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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5. 지행합일만 지고지선이라 믿는 고집)
우리 국민 상당수는 주자학의 선지후행(先知後行), 혹은 양명학의 지행합일(知行合一)과 같은 전통 사상에 흠뻑 젖어 있다.
알면서 행하지 않으면,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면 위선이라며 죄인 취급을 한다.
진중권은 "조국 사태는 존재와 의식의 괴리를 상징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럼 존재와 의식은 항상 일치해야 하는가.
강준만은 강남 좌파를 비난했는데, 그러면 좌파는 평생 강북에서만 살아야 하는가.
진보를 말하며 스테이크에 와인을 마시면 위선인가. 진보는 언제나 동태찌개에 막걸리만 마셔야 하는가.
의식과 존재가 일치하지 않다고 해서 위선이라고 비난하거나 죄인 취급을 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강남에 살면서도 서민을 대변하고 그런 정책을 입안한다면 칭찬받아야 한다. 스테이크에 와인을 마시면서도 사회적, 경제적인 약자 편에 서서 웅변한다면 개혁진보 세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치는, 선거는 주자학과 양명학의 관점에서 도덕군자를 뽑는 것이 아니다. 성균관 관장을 뽑는 것이 아니다....
개혁진보를 원한다면 더불어 사는 삶을, 진보의 가치를 잘 수행할 사람을 선별하는 것이 판단의 첫 번째 기준이어야 한다.
지행합일을 유독 강조하는 사람의 밑바닥에는 현실의 열패감이라는 질투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이것이 먹물들의 허위의식이다.
(6. 참여하지 않고 비판만 하는 관념론자들)
개혁진보를 외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매우 복잡한 이론과 언어로 자신의 높은 지식을 포장한다. 자신의 행위는 항상 정확한 논리에 따른 이성적 결정임을 강조한다.
이들에게 정치란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넥타이를 맨 의원들이, 여의도에서 고급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정석이다.
촛불혁명은 국회의 국정조사가 아닌 행동하는 촛불에 의해 완성되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낡은 관념적 이론에 안주하면서 행동 없이 수동적으로 미래를 기다리는 진보에는 권력이 주어지지 않는다.
(7. 싸울 줄 모르는 허약함)
과거에 보도블록을 깨서 던지던, 화염병을 만들어 던지던 운동권도 이제는 기득권이 돼 전투력을 상실했다....
기득권화된 관념적 좌파들의 목소리만 클 뿐이다.
먹물들에게 조용한 헌신은 없다. 가치 배분에서 소외됐다는 생각이 들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극렬히 비난한다.
개혁진보운동도 일종의 주식 투자로 생각한다. 배분의 욕심에는 끝이 없다.
흔히 하는 농담으로 3대 먹물인 '공무원, 기자, 교수가 밥을 먹을 때 밥값은 누가 낼까'라는 질문의 정답은 '음식점 주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아다니는 것도 실제 그렇기 때문이다.
먹물들은 권력을 획득해도 자신이 치열하게 싸워서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키려는 열정이 없고, 따라서 포기도 빠르다.
정치에서 권력 의지가 없다는 것은 신사적인 행동도,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다. 권력을 거저 얻었다는 반증이다.
진보민중단체가 투쟁해 얻은 촛불 성과를 개혁적 시민단체가 차지해 촛불정부를 만들었으나 지키려는 열정이 없어서 맥없이 놓아 버리는 그런 몰락이 대표적이 예다.
지켜야할 기득권이 많았졌기 때문이다.
만만한 권력에는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신랄하게 비난하지만 강한 권력에는 주춤한다.
구린 것이 많아 검찰경찰에서 휘두르는 사정의 칼날이 두려운 것이다.
이런 소심한 먹물들이 이익 앞에서 앞뒤 안 가리고 전투력을 배가시키는 극우보수에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 자평 ]
최동석선생의 <인사조직연구소>의 콘텐츠와 결이 비슷한 책이라 읽었다.
2023년 7월 1일 기준으로 신간이라, 서점에서 <12장. 개혁진보가 질 수 밖에 없는 9가지 이유> 중 궁금하고 동의가 가는 부분만 읽었다.
https://www.youtube.com/live/KsdOpIbdd8c?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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