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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 ]

 

우리는 자유롭지만, 동시에 고립되었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다층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복잡한 데다 사회, 정치, 경제 논리 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정신적으로도 서로 얽혀 있다든 것.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정체성과 문화를 초월하는 것이다.

전염의 급속한 확산은 우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범세계화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바이러스 확산은 의학적 위급 상황이기에 앞서 수학적 비상사태이다. 

사실 수학은 숫자의 학문이 아니라 관계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수학은 서로 다른 실체 사이의 연결과 교환을 기술한다. 그 실체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에 상관없이 문자, 함수, 벡터, 점과 곡면으로 추상화한다. 그러니 전염은 우리 연결 관계의 전염이다.

 

사실 자연 그 자체가 선형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자연은 급격하거나 휠씬 더 유연한 성장, 지수와 로그를 좋아한다. 자연은 본래 비선형적이다.

--> 대충 선으로 표시하면 이런 느낌과 차이..

역학자들은 전염병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을 알고 있다. 그것은 감염 가능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확산이 쉽게 진행되지 못하게 감염 가능자의 인구 밀도를 충분히 낮춰야 한다.

구슬과 구슬이 서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충돌을 피하면 연쇄 반응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집단에서 우리 행동이 모여 만들어내는 누적 효과는 행동 하나가 만들어내는 효과의 합과 다르다.

우리는 다수이고, 우리 각자의 행위는 각각 지각되기 어려우며, 막연한 전체 결과로 이어진다.

전염의 시대에 연대감 부재는 무엇보다도 상상력의 결여에서 온다.

 

우리에게는 혼돈을 다스릴 수 있는 정교하고 효율적인 기술이 있다.

방정식, 정확히 말해 혼돈 체계가 장차 어떻게 진전되는지 살피기 위한 서로 연결된 방정식 묶음이 있다. 

 

미생물들은 새로운 터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 인간보다 더 나은 번식지가 어디 있을까? 

우리는 수효가 많은 데다 더욱 더 증가할 것이고, 사방팔방 움직이며 수많은 관계를 맺는, 미생물 입장에서는 최적의 숙주가 아닌가? 

 

시몬 베유(Sione Weil)는 "과학의 신성함은 진실에 있다."고 썼다.

하지만 똑같은 자료와 모델을 공유해서 나온 결론이 서로 다르다면 대체 무엇이 진실일까? 

전염의 시대에 과학은 우리를 실망시킨다. 우리는 확실한 답을 듣고 싶었고, 견해에 귀를 기울였다.

 

일치가 없는 곳에, 벽돌 틈새에서처럼 잡초가 자란다. 

과학의 잡초는 추측, 조작, 허위 사실이다. 과학적 추정의 합의가 없는 곳엔 반쪽짜리 진실과 거짓만이 피어난다....

과학은 '오컴의 면도날'을 잣대로 삼는다. 다시 말해, 항상 지름길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가장 단순한 가정, 즉 논리의 비약이 없는 해결책이 가장 정확한 해결책이다. 

비밀 실험실 가설이 더 흥미진진하다는 건 알지만 범죄 영화 소재에 쓰이도록 그냥 두자.

(포도피어슨병균은 외국 다국적기업들이 이탈리아의 올리브오일 산업을 무너뜨리기 위해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것이라는 가짜 뉴스)

 

생각하는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고통은 우리로 하여금 가려져 있던 진실과 대면하게 하고, 

인생의 우선순위를 직시하게 하고, 현재의 부피를 다시 부여한다.

그러나 건강이 회복되고 고통이 사라지면 깨달음도 증발한다....

 

지금 우리는 한창 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치르고 있다.

대유행은 엑스선으로 우리 문명을 비추고,

하나둘 진실을 드러낸다.

바로 마음 깊이 새기지 않는다면,

전염의 시대가 끝남과 동시에 사라져버릴 진실들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각자가, 그리고 함께 성찰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생각하는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자평 ]

 

이탈리아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소설가 '파올로 조르다노'의 단상들...

형태로 보아 잡지나 신문 등에 기고한 것을 모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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