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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들

효옥 by 전군표

비즈붓다 2024. 9. 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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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정인지와 신숙주는 본래 안평과 가까이 지냈다. <몽유도원도>의 발문은 정인지가 제일 먼저 썼고 신숙주도 이름을 남겼다.

정난 뒤에 안평을 죽여야 한다고 상소할 때 수양의 맘에 들고자 그들이 앞장을 섰다.

 

이계전은 수양에게 온갖 아부를 떨어 병조판서가 된 인물이었다.

할아버지가 고려 말 사림의 존경받던 이색이요, 어머니는 고려 말 충절로 일컬어지던 권근의 딸이었으니 유명한 충절 집안의 사람이었다.

----> 왜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2024년 9월 현재 대한민국 윤석렬정부의 외교부 장관인 이 분이 자꾸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성상문이 큰 소리로 부르니 조그만 덩치의 정인지가 움찔 놀라 큼큼 밭은기침부터 해내었다.

".....대감이 후생들에게 충절을 가르친 사람이니 후생들이 더 욕하는 것이오. 세종, 문종 임금께 총애를 받아 정승 반열에 올랐으며 되었지, 무어가 더 아쉬워 이런 짓을 하는 게요. 꽃이 활짝 피면 아름답게 질 준비를 해야 할진대 대감의 재주가 높은 만큼 온 세상에 그 추한 향기가 더 진해졌소."

 

사람들은 성상문의 문장이 현란하고 호방하며, 하위지는 상소 문장을 가장 잘 쓰고, 유성원은 천재로서 일찍부터 대성하였으며, 이개는 청렴하고 총명하여 남보다 빼어났는데 이 모든 것을 집대성한 사람이 박팽년이라 칭송하곤 하였다.

경술, 문장, 필법에 모두 능함을 칭한 것이었다.

 

박팽년이 눈을 감고는 시를 한 수 읊었다.

"금이 여수에서 난다 한들 물마다 금이 나며

옥이 곤강에서 난다 한들 뫼마다 옥이 날까

여필종부라 한들 남마다 좇을쏘냐"

 

죄가 없음에도 역적이 되고 대역 죄인인데도 왕이 되는 기막힌 시절이었다.

---> 왜 이게 지금부터 500년도 더 된 시절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2024년에도 들까? 

 

"세월이 역적도 낳았고 공신도 낳았습니다. 그러하지 않습니까."

 

병자년에 역신으로 몰려 거열된 사육신의 시신 일부를 수습해서 노량진에 묘를 만들어준 것도 김시습의 일이었다.

 

세종대왕은 서너 차례나 경연에서 이 책 <대학>을 읽었다. 

이 책은 임금이나 세자만 읽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군왕의 책이었다. 세조 임금은 세자를 거치지 않았으니 왕도를 가르치는 이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패도를 대표하는 <정관정요>를 경연에서 읽는 정도였다. 그나마 경연도 집현전도 모두 폐지해버린 세조였다.

 

때를 기다린다고 하여 세상을 바꿀 힘이 모아지는 것이 아니란 걸 그들도 모르지 않았다.

 

"사람이 사람을 위하여 우는 게 어찌 사랑 때문만이겠습니까? "

 

 

(작가 후기)

 

소설의 전개와는 달리 <조선왕조실록>은 효옥과 그 어머니 차산이 성종 임금 때에야 박종우의 노비에서 면천되었다고 기록하였다 (조선왕조실록 성종 6년, 1475년 5월 7일). 노비가 된지 20년 만이다. 

 

 

[ 자평 ]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래 신문기사를 읽고 관심이 나서였다.

막히는 대목 하나 풀기 위해 6개월간 뒤적이고 고심해
생전에 책 한 권만 내더라도 그 한 권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실록에 성삼문 딸 ‘효옥’이란 이름은 딱 두 번 등장할 뿐이고, 다른 정보는 없다. 효옥 삶의 ‘빈 틈’에 전 작가의 상상이 얹혀진다."

 

"가령 ‘사바세계에서 짧은 시간으로 보면 선이 악에게 질 때가 더 많다. 악은 이기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조차 부도덕하지만 선은 그리할 수 없기 때문에 판판이 악에게 지고 만다’(171쪽)는 글은 오랜 사색 뒤의 결기마저 감지된다."

 

“9년 내내 가슴이 저릿했다”…70살 넘어 소설로 상 받은 이 남자 - 매일경제 (mk.co.kr)

 

“9년 내내 가슴이 저릿했다”…70살 넘어 소설로 상 받은 이 남자 - 매일경제

이윤기문학상 ‘효옥’ 전군표 작가 단종 복위 연루돼 죽은 성삼문 노비가 된 딸의 숨겨진 이야기 고증과 풍부한 상상력이 결합 ‘前국세청장’ 선입견 뛰어넘어 “막히는 대목 하나 풀기 위해

www.mk.co.kr

 

"2006년 제16대 국세청장 자리에 올랐으나 이내 그만두고 극심한 고초를 겪었다. 그때 다시 읽은 것이 조선왕조실록이었고, 거기서 효옥을 찾았다."

---> 이 고초고 뭘까 관심이 생겨 기사를 찾아 봤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인사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현직 청장 최초로 구속이 됐고, CJ그룹 세무조사 관련 청탁으로 미화 30만달러(당시 2억8000억 상당)를 받은 것이 드러나며 징역 3년 6월, 3억1860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세리포트] 전 대구국세청장 ‘뇌물혐의 기소’…국세청 고위직 ‘흑역사’ 이어지나? < 국세청 < 뉴스 < 기사본문 - 세정일보 (sejungilbo.com)

 

[세리포트] 전 대구국세청장 ‘뇌물혐의 기소’…국세청 고위직 ‘흑역사’ 이어지나? - 세정일

한 세무공무원의 부인이 10년 안에 10억을 모으겠다는 ‘뇌물가계부’를 쓴 사건이 있었다. `98년 5월 공개된 당시 한 세무공무원 부인의 노트였다.이 노트는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이 뇌물수수 혐

www.sejungilbo.com

 

'포괄적 뇌물' 전군표 전 국세청장 구속기소 (naver.com)

 

'포괄적 뇌물' 전군표 전 국세청장 구속기소

'포괄적 뇌물' 전군표 전 국세청장 구속기소[앵커]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CJ그룹으로부터 3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이 CJ 세무조사에 직접 관여한 ...

n.news.naver.com

 

 

이덕일씨의 역사책을 한동안 꽤 읽었던 나도 이 문장은 어디서 읽은 기억이 있다.

'노비가 된 성상문의 딸'

이 책은 저자가 아래 문장 하나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고 한다.

 

<난신 성상문의 아내 차산과 딸 효옥은 운성부원군 박종우에게 노비로 주고....>- 조선왕조실록, 세조 2년 1456년 9월 7일

 

읽기 전에 '살아가야 한다'는 전제를 받아 들였기 때문에 읽었다.읽고 나서도 '그저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확인했다.

 

그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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