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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추천사) '거대한 사기극'의 저자 이원석씨
자기계발서를 탐독한 결과로 이번 삶이 망했기 때문이다(꿈이 커진 만큼 삶이 쪼그라든다).
소수의 성공으로 다수의 좌절을 은폐하면 곤란하다.
---> 이원씨의 책을 나도 감동적으로 읽었다. 공감했고.....자기계발서, 경영성공 스토리 등은 다수의 좌절을 은폐했다기 보다는 소수의 성공을 너무 과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대중에게 왜곡된 편견과 시각을 준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본다.
만인이 만인에게 늑대가 되는 무한경쟁 사회의 종극은 공멸이다. 생존을 위한 전제는 함께 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기계발(self-help) 대신에 서로계발(each other help)을 말한다. 하늘은 서로 돕는자를 돕는다.
나의 성공을 추구하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나의 품성을 함양하는 자기배려에서 시작해야 한다.
---> 맞는 말이다. 그러나 20대/30대/40대에는 모든 에너지를 써서 자기계발에 쏟아 부어 볼 만하다고 본다. 우리가 사는 세상(정치적으로 민주자유사회고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인)이 그러하니....하여 나이가 들 수록 '데이비드 브룩스'가 주장하는 '두 번째 산'이 더 이 세상에 맞는 조언이 아닌가? 싶다.
자기배려의 핵심은 자기 수용과 현실 인식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계발은 자아와 현실을 성공의 대가로 치른다.....자기를 학대하고, 현실을 부정한다.....현실주의자는 더 이상 내면의 참된 자와와 참된 욕망(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느라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자서전은 고난에서 긍정으로, 또 열정이 성공으로 관철되는 단서적 서사를 통해 도식적인 모범을 제시한다. 반면 소설은 삶의 복잡한 면모를 드러내는 서사를 통해 독자가 삶을 바로 보게 해준다.
미 해군장교였던 제임스 스톡데일(james stockdale)은 7년간의 베트남 포로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참전하기 전에 읽었던 스토아주의 사상가인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에 있다. 자기계발이 약속하는 성공을 포함한 바깥 상황은 우리의 선택과 무관하고, 오직 우리의 품성(생각과 의지)만이 우리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자신의 역량과 과업의 경계를 명확히 파악한 덕분에 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고, 무사히 생환하게 되었다.
불완전한 인간으로 존엄하게 살기
자기계발과 자기향상, 자아실현을 다룬 책이 엄청나게 쏟아진다......삶은 끊임없이 유동하고 달라지는 가운데, 우리는 이 거친 바다를 뚫고 우리를 안전하게 이끌어주겠다는 수많은 코치와 심리치료사, 라이프스타일 상담자들에게 언제든 손을 뻗을 수 있다.
(프롤로그) 추월차선을 달리는 삶
우리는 이제 1970년보다 하룻밤에 평균 30분을 덜 자며, 19세기와 비교하면 최대 2시간 덜잔다. 삶의 거의 모든 면에서 속도가 빨라졌다.
---> 기술이 발달하여 자동화/지능화되면 인간은 노동을 떠나서 창의적인 일에만 몰두하면 된다는 전망이 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들이 그런 삶의 패턴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점점 세상이 평등화되지도 않고 여전히 힘든 사람이 있고, 어려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uptopia도 아니고 distopia도 아닌 unitopia가 되겠지...
평생학습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평생학습을 '공부하다 죽기'라고 말한다.
요즘 세상에서 이상적인 직원은 자신을 능력 저장고로 보며, 그 저장고를 감독하고 개발하여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자기 책임으로 여기는 사람이다......이제 감성과 개성마저 자기계발의 도구가 되었다.
--> 이런 흐름을 마치 개인에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표현한다. '자기 주도적'인 듯한 인상을 주는 '(의도한)nudge'
비판은 부정적 생각의 근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리고 해결책을 찾아라." 이것이 우리 시대가 되뇌는 주문이다. 아무 소리 말고 '우리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할때' 성공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지 않나?
가속화 사회에서는 유동성(mobility)이 안정성(stability)을 이긴다.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액체' 같아야 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는 자본주의이 시(詩)다. 사회의 잠재의식과 상징구조를 드러낸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실패한다면 그건 당연히 당신의 책임이다. 곧, 모든 실패의 원인이 개인에게 수렴한다. 그러니 이런 실패가 자기 잘못이 아니라 해명하기 위해 정신의학 진단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
---> 이런 'I can do' 프레임의 무서움을 보여준 책이 이원석씨가 쓴 '거대한 사기극'(2013년)이다. 좀 더 폭넓게 자기계발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책은 미키 맥기 (Micki McGee)의 '자기계발의 덫'이다. 원서는 2005년에 나왔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Barbara Ehrenreich)가 쓴 '긍정의 배신'도 이런 주장과 맥을 가치한다. 이런 우리가 함몰되어 못보는 것들을 보게 하는 책들이 좋은 책들이다.
스토아 철학이 강조하는 자기통제, 마음의 평화, 존엄, 의무, 삶의 유한한 본성에 대한 성찰은 우리에게 혜안을 준다.
사회와 제도의 문제를 풀려면 집단적 해결책과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
---> 이런 측면에서 시민촛불혁명은 대단히 이례적인 집단적 행동인 듯...
이제까지 반쯤 차 있다고 믿었던 유리잔이 실제로는 반쯤 비어 있음을 깨닫는 일도 즐겁다.
---> 긍정 정신을 강조하는데 숱하게 가져다 쓰인 사례.....'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네!!' 라고 생각하라고 암묵적으로 강요 당했던.....그 사례...
---> 1970년대 '국민학교'를 다닌 내 나이 또래 어린 시절에 이런 유사한 강요 사례로 나는 '이승복사건'이 늘 또 오른다. 생각을 강요하는...
1장. 멈추다 --> 자기 중독 끊어내기
자기를 열심히 들여다볼수록 기분이 나빠질 것이다.... 건강역설....환자들이 병원을 더 많이 찾고 자기진단을 더 많이 할수록 건강이 안 좋아 지는 것..
자기 내면을 탐색해서 '자기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은 더 위험하다.
--> 이 문장 하나만 끌고 늘어진다면 이것은 대단히 위험하거나 어려운 문장이다.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내 책장에 꽤 많은 책들이 이 있다. 대충 훑어 보아도 붓다의 '무아론'을 중심으로 '나가 없다'라는 '무아'를 주장하는 명상쪽, 심리학쪽 분들이 진을 치고 있다.
--> 또한 이것은 뭐...명상/선/요가등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100% 동의가 안되는 문장이다. 이 들은 자기를 탐색할 수록 진정한 자아/신/아트만 등을 찾거나 합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 열풍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려면 우선 우리 안에 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내면의 느낌이나 자기탐색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안이 아니라 밖을 쳐다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문화, 자연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열쇠가 내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자아'는 하나의 생각일 뿐이다. 문화사의 구성물이자 부산물일 뿐이다. 그러니 본질적으로 우리 안이 아니라 밖에 있다.
심리학자 필립 쿠시먼(Philip Cushmann)은 서구에서 우울증이 유행하는 이유는 자기 느낌에 집착하고 자기를 찾기 위해 치료를 받으면서 내면을 오래 들여다보다가 사실상 내면 깊숙한 곳에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는 순간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기탐색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실제로는 의미가 없지만 탐색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는'것을 느낄 위험이 있다.
철학자 악셀 호네트(Axel Honneth)는....탈근대 소비자 사회(= 가속화 사회)가 유연하고 언제든 변할 수 있으며, 자기계발과 혁신에 끝없이 사로잡힌 개인들을 키운다고 주장한다. 성장과 소비에 기반을 둔 사회에서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반역과 같다. 자아실현 쓰나미는 고분고분하고 유연한 노동력을 원하는 시장의 요구를 지원하고 부추겼다. 그래서 지난 50년간 무늬만 진보적인 온갖 경영 이론과 조직 이론이 '전인적인 인간'과 '인적자원' '일을 통한 자아실현'을 부르짖었다.
---> 놀랍다. 같은 현상을 겪었거나 보더라도 이렇게 압축적이고 깔끔한 언어로 정리를 할 수 있다니....악셀 호네트의 책을 읽어 본 적은 없다....얻어 읽어 볼 일이다..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Richard Sennett)이 '인격의 부식(corrosion of character)'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낳았고.....고속화 문화는 끝없는 혁신과 창조성, 자기계발을 요구하며 기존의 (무)질서를 더 공고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자기 탐색을 통한 자기계발이나 자아실현은 고속화 문화를 몰고 가며 온갖 문제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이 되는 심리적 동인이다.
2장. 바라보다 --> 삶의 부정적인 면 인정하기
스토아 철학의 금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네가 죽으리라는 걸 기억하라'는 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는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 가운데 가장 모욕적인 말이다.
긍정 심리학은 사람들의 비판을 틀어막기 위한 투박한 도구로 급속히 전락했다. 몇몇 사회학자에게서 '긍정 파시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내면'을 강조하고, 행복은 우리의 의지력에 달렸다고 강조하는 생각은 개인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끝없이 발전하라고 요구하는 문제적 이데올로기를 강조한다. (이때 가속화 문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이 계발해야 할 능력에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우리는 죽음을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그냥 삶을 계속 살 수는 있다. 달리 말해 문제를 인정하고 그 문제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는 말이다.
세네카는..."모든 것이 유한하며, 유한한 삶이 어떤 특별한 법칙을 따르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 오늘 일어날수도 있습니다."
철학자 몽테뉴는..."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
3장. 거절하다 --> "아니로"라고 말하기
의심은 확실성의 해독제이다. 본질적으로 확실성은 독선적이다.....'나는 안다'는 확신 뒤에는 맹목성이 뒤따르기 쉽다. 특히 "예"라는 대답이 확실히 최선이라는 확신은 그 자체로 맹목적이다. 반면에 의심은 열린 생각을 낳는다. 다르게 행동하는 방법과 세상을 달리 이해하는 길이 열린다.
--> 비슷하지만 더욱 체계적인 주장....하인츠 폰 푀르스터 (Heinz Von Foerster)의 책...
---> 푀르스터는 진래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라고 주장한다. 근거는 첫째, 진리는 '진리와 거짓'의 분별을 통해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분별은 세상의 다른 분별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에 의해 행해지는 분별이다. 둘째, 진리를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는 주장인데, 그는 세상을 참된 세상과 거짓된 세상으로 나누고 결국 진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전쟁을 낳는다.
거의 모든 정치적 폭력은 자신들이 진실을 안다고 확신하는, 권력있는 남자들이 저지른다.
'아니오'라고 자주 말하지 못하겠다면 늘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의심하고 망설이는 연습을 하라. 그럴 때는 '예'라고 말하는 대신에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4장. 참다 --> 감정 다스리기
유동성과 변화, 자기계발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사회의 기준으로 보기에 안정적인 사람들은 적응할 동기와 충동, 욕망이 부족한 사람들로 여겨진다.
가속화 문화에서는 '열정', '사랑', '재미' 같은 단어들이 점점 우리의 일과 연결된다. 그래서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Eva Illouz)는 현대를 경제와 감정이 서로 뒤얽히는 '감정 자본주의(emotional capitalism)'이라고 부른다.....감정 자본주의에서 감정은 개인 사이의 거래에서 중요한 몫을 한다.
---> 사회학 교수 에바 일루즈 (Eva Illouz)가 쓴 책으로 원제목은 'cold intimacies : Making of Emotial Capitalism'이다. 차가운 친밀함.... 감정을 상품화 혹은 자본화시키는 현대 사회의 변화를 말하는 문화비평서.....에바 일루즈 교수는 감정이 경제 영역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게 되고, 경제적 법칙이 감정 영역에서 중요하게 되는 현상을 '감정 자본주의'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실상 감정적 삶이 상업화되거나 상품화되었다. 우리는 노동 시장에서 감정을 사고판다.
--->비슷한 맥락으로 '감정 자본주의'보다 더 유명한 책은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 (Arlie Russell Hochschild)가 쓴 '감정노동'....서비스노동에서 노동자의 감정 관리가 기업의 중요한 경영 관리 업무가 되어 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책...
우리가 사는 감성 문화에서 우리는 자존감이 높으면 좋다는 소리를 끊임없이 듣는다. 낮은 자존감은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 큰 사회문제들은 낮은 자존감이 아니라 높은 자존감 때문에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많다. 통계적으로 높은 자존감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도덕성 결여와 연결된다.
---> 이 부분에 대하여 사회 심리학적으로 날카롭게 파고 든 책은 심리학자 김태형씨의 책... 그는 "타인과의 연대를 추구하는 진짜 자존감이야말로 공감형 인간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회적 측면에서 이해하지 못한 채 일시적인 힐링에만 매달리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뿐 이라고 말한다."
5장. 홀로 서다 --> 코치와 헤어지기
코칭은 방향과 내용에 관계없이 끊임없는 능력 개발과 변화를 전제로 한다.
'삶의 코칭화(coahification of life)'라 부르는, 혹은 '삶의 심리치료화'라고도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일컫는다. 우리는 온갖 자기계발 전략으로 에워싸고, 자기계발에 의존하는 요즘 문화를 뚜렷하게 대변하는 존재가 코치다.
---> 근래 경영경제쪽에서 가장 유명한 코치에 관한 책.....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래리 페이지, 팀 쿡, 마크 저커버그, 셰릴 샌드버그 등 쟁쟁한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숨겨진 멘토였다고 하는 '빌 캠벨'에 관한책....
---> 빌 캠벨은 2000년 초반 벤처를 했다면 거의 다 읽어던 랜디 코미사 (Randy Komisar)의 '승려와 수수께끼', 2010년 중반 스트타업 관련 사람들은 거의 다 읽었을 벤 호로위츠 (Ben Horowitz)의 '하드씽'에도 나온다.
주관적인 잣대는 외적 기준에 구속되지 않으므로 우리는 끝없이 확장되는, 지금보다 더 높은 어디쯤을 향해 자기를 계발하려고 애쓸 위험이 있다. 언제 멈춰야 할까? 답은 '쉼 없고 끝없는 향상'이라는 구절이 있다. 끝이 없는 계발 속에서 우리는 '결코' 충분히 향상될 수 '없다.'
6장. 읽다 --> 소설 읽기
소설을 읽으면 삶이 복잡하고 통제하기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소설을 읽어라.
소설을 읽다 보면 삶을 뜻대로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어떻게 우리 삶이 사회, 문화, 역사와 얽혀 있는지 깨닫게 된다. 이런 점을 깨닫고 나면 겸허해진다. 그리고 겸허함은 끊임없는 자기탐색과 자기계발이 아니라 의무를 다하는 일로 우리를 이끈다.
수천 권의 자기계발서가 출판되는 이유는 바로 그 책들이 딱히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약물에 중독되면 약효가 갈수록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중독자들은 점점 더 많은 약을 먹어야 한다. 자기계발서도 마찬가지다.
소설을 읽어야 시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1606년 출판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최초의 소설로 꼽힌다.
푸코는 자아를 환상으로 본다. 곧, 화가가 그린 초상화처럼 창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푸코가 생각하는 자아는 창조되기 전에 이미 존재하지도 저절로 생겨나지도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에 영향을 받는다. 전기와 자기계발서를 선택한다면 내면에 진정한 자아가 있으며 그 자아를 찾고 계발하는 일에 삶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책들은 자아를 계발하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이야기로 우리를 둘러싸고 계발을 찬미하라고 부추길 것이다. 반면 소설은 더 복잡하고, 심지어 다신적인 세계관을 제공한다.
---> 하여 국민학교 시절에 강압적으로 읽은 위인전, 나는 '위인'이라는 말에 두드러기가 쏟는다. 그런 위인전보다 내 기억에 더욱 선명하게 남은 책은 국민학교 시절 언젠가 읽었던 '장발장'이다.
---> 다행스러운 것은 2000년 대에 초등학교를 다니는 내 아들은 강압적인 '위인' 세뇌 교육은 없는 듯 하다.
소설에서 우리는 단단히 설 토대가 될 만한 외적인 의미나 삶의 관점을 찾을 수 있다....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으로부터 의미를 끌어내는 법을 모른다. 고전이 이런 단점을 고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허먼 멜빌의 다면적인 상징주의는 흰 고래를 다신교의 신처럼 그리기도 한다... 다신적 관점에서는 겉모습 뒤에 또 다른 층위의 현실이 숨어 있다고 보지 않는다. 보이는 그대로가 전부라는 소리다.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 오직 천박한 사람들만 겉모습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세상의 진짜 미스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있다."
우리 문화가 얄팍하고 오직 외면만 바라본다는 소리를 우리는 자주 듣는다. 그러나 휴버트 드레이퍼스 숀 켈리, 와이들의 말이 옳다면 오히려 그 반대다. 우리는 외면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내면에 현실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표면 아래, 내면에는 아무것도 없다. 진정성은 없다.
7장. 돌아보다 --> 의미 있는 일을 반복하기
(악명 높은 u-이론의 주창자인)오토 샤머의 개념인 '현존감(presencing)' (현존presence와 감지함sensing을 결합한 말로 지금 여기로부터 근원적인 내면을 거쳐 가능성의 미래 공간을 만나게 된다는 개념)이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금 순간을 더 강렬히 인식하는 목적은 바로 다가오는 미래에 우리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내일' 성공하기 위해 '지금' 현존해야 한다.
---> MIT 교수인 오토 샤머 (C. Otto Scharmer)...국내에는 2015년에 나온 책이고 읽다가 지쳐 멈췄던 책......책을 낼 당시 10년에 걸쳐 U 이론을 완성한 뒤 8년간 현장에 이론을 적용하면서 그 효과까지 입증했고 그 내용을 썼다고 했다.
누가 지금 여기에 가장 현존하는지 물어 보라. 물론 대답은 인간이 아닌 동물들이다. 동물들은 과거를 회상하거나 과거 세대가 습득한 지식을 새 세대로 전달할 인지능력을 무겁게 짊어지지 않는다.
미래학자들이 고객들에게 생각과 개념(꿈의 사회, 여가 사회, 감성사회를 비롯해 수 년간 등장했던 온갖 개념들)을 팔면 고객들은 미래학자들이 곧 닥치리라 예견한 새로운 사회에 맞춰 변화한다. 그러면 미래학자들의 예견이 실현된다. 바로 고객들이 그 새로운 사회를 준비했기(그리고 돈을 지불했기) 때문이다....모순....바로 우리가 미래를 준비한 대로 미래가 만들어지는 모순이다!
---> 나는 저자 약력이나 띠지에 '미래학자'라고 써 있으면 어떤 책이든 사서는 읽지 않는다. 밥벌이로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지 않는다면.. 대충만 훑어 보거나 서평 정도만 본다.....피 같이 번 돈을 이런 쓰레기에 투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근래 어쩔 수 없이 들추어라도 본 책은.... (미래를 싫어한다는 것이 아니라 미래학자라는 직업군의 오두방정이 싫다)
토마스 정리(Thomas theorem)에 따르면 "사람들이 어떤 현상을 현실로 정의하면 결과적으로 그 상황이 현실이 된다." 그게 바로 미래학과 미래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집착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사이먼 크리츨리..."미래와 발전을 숭배하는 이 이데올로기로부터 할 수 있는 한 철저히 빠져나와야 합니다. 발전이라는 생각은 탄생한 지 200년밖에 되지 않았고 진짜 나쁜 생각입니다. 빨리 빠져나올수록 더 좋습니다."
---> 철학교수 사이먼 크리츨리 (Simon Critchley).. .안 읽어 봤지만 탈레스에서 데리다까지 동서고금의 유명 철학자 190여 명의 죽음만을 모아 놓은 '죽은 철학자들의 서'를 썼다고 한다... 아래 두 권을 읽어 봐야 겠다.
삶을 (출생부터 죽음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서사로 볼 수 있을 때만 윤리적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므로 미래를 묻는 자기계발보다 과거를 묻는 자기 동일성을 얻기 위해 애써야 한다.
(에필로그)
사상은 삶의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된 도구다. 이것이 바로 실용주의의 핵심이다. 문제가 달라지면 문제를 풀기 위해 사용되는 지적 도구도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현대 사회에서는 의심이 정당하며 꼭 필요한 미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다.
첫번째 스토아 철학자는 키프로스 섬 키티온의 제논(Zenon, 기원전 333~261)으로 여겨진다.
제논과 스토아 철학자들은 삶의 좋은 것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어느 날 삶의 좋은 것들을 잃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좋은 음식을 먹고 편안한 집에서 사는 것은 그 자체로 나쁘지 않지만 좋은 음식과 편안한 집이 없이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 99대의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녔던 오쇼 라즈니쉬도 비슷한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 찾아 보니 이런 말이었군..."“내 90대의 롤스로이스에 관심이 있는 것은 바로 너희들이다. 너희들은 내가 롤스로이스를 단지 한 대만 가졌더라면 관심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90대가 넘는 롤스로이스가 있기 때문에 너희들은 지금 전 세계에서 지금 여기, 이곳까지 왔다. 내가 너희에게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명상하라는 것과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에 살라고 하는 것이다.”
[ 자평 ] 읽다. 놔뒀다. 읽고 정리한다. 버린다.
책에서 말하는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에픽테토스, 세네카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은 아마 에틱텍토스를 먼저 읽으면서 접했을 것이다.
스토아철학을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기여한 사람은 라이언 홀리데이 (Ryan Holiday)가 아닐까 싶다.
그 이후 간단히 스토아철학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들에 대한 책들이 출판이 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실천하는 것은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실천하는 것은 아니나) 소설읽기다.
그냥 자연스럽게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왜 그랬을까? 라는 잠재적 이유(정확히 말하면 멋진 핑계)를 이 책에서 찾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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