함께 깊어져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 

- 김병종 <화첩기행> -

 

[ 자평  ] (의식측정 지수를 믿지는 않지만) 이 책의 지수는 400은 넘을 것이다. 내면의 의식과 문장을 모두 건드려 본 사람에게만 나올 수 있는 문장의 힘....깔끔하고, 따뜻하다. 

 

데이비드 호킨스 (David R. Hawkins)의 <진실 vs 거짓>이라는 책 중 5부 부록에 부록 D 영화가 있다.

수십편의 영화에 대한 <의식 측정> 지수가 있고 그 중 19편에 대한 영화 얘기가 이 책이다.

또한 블로거에 책 내용 전체가 다 공개가 되어 있다.

[나의 호킨스식 영화 읽기] #연재를 시작하며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나의 호킨스식 영화 읽기] #연재를 시작하며

[BY 판미동 I 민음인] <나의 호킨스식 영화 읽기> 연재를 시작하며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진실 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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