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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침묵과 말의 궁극적이며 유일한 결합."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에는 정신의 맛 같은 것이 배어 있다.

 

침묵을 다시 데려오는 것, 그것이 사물들의 역할이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우울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어떤 우울한 이들은 돌을 던지지만 또 다른 이들은 책을 쓴다. 글을 쓰는 것이 후자에게는 광기의 시작이지만 전자에게는 그것의 끝이다.

 

정신적으로 그보다 더 어둡고 가난할 수는 없을 한 해를 보내고 마침내 그 기념비 같은 3월의 밤이 왔다. 방파제 끝에서 돌풍과 함께 일순간 모든 것이 내게 환하게 밝혀진 일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하리라. 드디어 나는 본 것이다......마침내 나 자신이 악착같이 눌러 막으려 했던 어둠이야말로 실은 나의 최선임이 내게 선명하게 드러났다....마지막 숨이 멎을 때까지 결코 파기할 수 없을, 폭풍과 밤과 깨달음의 광명의 결합도....

 

받아들인다(consentir). 자신의 취약함을, 어리석음을, 한계를 받아들이자. 찰나의 계시. 언제 왔었던가 싶게 지나가는 빛.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길디긴 어둠에의 숙명.

 

브레히트는 1953년에 베케트를 읽고 나서 곧 그 작품을 각색하려는 시도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에스트라공은 "프롤레타리아"로, 블라디미르는 "지식인"으로, 러키는 "당나귀 아니면 경찰관"으로, 포조는 신분상 지주인 "폰 포즈"로 바뀌었고....

 

모자는 사유가 비틀거리며 길을 잃는 순간 사유의 기호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불확실하지만 집요하게 더듬은 사유. 중절모는 그것의 뻣뻣하고도 흔들거리는 반-형태를 드러내리라. 

 

<르 프로그레 Le Progres>지의 평. "이 연극에는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이 극이 러키의 말처럼 '생각'하도록 부추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데이비드 워릴로우는 임종에 앞서 1981년에 그가 <독백극>을 연기하던 무렵, 그것을 보기 위해 극장에 들렀던 자기 어머니의 일화를 들러주었다...."엄마, 그 때 그 연극을 보면서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얘기 좀 해봐요."....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 그 극을 보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단다. 이런, 내가 저런 사람을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한없이 오랫동안 젖을 먹였구나."......우리의 발성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다. 우리의 표현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다. 우리 목소리의 음색도, 우리의 하는 말의 진지함도, 모든 것이 완벽하고, 오랜 숙고의 결과이며, 끈기 있게 탐구한 작업의 열매로구나. 그러나 우리의 어머니가 우리를 바라보면 어찌 되는가. 그럴 때 우리는 그녀에게 치유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딱 달라붙은 하나의 입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어떤 목소리도 젖을 빠는 것으로서의 제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 자평 ] 한 위대한 작가에 대해, 위대하게 서술된 생각 깊은 얇은 책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은 후 너무 너무 나도 궁금해진 작가인 '사뮈엘 베케트'를 알고자 읽은 책.....

 

코로나가 끝나고 상영을 한다면 연극으로 꼭 보고 싶은....

 

영화도 있는 듯 한데... 넷플릭스님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구할 수는 없는 듯...(고도를 기다리며 | 다음영화 (daum.net))

 

책에는 베케티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온다. 

특히 책 마지막 부분이기도 하고 베케트의 목소리에 대한 글이 많이 나온다. 궁금했다. 

"나지막하고 굉장히 침착하면서 사람을 안심시키는 목소리였지요. 그리고 느리고요."

"살짝 베일로 가려진 듯 희미한 목소리요. 왜 깊은 데서 나는 것 같은 소리 있잖습니까."

"약간 헐떡거리는 듯한 목소리였는데. 말하자면 현관용 매트의 까칠까칠한 쪽 같은 음성이랄까요."

"그걸 잊을 리야 있겠습니까만 그렇다고 딱 꼬집어 묘사하기란 쉽지 않군요."

"낭랑하면서도 늘어지는 듯 느린 말투를 썼지요. 음색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먹먹한 목소리. 잘 안 들렸어요. 목소리보다는 다른 것이 더 주의를 끌었는데, 아마 그의 시선이었지 않았을까 싶네요."

"일단 말을 시작하면 상대방을 신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듣는 사람을 신뢰하니 상대방도 베케트에게 믿음을 느끼게 되곤 했지요."

"그의 목소리가 낮았냐고요? 아니요, 낮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전 잊어버렸어요. 심지어 그의 얼굴마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유투브에는 그의 영상이 몇 개 있다.

youtu.be/2AMWFsrcW-w

youtu.be/u0xwE5QNPd0

 

이걸 것이다.

저자를 이해할 만큼의 내공이 깊은 역자 <나탈라 레제>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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