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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프랑스의 사회학자 모리스 알박스(Maurice Halbwachs)는 '기억은 사회적인 것이다'라고 했다....
나는 우리 사회의 집단적 기억을 저장하는 창고 중 하나가 노래라고 생각한다.
근대 가요의 시조라 할 만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은 1935년 제 1회 '향토 노래 현상 모집'에서 1등을 한 가사에 일본에서 클래식 음악 작곡을 공부한 손목인이 곡을 붙인 것이다.
미국의 레이프 개럿(Leif Garrett)가 있었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그가 서울에서 공연을 했다.
---> 글에 쓰인 경험으로 보아 나보다 약간은 형세대인 것 같았다.
---> 레이프 개럿의 방한공연은 1980년이다. 중학교 3학년은 16세이니 저자는 약 1967~1968년 정도 되시지않을까 싶다.
(잊을 수는 없을 거야) 패티김의 <이별>
특히 <인생의 작은 배>는 '구름은 바람 없이 못 가네 천 년을 산다 하여도. 인생은 사랑 없이 못 가네 하루를 산다 하여도' 라는 가사가 아름답다.https://youtu.be/nG_kbUvsq2Y?si=8h5dARFOsuod5MCL
1973년 미8군 클럽인 엠버시 클럽에서 패티김 특별쇼를 한 실황도 유튜브에 있는데 그 실행 초반부에 로버트 플랙(Robert Flack)의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가 있다. 아무리 들어도 로버타 플랙보다 더 잘 부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https://youtu.be/SjC6Hpw7xeY?si=Zqh59sll3fBLzSwX
멕시코 노래로 스페인어 가사가 붙은 <Adoro>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를 비롯해 여러 사람의 녹음을 들어봤든데 임병수와 패티김이 최고이다.
https://youtu.be/kbMzUUo-eaI?si=MuXFK9aI5DdY9dRN
https://youtu.be/wSq6bkDNvAk?si=g_YiHl1OT43YY13R
(언덕 밑 정돌길에 눈 덮힌 교회당)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이영훈이 작가, 작곡한 <소녀>와 <광화문 연가>는 이영훈이 고등학교 때 쓴 곡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이영훈의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는 또한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사랑이란 작은 배 하나) 심수봉의 <비나리>
심수봉의 노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1996년 나온 <비나리>이다...
이 노래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노랫말이 2절 끝부분에 나온다.
'사랑이란 작은 배 하나, 이미 바다로 띄워졌네.'
https://youtu.be/pMIGErDuT3Q?si=opTXSIMebP0708qK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나는 <서른 즈음>을.....세 명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물론 오리지널 김광석의 노래다.
두 번째는 이은미가 부른 것이다.
https://youtu.be/5SRY_5a4yeg?si=GjtKvAKgw_UTU_Ck
세 번째는 임영웅의 노래이다. <신청곡을 불러 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에서 임영웅이 부르는 것을 봤다...
내가 임영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노래에 과시욕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가장 감동적인 노래는 가사를 말하듯 들려주는 노래라고 믿는다. 임영웅의 노래가 그렇다. 그의 노래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자신의 목소리를 과시하려 억지로 한 음을 과장하는 일이 없다.
https://youtu.be/3v85t31jT_o?si=e4re01ys6VzHLQRd
(또 다시 누군가를 만나서)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이은미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다. 영화 <흑수선>의 주제가 <내가 있을 거야>는 수도 없이 들었는데 지금도 들을 때마다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그녀가 부르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는 의외로 실망스럽다. 때로 그녀는 노래를 표현하기보다는 '나는 이런 음악인이다'라고 표현할 때가 있다. 그녀가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를 부를 때 그런 느낌을 받았고,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에서도 그런 냄새가 물씬 났다. 말하는 억양을 최대한 살려 가사의 의미 전달을 최우선으로 하는 양희은의 창법과 낄 때 끼고 빠질 때 확실히 뒤로 물러나는 이병우의 기타 반주에 내 귀가 익숙해진 탓인가 보다. 나를 잊고 오로지 노래와 가사만을 위한 연주를 할 때 가장 큰 감동이 밀려온다.
https://youtu.be/A5Tn_4DKzfw?si=D3q_5ndRSEuKlh6K
https://youtu.be/QSDCoHlWaVI?si=PSG9kDqhZZJ4Btt2
<일곱 송이 수선화>....
중고등학교 시절 듣던 여러 팝송 프로그램 진행자들 중에서 양희은만큼 영어 발음이 좋은 사람이 없었다.
<일곱 송이 수선화>에서도 양희은이 중간에 영어로 잠깐 노래를 하는데 역시 발음이 정확하다.
https://youtu.be/45zwC4Qs7RE?si=5lY36GLaiLoii2ae
양희은은 노래에는 아름다운 인간의 목소리와 아름다운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가 있다.
거기에 양희은은 해맑은 목소리속에는 힘겨웠지만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삶이 배어 있다.
행복과 위안은 가장 인간적인 것인가 보다.
(떠날 임이 불려 준 노래) 윤시내의 <열애>
<열애>의 작가사는 배경모다. 배경모는 부산MBC의 스타DJ였다.
37세에 아내와 아이를 남기고 세상을 떴다. 그가 죽기 전 아내에게 남긴 한 편의 시는 곧바로 노래가 되어 대중에게 알려졌다. 그게 바로 <열애>이다....
이 노래는 육신의 불이 꺼져 가는 한 사람의 힘겨운 유언과 꺼져 가는 육신과 달리 끝없이 타오르는 그의 열정적인 사랑이 한 곡에 함께 녹아 있다.
https://youtu.be/k4CB-gESQgE?si=5gwXepZ9fdsGD_4F
윤시내는 실은 대중적인 듯하면서도 한발 앞서 나가는 노래를 불렀다.
<고목>이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 어떤 사람들은 팝의 한 장르인 소울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민요풍의 트로트라고도 했지만, 그녀의 창법에는 록적인 요소가 많다. 그녀는 어느 한 장르로 정의하기 힘들다....
윤시내는 상업성과 실험성을 절묘히 조합해 성공을 거둔 가수 중 하나라 하겠다.
https://youtu.be/5gzh-dl1TAg?si=E74xYBaAgqZ3q2Ad
(물거품처럼 깨져 버린 사랑) 조덕배의 <꿈에>
국내 가요계에서 샹송 스타일의 노래를 불러 한 시대를 풍미한 이미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노란 버스를 타고 간 여인>에서 이미배의 분위기가 풍겨 나온다고 할 것이다.
https://youtu.be/UjE5xs08Tk4?si=qQnA7WU22HKcKuJk
특히 <꿈에>는 조덕배 말고 아무도 '이거다' 싶게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조덕배의 버전이 환상적이고 애절하다면 영탁의 <꿈에>는 관능적이었다.
https://youtu.be/92nsZ2TDwIk?si=NOGCLL7NNPUI4Lgf
https://youtu.be/B4umkf-W8Qo?si=C1iOkMl45rqnSF8G
(저녁교회 종소리 노을에 퍼지고) 윤종신의 <이층집 소녀>
그의 곡들이 단어의 고저장단을 잘 표현하도록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사 하나하나가 또렷이 들린다. 노래가 말하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니 애절한 가사가 귀에 콕콕 박힌다.
둘째 그의 창법은 담백하다.....
듣는 사람은 가수의 감정에 질려 가사를 듣고 느낄 여유도 없이 시끄러운 고음에 탄성을 지를 뿐이다.
과유불급이다. 윤종신의 노래에는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과장된 감정이 없다....
듣는 이가 가수의 감정에 압도되기 보다는 조곤조곤한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윤종신의 노래는 악쓰는 노래보다 더 슬프고 더 흥겹다.
https://youtu.be/BSrjjK-1ejA?si=mv1wmdefWxR97Zhh
(돌아서면 가로막는 낮은 목소리) 정훈희의 <안개>
둘은 같은 노래를 부르지만 한번도 같은 멜로디를 노래하지 않는다.
송창식은 화음을 넣거나 때로 정훈희는 <안개>를 부르는데 송창식은 '나나나나'만 반복한다.
같은 노래 안에서 한 번도 같은 멜로디를 부르지 못하는 사랑 그것이 송서래와 장하준의 사랑이다.
https://youtu.be/adOfY28Av-E?si=hi_Xrku33EFo_a6O
정훈희는 <안개>를 몇 차례 녹음했다. 물론 17세 소녀의 카랑카랑 하면서 해맑고 그러면서 콧소리가 섞여 나오는 1967년 오리지널 녹음은 가요사에 남을 명연이다.
https://youtu.be/fFnCV-3JNFA?si=iiXwBsxi34-lpwuh
(등이 휠 것같은 삶의 무게여)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이 노래가 이렇게 성공한 데는 임희숙의 목소리와 감성이 큰 공을 세웠다.
거기에 진심이 느껴지는 시어와 이를 잘 이끌어 내는 멜로디도 공을 세웠다.
https://youtu.be/GGVfxo2_1mY?si=cpDads286xDiCK6Q
자신이 결코 흥분하지 않지만 우리의 영혼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감정을 휘저어 끌어올리는 임희숙의 힘을 능가하기 쉽지 않다. 내가 들어본 중에 장윤정의 해석이 내 마음에 가장 와닿았다. 단지 그녀의 콧소리 때문에 깊은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임희숙의 노래는 멜로디가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 있어 감정이 꺼지지 않고 완만한 곡선으로 올라가 터지는 반면, 이은하의 노래는 너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어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이은미의 버전은 자기 감정에 자기가 도취되어 부르는 것 같아 별로였다....
이은미의 노래에 없던 것이 임희숙의 노래 속에 있다. 과장 없이 솔직한 감정이입이다......
임희숙은 일부러 박자를 길게 끌지도 않고 딱 악보에 쓰여진 만큼만 부른다.
[ 자평 ] 시대의 기억을 공유한다는 좋은 공감의 사례..
(누구나 기억 속에 넣어둔 노래가 있다)는 부제에 손이 끌렸다.
공유하는 기억이 있다는 것은 나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경영학 분야나 자기계발분야, 기술/과학분야의 책(기사)을 읽을 경우 내가 아는 사실에 대한 언급(공유된 기억)이 많다면 나는 그 책(기사) 읽기를 그만 둔다. 내가 굳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또 한 번의 기억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책과 같이 음악, 미술, 영화 등 분야에 있어 공유된 기억이 있는 분야의 책은 읽기를 계속한다.
이 책처럼 음악에 대한 기술적 부분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인 부분의 기술이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큰 누나 또래의 분이라 세대 차이가 좀 있어, 가끔 나오는 모르는 노래는 유트브로 찾아 들으면서 읽었다.
미국에서 법을 전공하고 변호사를 하신 분이 이렇게 가요/클래식에 대해서 해박하신 것을 보고, 취미로 이 정도면 전문가 수준이지 않을까 싶다.
이 분이신 듯 하다.
"여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피아노를 배운 형과 첼로를 배운 동생과 함께 두 차례 ‘삼형제 트리오의 밤’을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클래식 음악이 우월하다고 믿는 풍토가 적지 않은데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어떤 종류의 음악이든 그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거나 마음이 정화됐다는 느낌을 받으면 그 음악은 그 사람에게 훌륭한 음악인 것입니다.”
“데이비드 쿡이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빌리 진’을 블루스로 바꿔 부르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송창식이 통기타 반주에 맞춰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을 부르는 것을 들었을 때, 윤복희가 흑인영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창으로 부르는 것을 들었을 때, 음악은 내 심장 깊은 곳으로 찾아듭니다.”
변호사·바이올리니스트·공연기획자… 인생 3중주 바흐를 알면 행복해집니다 < 문화/생활 < 기사본문 - 주간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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