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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1)
자, 동지들. 우리들의 삶의 본질은 무엇이겠소? 우리 그것을 직시합시다. 우리의 삶은 비참하고, 고되고, 짧소.
나는 압니다. 내 발밑의 이 짚더미를 보는 것만큼이나 확실하게. 조만간 정의는 실현된다는 것을. 여러분의 눈을 그것에 고정해두십시오.
조만간 그날이 오리니....
황금빛 미래에 대한 즐거운 소식에 귀 기울여라.
---> 좋은 목적이든, 나쁜 목적이든 모든 조직의 장들이 하는 일을 이것이다...
---> 과거와 현실은 비참하다. 이대로는 미래도 그럴것이다. 나는 그 이유와 그것을 돌파할 방법을 안다. 나를 믿고 따르라. 내가 약속한 행복한 미래는 온다. 그러면 당신은 나를 믿고 따른 것에 보상이 있을 것이다.
(3)
우리 돼지들은 두뇌 노동자들입니다. 이 농장의 전체 운영과 조직이 우리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유를 마시고 사과를 먹는 것은 여러분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6)
다만 나이 든 벤저민만은 풍차에 대해 열광하지 않았고, 평소처럼, 당나귀들은 오래 산다는 비밀스러운 말 외에는 아무 말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
(7)
"만약 나폴레옹 동지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건 틀림없는 거야."
"그게 바른 정신이요, 동지!."
---> 이것이 소설에만, 1940~50년대만 있었을까?
---> 2021년 4월. 모든 노동자/직장인들에게 그렇게 쏟아지는 대통령/시장/구청장/공장장/사장/CEO 지시사항을 보라...
모든 성공적 성취에 대한 신뢰와 뜻하지 않은 행운은 전부 나폴레옹이 가져다준 것으로 일반화되었다.
---> 이것이 소설에만, 1940~50년대만 있었을까?
---> 모든 성공적 결과가 이들이 없으면 없었겠지만, 본인들이 자랑하는 그 정도로 그들 몫이 클까?
(8)
며칠 후 뮤리얼이 7계명을 혼자 읽는 동안, 여전히 거기엔 동물들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거기엔 그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지나치게'라는 말이 들어 있었다. 실제 계명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어떤 동물도 지나치게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9)
견뎌야 할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들은 오늘날의 삶이 이전에 누렸던 것보다는 휠씬 더 존엄하다는 사실로 부분적으로 상쇄되었다. 더 많은 노래가 있었고, 더 많은 연설, 더 많은 행진이 있었다.
(10)
아무튼 동물들 자체는 전혀 부유해지지 않았음에도 농장은 마치 부자가 된 것처럼 여겨졌다.
그들은 기억할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현재 삶을 비교해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굶주림, 고난, 그리고 실망이라는 존재, 삶의 변함없는 법칙이다, 라고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은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같은 날은 오고 있었다. 바로는 아닐지라도, 어는 동물에게는 지금 살고 있는 인생 내에는 아닐지라도, 그렇지만 여전히 그날은 오고 있었다.
거기에는 이제 하나의 계명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적혀 있었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렇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동물농장'이라는 이름음 폐기되었다. 오늘 이후로 농장은 '장원농장'으로 알려질 것이며 그것이 정확한 원래 이름이라고 자신은 믿었다.
바깥의 조물들은 돼지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서 사람으로 시선을 옮겨가며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이미 어느 것이 어느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1943.11 ~ 1944.2)
(역자노트)
직역이란 '작가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의 문장'을 의미한다.....번역이라고 해서 역자의 이해도에 따라 임의로 해석해, 문장을 바꾸어서는 절대로 바른 번역이 될 수 없습니다.
1
'the manor farm'.. 중세 시대 노비를 거느리고 운용하던 귀족이나 사원에 딸린 넓은 토지를 말합니다....저것을 '매너 농장'이라고 할 요량이라면 'Animal Farm'도 '동물농장'이 아닌 '애니멀 농장'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 100% 수긍이 가고 나도 '매너 농장'이 아니라 '장원 농장'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 다른 번역본에도 '장원농장'으로 한 소수의 번역본이 있다. (최희섭번역본, 이수정번역본, 우진하번역본,김옥수번역본, 김희진번역본)
2
'Major'..흰색 중형 수퇘지인 늙은 소령이...
---> 이정서씨가 번역한대로 나도 소령이라고 번역해야 맞는다고 본다.
---> 이것은 앞에 'the manor farm'을 '장원농장'으로 번역한 많은 책들도 그냥 '메이저 영감'으로 번역했다.
9
읽기엔 유려한 문장이지만, 원래는 있지도 않은 다양한 의미들을 끌어와 문장을 늘리고 있다고 밖에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11
캐릭터의 창조는 미세한 뉘앙스 차이로 갈리는 것입니다.
14
너무 유려하게 교열되면서, 작가가 밤새 공들여 썼을 문장이 제맛을 잃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18
스노볼은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가 '트로츠키'를 모델 삼았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라도 압니다.
그의 눈에 트로츠키는 제대로 된(?) '사회주의 혁명가'였고, 그가 이루려던 꿈은 대단히 합리적이었음에도, 스탈린(나폴레옹)의 모함을 받고 축출되어 암살당했다는 것입니다.
20
'pampering', '어리광'이 될 수도 있었고 '응석'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택한 것이 '투정'입니다. 자본가들이 노동계급이 요구하며 벌이는 여러 행위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뉘앙스의 한 단어여야 했고, 작가는 그것을 어떤 단어, 어떤 의미로 쓴 것일까 고민했던 것입니다.
(나는 왜 쓰는가)
4, 정치적 목적
세계를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실현시키려 노력하는 사회의 종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바꾸고자 하는 욕망.
1936년 이후 내가 썼던 진지한 작품들의 모든 행이,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내가 이해하는 한에서의 민주적 사회주의를 '위해서' 쓰여졌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가장 원했던 것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었다.
<동물농장>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완전히 의식하면서,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시키려 애썼던 첫 번째 책이다.
나는 내가 정치적 목적이 부족했던 곳에서는 언제나 생명력이 없는 책을 쓰면서 속아서 미사어구로 된 구절과, 의미 없는 문장, 장식용 형용사를 썼고 협잡꾼처럼 굴었다는 것을 알았다.
(역자 해설)
아무리 공부해도 번역가들보다 원서를 제대로 읽어낼 실력을 갖추기는 힘들다.
작가 자신은 이 <동물농장>을 하나의 소설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쓴 하나의 산문쯤으로 여겼던 셈이다.
[ 자평 ] 반드시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숙제처럼 마음에 있던 조지 조웰의 <1984>와 <동물농장> 다시 읽기를 끝냈다.
(고)이승복씨의 반공 정신과 똘이장군을 TV에서 보고 자란 나는 어린 시절 <동물농장>이 반공 동화책이라고 알고 축약본을 읽었다.
이 책이 반공은 커녕, 동화책이 아니라, 20세기 아니 영어로 쓰여진 위대한 문학작품이라는 것은 그 이후 알게 되었다.
2020년 말쯤 이정서씨가 번역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기다렸다 구매했다.
평소 이정서씨가 주장하는 <작가가 쓴 서술구조 그대로 번역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 매우 동의하기 때문에 좋은 번역으로 나올거라 생각했다. 번역자의 소신은 당연한 말이라고 본다. 왜 서술구조 그대로 옮겨야 하는가? 작가가 그렇게 썼으니까....
내 전문 분야도 아니고 번역 품질은 다른 번역본과 비교해서 본 것도 아니라 평가할 수 없다
다만 역자가 말해주는 21개의 오역사례는 동의가 된다. 특히 9번, 17번, 18번 사례를 읽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원서를 읽을 실력이 안 되는 나는 번역을 해 준 번역자에게 고마움을 전제로 읽는데 어떤 번역자에게는 대단히 고마워 해야 겠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물농장의 문장처럼...'모든 번역자는 고맙다. 하지만 어떤 번역자는 더욱 고맙다."라는 것을 알았다.
25년 넘게 조직생활을 하고 있다.
아마 모든 조직 생활을 해 본 사람은 <동물농장>이 소설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소름이 돋을 것이다.
이 세상 자체가 동물농장인지, 아니면 각자 소속된 조직이 동물농장인지 모른다.
조지 오웰은 어떤 것이 좋은 사회이고, 좋은 조직이고, 좋은 인간인지 말해주거나 보여주지는 않는 것 같다.
아니면 그걸 말하고 보여주는 것 자체도 전체주의로 보아 그러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웰은 사회가 ,조직이, 인간이 어떤 모습이고 어떤 모습으로 되어 가는지는 살벌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조지 오웰을 읽으면서 나는 늘 에릭 홉스본(Eric Hobsbawm)의 한마디가 마음에 떠 오른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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