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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서정'도 때가 되면 모래가 되고

'풍경'도 때가 되면 어둠만 남으니

'사유의 공간'에선

모든 게 부질없는 법

 

(류석우 시집, <셀브르의 비> 중에서)

 

(시간이 지는 이 자리, <도코타워>)

 

결국 진실이라는 건, '인간살이'라는 유한한 시간의 길이를 다 통과한 후에야 밝혀지는 것 같다.

 

우린 그렇게 다들 유한한 시간 속에 살아갈 사람들이다. 그 시간을 채우는 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뿐임을, 또 이렇게 알게 된다.

 

 

(저 달이 내 마음을 말해 주네, <첨밀밀> 그리고 <화기소림>)

 

<첨밀밀>은 1986년 홍콩과 1995년 뉴욕을 배경으로 이요(장만옥)과 소군(여명)의 10년간의 변함없는 사랑을 잔잔히 그린 수작이다.

 

본래 상하이 출신인 두 남녀가 홍콩에 건너와 살면서, 대만 출신의 등려군의 노래를 좋아한다.....

1995년 5월, 42살에 미혼으로 세상을 뜬 등려군의 마지막 영상 앞에서 10년을 돌아온 연인이 마침내 미소로 재회한다.

 

이 영화는 중국어 노래의 화신이었던 등려군에게, 그리고 그녀의 노래에 마친 한 편의 유려한 명품 뮤직비디오일 것이다.

 

비록 줄리엣은 로미오에게 "날마다 변하는 달에게 사랑을 맹세하지 말라"고 했지만........

비오는 날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그저 죽고 싶은' 심정이 들더라고. 

아무도 죽을 만큼 그리운 사람이 있었으리라. "저 달이 내 마음을 말해 주네!"

 

 

(순간을 영원으로 이끄는 아름다운 존재, <박사가 사랑한 수식>)

 

수학의 공식과 삶, 존재를 아우르는 이 영화의 미덕은 인간에게 '있는 그대로의 시간'에 충실할 것을 부탁하는 고전적인 교훈에 있다. 

 

 

(그대 불멸을 원하는가! , <트로이>)

 

죽음까지도 불사하고 욕망의 최대 극한까지 밀어붙여 급기야 인간의 유한성을 불식시키는 불멸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세월 따라 인간이 스러져 가도 이 영웅들의 이름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헥토르와 아킬레스의 시대에 나도 함께 했었다고, 후세 사람들은 말하게 되겠지."

 

 

(우리 모두 여기에 , <어바웃 슈미트>)

 

"우리는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 우리가 삶에서 기댈 수 있는 건 작은 변화뿐이다

과연 이번 여행에서 얻은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 

이제 죽음밖에 남지 않은 삶, 돌아보니 내 삶이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었던 적이 없구나."

 

 

(낭만은 가도, 추억은 남는 것 , <카사블랑카>)

 

아! 이 영화를 모른다고 큰일 난 것 아니지만, 정말 누군가의 말처럼 "이제 우리 시대의 낭만은 진짜로 끝난 것인가"

 

영화 역사상 카메라 앞에서 가장 아름다웠다는 잉그리드 버그먼.

 

2006년 4월 미국 작가 조합(WGA)은 영화사상  최고의 시나리오 101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카사블랑카>가 1위를 차지했다.....뻔한 통속적 구성 속에서도 인간과 사랑의 복합적인 층위를 품위 있게 전개하여 성공한 것...

 

"우리 둘의 추억이 담긴 파리는 영원히 간직될 거요(We'll always have Paris)."

 

"자, 당신 눈동자에 건배를! (Here's looking at you, kid!)"

 

2005년 6월 '미국 필림 협회(AFI)', 영화 사상 최고의 명사대 5위로 뽑혔다.

 

2005년 3월 '월드엔터테인먼트 뉴스네트워크(WENN)'는 영화 속 최고의 커플을 선정했다.

1위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맥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털

2위는 <카사블랑카>의 잉그리트 버그먼과 험프리 보가트

3위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그 기어 커플

 

 

(고요한 창을 관통하는 아담 ,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1993)은 고요한 수면 위로 수많은 인간의 삶과 죽음을 스쳐 가는, 죽음과 현실의 미학을 보여 준다.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연속이다.

 

 

(디아스포라와 만나다 , <원스>)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2007)엔 없는데 <원스>엔 있는 것! 바로 현실이다.

<원스>안의 사람들에겐 현실을 살아가는 켜켜한 먼지 냄새가 난다.

 

본래 낭만주의란 거친 현실을 재구성하고 재창조 하고픈 인간의 상상력이 흘러넘치는 상태이다.

 

그들의 목적은 둘의 결합이 아니라 각자의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니, 사랑을 회복할 수 있는 존재의 가치를 회복하는 일이다. 

 

남자 역할을 맡은 글렌 한사드는 실제 13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유명해진 가수라고 한다..........여자 역할의 마르케타 이르글로바는 실제 체코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이다. 

 

 

(그들만의 레퀴엠 , <노킹 온 헤븐스 도어>)

 

https://youtu.be/Rd-ru-j_TCI?si=ZWsRpSmA8dIVr3Ve 

인간은 죽음 앞에서 존재의 적막과 소용돌이에 한 걸음 더 바짝 다가설 수 있음을 이 영화는 증명한다.

이로써 바다는 천국과 지상을 연결하는 완벽한 매개체로 재탄생한다.

마지막 장면이 아무런 대화나 설명 없이, 음악과 파도 소리로 천국으로 가는 레퀴엠을 만들어 준다.

 

 

(전쟁, 그 삶의 끝에 선 예술가 , <피아니스트>)

 

결국 전쟁은 인간의 욕망과 실수, 잔인성과 집단 이기주의가 빚어내는 죽음의 향연일 뿐이다.

 

전쟁과 잔인성은 인간의 역사에서 휴식한 적이 없다.

 

 

 

(당신의 크리스마스는? , <러브 액츄얼리>)

 

BBC 무비 사이트는 휴 그랜트를 가리켜 "영국 최고의 수출품 중의 하나"라고 평한다.

 

"삶이 지옥같다"는 오빠에게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고 함께 마음을 나누려는 여동생의 연민과 사랑.

이것은 인간이 내가 아닌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형태의 나눔이며 성탄절이 주는 본질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여러분들도 한 번 찾아보라. 사랑이 우리 주변에 늘 넘쳐흐르고 있음(Love actually is all around)을 알게 될 것이다."

 

 

 

[ 자평  ]  칼럼니스트 다운 글 솜씨.....따뜻함이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예의가 느껴지는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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