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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글을 쓰는 주체인 나를 알기 위해 나를 대상으로 삼은(삼는) 그들의 언어를 아는 것, 이것이 맥락적 지식이다.우리는 상황에 따라 주체도, 대상도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이 둘 사이를 지속적으로 왕복하는 성실성(integrity)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객관성을 독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관점은 부분적 시각일 뿐이다. 이에 더해 '왔다 갔다'하는 불안정한 상태가 인간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앎이고 쾌락임을 받아들일 때 외로움도 덜하고인생의 의미도 조금이라도 더 커진다. 이것이 지식의 본질인 맥락성, 상황성이다.
주장이 없다면 글을 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주장은 선언될 것이 아니라 설명되어야 한다.
'다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회가 문제인 이유는 전체주의 이슈가 아니다.이야기가 없는 사회에서는 돈과 건강만 중요하다. 돈과 건강을 극소수가 독점한 시대에 이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
자신의 변화를 위해, 자기가 원하는 자기가 되기 위해 인간이 버릴 수 있는 최대치는 목숨이 아니라 '자기가 도달할 수 없는 다른 삶을 지지하는 것'이다.
상상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자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어떤 대상 혹은 세계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주는 자원, 이것이 상상력이다.
사랑은 대신 죽어주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매기에 대한 프랭키의 사랑의 기반은 아낌과 존중이다.
상대에 대한 전적인 수용, 응원과 지지, 기도, 개입하지 않고 바라봄, 상대가 필요한 것을 보이지 않게 행하는 것, 아픈 사람을 살게 하는 마음 씀.......
이는 자신의 에고로부터 자유로운 상태, 자신을 비워야 가능한 일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많지만, 나는 그 중 최고가 '밀당'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밀당이 최고로 싫다.
<화양연화>에서 양조위는 벽에다 대고 말한다.
민폐도 없고, 누구에게도 부담 주지 않으면서 말하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앙코르와트에서, '들어 달라'가 아니라 '나는 말했다'가 중요하다.
기후 위기, 인구학, 문명론, 진화론(생물학), 나이 듦, 노동력, 인간의 본질적 조건에 관해 토론한다면 이만한 텍스트가 없다. 충만한 평화, 이 영화에 관한 나의 키워드는 평화로움, 지혜, '질서'다.
내가 본 이 영화의 주제는 자연이 내주는 식량에 맞게 살라. 그것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 경험, 성숙, 세월의 멋, 지혜 등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처럼 말하는 방식이나 반대로 노추, 노욕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이나 '곱게 늙음'에 대한 강박과 칭찬이 난무한다.
나이 듦에 대한 타자화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특정 연령대에 대한 임의적 규정이다.
자살은 극단적이지 않고 선택도 아니다.
암으로 사망한 이들에게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자살은 의지의 산물이 아니라 의지가 고장 난 질병의 결과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본성이 아니라 사회적 '세뇌' 때문이다.
에고가 공포를 가져온다. 가볍고 조용한 죽음, 인간의 존엄, 죽음의 철학에 관한 최고의 영화다.
역대 칸에서 상을 받은 영화중에서 최고로 평가하는 이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보기 드문 '자기 현장'의 지식인이다.
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에서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를 느낀다. 그 그림자가 내 삶의 번잡스러움과 욕심, 고통을 잊게 한다. 삶이란 죽음이라는 영원하고도 편안한 잠이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기대하지 않으면, 삶도 행복하지 않다. 죽음만이 희망이다.
[ 자평 ] 치열하고 살벌하게 느끼고 쓴다는 것의 정석
정희진작가와의 글 인연은 2006년 부터 였으니 꽤 된 듯 하다.
당시 이렇게도 치말하고 강력하고 꼼꼼하게 살벌하게 글을 쓰시는 분도 있구나 싶은 기억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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