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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서론)
생각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지성이란 우리 생활의 가장 소중하고 만족스럽고 특징적인 요소지만 실은 매우 취약하고 쉽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 이 책을 읽는 중에 벌어진 2024년 12월 3일 ~ 이후에 대한민국 상황은, 이 문장을 더욱 더 공감하게 만든다.
고대인들이 알지 못했던 세 가지 발견이다. 그것은 바로 인쇄술, 화약, 자석인데, 근세에 발명된 것은 확실하지만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세 발견은 세계의 모습과 상태를 바꾸었다. 인쇄술은 문헌을, 화약은 전쟁을, 자석은 항해술을 변화시켰으며, 이로부터 무수한 다른 변화들이 생겨났다. 어떤 제국도, 분파도, 영웅도 이 기계적 발견보다 인간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 책의 궁극적인 구조이자 주제를 이루는 세 가지 생각은 영혼, 유럽, 실험이다.
발명의 생각의 증거다. 나는 언어도 생각이라고 간주한다. 언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차이는 곧 사람들이 살아온 사회적/지성적 역사의 차이를 나타낸다. 또한 대부분의 생각은 언어로 구상된다.
(1.언어 이전의 생각)
어떤 것이든 무덤의 부장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고생인류가 적어도 내세의 가능성을 믿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꿔 말하면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2.언어의 탄생과 추위의 정복)
초기 인간이나 영장류를 비롯한 포유류의 도구와 행동을 조사하면 최초의 생각이 어떤 것이었는지 여러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그 중 하나는 석기의 표준화다.
동물학자인 리처드 알렉산더(Richard Alexander)는 자아/비자아, 현재/미래의 두 가지 요소가 의식의 근간이자 도덕성(삶의 원칙(의 바탕이 되었다고 본다.
고고학자들은 대체로 '문명'의 특성을 네 가지로 본다.
문자, 도시와 건축 기념물, 체계적인 종교, 직업의 분화가 그것이다.
(3.신의 탄생, 집과 가정의 진화)
진짜 중요한 생각의 혁신은.....야생 곡식의 재배다.
바로 이것이 정주생활을 가능케 했다. 정주생활 덕분에 출산 간격을 줄일 수 있게 되어 인구 증가를 이를 수 있었다.
그 결과 촌락이 발달하고 사회조직이 복잡해지고 새로운 개념의 종교가 발명되었으며, 이런 변화가 촌락의 사정에 반영되어 지도자와 신민이 탄생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들 가운데 세 가지 - 농경, 종교, 장방형 주택 - 가 바로 이 시기에 생겨났다.
(5. 제사, 영혼, 구세주 : '영적 돌파구')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는 1949년에 <역사의 기원과 목표에 대하여>에서 그 시기를 '차축시대(Axial Age)'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역사에서 가장 선명한 구분선이다. 지금 우리가 아는 인간은 그때 탄생했다.....
이 시대에 가장 비범한 사건들이 집중되었다. 공자와 노자.....인도는 우파니샤드와 부처를 배출했고.....이란의 자라투스트라(조로아스터).....팔에스타인에는 엘리야, 이사야, 예레미야, 제2의 이사야 등 ㅇ예언자들이 출현했다.
그리스에는 호메로스....헤라클레이토스...플라톤 등의 철학자, 비극 작가, 투키디데스, 아르키메데스가 활동했다....
중국, 인도, 서양에서 수세기 동안 거의 동시에, 지역들 간에 교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생겨났다."
여러 시대에 걸쳐 편찬된 히브리 성서다.
이 문헌은 신의 감화를 받은 신성한 내용이 아니라 여느 종교 문헌처럼 인간이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편찬한 문서임이 분명하다.
(6. 과학,철학, 인문학의 기원)
인간의 삶에 관한 새로운 생각, 원천,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최초, 바로 이런 이유로 고대 그리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첫째, 그리스인들은 세계가 알 수 있는 것임을 진정으로 이해한 최초의 사람들이었다.
관찰로 세계에 관한 앎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으며....
둘째, 자연과 인간 세계는 차이가 있다. 자연은 필연적인 법칙에 따라 운동하지만, 인간 세계는 그런 질서가 없다.
인간 세계의 질서는 강요되거나 합의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가변적이다.
현재 소크라테스가 기억되는 이유는 주로 세 가지다.
첫째는 선과 옮음에 관한 영원불멸의 '절대적 기준'이 있다는 확신이다. 자연이 늘 목적을 지향한다는 믿음은 곧 그 '기준'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는 이 기준을 발견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마주치는 모든 사물과 사람에 관해 질문하는 '소크라테스적 방법'이다.
(8. 0년의 알렉산드리아, 옥시덴트와 오리엔트)
철학적으로 아무리 높은 경지에 올랐다 하더라도 현세이 사회적 속박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최고의 지혜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분리될 수 없고 공존해야만 한다.
<바가바드 기타>는 공자의 <논어>만큼 보수적이다.
(9. 법, 라틴어, 먼필, 교양)
그리스인들은 그저 즐겁게 생각 자체에 심취했고 인간과 신의 관계를 탐구한 반면, 로마인들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 생각의 실용성, 그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매튜 아널드(Mattew Arnold)의 말을 빌리면 "라틴 고전이 힘은 인물에 있고, 그리스 고전의 힘은 아름다움에 있다."
로마인들은 과거(특히 고대 그리스)의 생각, 말, 글 중에 보존할 만한 최고의 것을 가리키는 '고전'이라는 관념을 발명했다.
(15. 유럽의 관념)
과학적 방법, 정확한 측정, 효과적이고 지적으로 통합된 세속 세계.
서양의 근대를 어떻게 정의한다 해도 이런 것들이 근본 요소로 포함된다.
(17. 학문의 확산과 정확성의 추구)
영혼은 기계 속에 있는 유령이 아니라 육체를 통해 형태를 얻는다. 마치 금속 조각품이 주형을 통해 형태를 얻는 것과 같다.
바로 이 점이 아퀴나스의 가장 신비주의적 측면일 것이다.
(18. 세속의 등장: 자본주의, 인문주의, 개인주의)
상업 인구가 점점 늘자 처음으로 신분이 아닌 부가 계급구분의 주요한 기준이 되었다.
일개 상점 주인이라 해도 이제 돈만 있으면 기사 작위도 받을 수 있었고, 전통 귀족을 모방해 저택을 짓거나 시골의 영지를 구입할 수도 있었다.
천재성의 개념은 자유시장의 자유 경쟁에서 승리한 개인을 숭배하는 새로운 현상의 논리적 귀결이었다.
인문주의는 기본적으로 신적 질서의 대안으로 현실적 경험에 의거한 합리적 질서를 주창했다.
" 마치 세계를 추상적이고, 교환과 측량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비인격적인 양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수학적 실체로 보는 것과 같았다."
르네상스는 세 가지 상호 연관된 요소가 새로운 감성을 형성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 세가지란 곧 인문주의, 자본주의, 미학 운동인데....
(19. 상상력의 폭발)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가장 지배적인 관념은 플라톤의 보편주의다.
보편주의는 사실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이 큰 관념 가운데 하나다.
인간은 신의 정신을 일부 나눠받았기 때문에 자연을 올바르게 관찰하고 여러 예술과 과학의 연관성을 파악하면 우주의 진정한 본질, 내재하는 참모습을 어느 정도 깨우칠 수 있다. (특히 예술가와 과학자가 그렇다)는 관념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바로 이것이 지혜를 뜻했다.
신의 의도를 반영하는 조화의 형태, 즉 미의 관념...
눈과 귀와 마음에 유쾌한 것은 좋은 것이며 도덕적으로 가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과가 바로 개인적 보편성을 지향하고 보편적 지식의 총체를 얻고자 하는 욕구다.
르네상스적 보편인의 진정한 의의는 그들의 태도, 자의식, 낙관주의에 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신학도, 형이상학도, 도덕도 없고 정치 이론과도 멀다.
그 대신 진정한 의미에서 그는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심리'를 발명했다.
아마 가장 셰익스피어다운 희곡은 <리어왕>일 것이다.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는 <돈키호테>를 이렇게 설명한다.
"철학도 아니고 교훈 이야기도 아니다.....용기와 체념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대한 태도다."
어떤 의미에서는 <돈키호테>는 단지 최초의 장편소설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로 말한다면 최초의 <로드무비>다.
(21. '인도'의 정신, 신세계의 관념)
신세계는 점점 전통적 권위보다 개인적 관찰의 우월함을 증명해주었다. 이것 역시 주요한 정신적 변화였다.
아메리카의 발견을 통해, 물려받은 전통보다 직접적인 경험이 우월하다는 게 명백히 입증된 이상 먼 과거에 황금시대가 있었다는 관념은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16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 보댕은 "흔히 황금시대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우리 시대와 비교하면 철의 시대에 불과하다"고 썼다.
구세계에서는 신이 완전한 세계를 창조했으며, 이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 학자, 신학자, 예술가의 몫이라고 여겼지만,
신세계 원주민들은 세계가 불완전하게 창조되었고 세계를 향상시키는 일이 예술가의 몫이라 여겼다.
경제 발전의 부재, 아울러 도덕적 일신교와 실험 정신의 부재는 구세계와 신세계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차이를 이룬다.
(22. 북상하는 역사 : 프로테스탄티즘의 지적 영향)
종교개혁으로 시작한 흐름은 국가적 맥락에서 정치/경제적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투쟁과 결합되었다.
아메리카의 발견, 과학혁명과 같은 시기에 탄생한 프로테스탄티즘은 권위를 거부하고 각 개인이 자신의 개성을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23. 실험의 재능)
13세기에 유럽과 이슬람권, 중국의 학자 수는 비슷했으나 유럽 이외의 두 문명권에서는 학문을 중앙(국가 또는 지배자)에서 통제했기 때문에 체계적인 회의론이 개발되지 못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이었다.
"기계의 법칙은 자연의 법칙도 동일하다." 그러므로 우주는 인간 이성의 활동인 수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전환이다. 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데카르트는 신이 인간 이성을 만든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베이컨과 데카르트(아울러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 라이프니치)에 힘입어 새로운 인간성의 관념이 성립했다.
그 관념은 종교적 계시를 통해 실현되는 게 아니라 자연세계와의 유익한 교류가 늘어나면서 실현될 것이다.
(24.자유, 재산, 공동체: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의 기원)
로크의 견해...
정부가 국민에게서 권력을 얻는다는 관념. 국민이 바라는 한에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은 대단히 충격적이었다.
"왕이 죽을 때까지 나라를 지배하는 시대에 그 생각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담고 있었다."
스피노자는 우리가 보통 독립적으로 취급하는 다섯 개 분야, 즉 철학, 성서 비평, 과학 이론, 신학, 정치사상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사상의 변화를 촉발했으며, 그것들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었다.
이스라엘이 바라보는 스피노자는 뉴턴, 로크,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루소, 벨, 홉스,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종합하는 인물이며, 아퀴나스 이후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25. '무신론'의 위협과 불신의 시대)
무신론은 그리스어다. 역사상 최초의 무신론자로 기록된 사람은 크랄조메네의 아낙사고라스(기원전 480 ~ 450활동) 였다.
미셸 드 몽테뉴...
지식의 목적은 인간에게 현세에서 더 올바르게, 더 생산적으로,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견해는 당시 지성의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학문의 여왕'인 신학과 철학의 비중을 크게 약화시켰다. 그 대신 심리학, 민족학, 미학에 대한 관심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인문학의 탄생을 초래했다.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극단적인 회의론를 주장한 사람은 데이비드 흄...
결국 그는 종교에 특별할 게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종교는 그저 고대문명에서 생겨난 인간 활동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
(26. 영혼에서 정신으로: 인간 본성의 법칙에 대한 탐구)
인간의 본성,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탐구는 계몽주의의 뚜렷한 측면이었다.
바로 그 무렵에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 학문들- 언어학, 법학, 역사, 도덕, 자연철학, 심리학, 사회학-이 생겨났다.
영국에서는 뉴턴과 로크에 의해 근대 세계가 형성되었다.
뉴턴은 근본적인 진리를 확립했고, 로크는 형이상학을 심리학으로 대체해 "경험을 통해 진리를 얻는 정신적 매커니즘을 밝혔다."
(27. 공장의 관념과 그 결과)
작업 과정이 갈수록 전문화되었고 시간이 점점 더 중요해졌다. 이런 적은 전에 없었다.
새 노동자는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도, 제공할 수도 없었다. 그저 노동력으로 고용되어 일하는 게 고작이었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자유를 얻으려면 자유를 이해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늘 역사의 물질적 결과가 그 이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애썼다.
그가 보기에는 그 자유의 이해야말로 정치의 핵심 주제였다.
마르크스의 주장은 곧 인간이 환경을 변화시키면 인간의 본성이 변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혁명은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이다.
(28. 아메리카의 발명)
미국은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은 군주가 없는 나라였고, 지배적인 교회와 위계적인 교회 조직도 없었다. 제국도, 기존의 법체계도, 화려한 전통도 없었다. 미국의 정치는 바로 그런 환경에서 비롯된 혜택이었다.
(30. 가치관의 대반전: 낭만주의)
낭만주의자들은 행위와 선택의 문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견해 자체를 부정하고, 답을 아예 찾을 수 없는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
칸트의 중대한 기여는 지식을 형성하는 것은 정신이라는 것, 본능적인 직관의 과정이 존재한다는 것, 우리가 가장 확신할 수 있는 세계 속의 현상은 '아(我)와 비아(非我)'의 차이라는 것을 이해했다는 데 있다
낭만주의의 본령은 역시 음악이었다.
베를리옺, 슈만, 리스트, 멘델스존, 베르디, 바그너 등...
낭만주의 음악의 최고봉은 아마도 가장 열정적인 예술 형태인 오페라일 것이다.
(31. 역사,선사, 지질학적 시간의 등장)
1859년 출판된 <종의 기원>...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의 말을 빌리면 "단지 하나의 과학 이론(종의 불편)을 대체할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세계와 자신에 대한 관념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다윈주의는 역사가 우연히 발생했고 역사에는 목적도 없고 궁극적인 종착점도 없다는 새로운 역사관을 강요했다.
다윈이 제시한 사회 변화의 모델을 이어받아 마르크스는 혁명의 필연성을 주장했으며, 다윈의 생물학을 이어받은 프로이트는 '인간 이전'의 잠재의식적 정신활동을 구상했다.
(32. 인간 질서에 관한 새로운 관념: 사회과학과 통계학의 기원)
자유를 극대화하는 최선의 질서는 어떤 것인가? 바로 여기서 사회학의 관념이 등장했다.
자연현상은 인과율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인간 행동은 의미를 내재하고 있으므로 '해석'과 '이해'가 필요하다.
이런 베버식 이분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타당하다.
(33. 민족주의와 제국주의의 이용과 남용)
20세기 과학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지적 중추를 이루는 세 가지 관념이 탄생했다.
그것은 바로 무의식, 유전자, 양자인데, 이 세가지 모두 독일에 기원을 두고 있다.
----> 이에 대해서는 저자의 별도의 책이 있는 것 같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독일 사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자, 무의식의 발견과 독일이 이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는 개념이다. 그것은 바로 '내면성'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사회로부터 초연하게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향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34. 미국적 정신과 현대의 대학)
랠프 왈도 에머슨, 올리버 웬들 홈스, 월리엄 제임스, 벤저민 퍼스와 찰스 퍼스, 루이 아가시, 존 듀이...
그들은 모두 생각이란 '저기 바깥'에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라 포크나 나이프, 마이크로칩처럼 세계에 나름대로 대처하기 위해 고안하는 도구라고 보았다......생각이란 다시 재현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의 존속 여부는 불변성이 아니라 적응성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올리버 웬들 홈스 2세..
절대적이고 확실한 것은 일체 믿지 말라는 신념이었다. "확신은 폭력을 낳는다."
"삶에 일방적인 길이란 없다."
자아는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지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고는 낭만주의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정신은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며, 사고와 행동을 일관적이도록 해준다.
(35. 십자가의 적과 코란 : 영혼의 종말)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그리스도교 이전 시대의 문화에서 보이는 '뚜렷한 지혜'를 찾고 그리스도교 초기의 미신적이고 비합리적인 무질서와 야만성을 비난하는 기번의 태도는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그는 주변에서 과거에 보잘것없었던 사람들이 권력을 장악하면 남들의 권리를 부인하고 견해의 차이를 용납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36. 모더니즘과 무의식의 발견)
첫째,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별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의식의 개념은 프로이트보다 몇 세대 앞서 1800년대의 유럽 사상에 자주 등장했다.
둘째, 프로이트와 불가분하게 얽혀 있는 심리학적 개념들, 이를테면 유아 성욕, 오이이푸스 콤플렉스, 억압, 퇴행, 전이, 리비도, 이드, 초자아 등도 프로이트의 발명은 아니다.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이루는 임상적 증거와 관찰 자체가 모호하거나, 결함이 있거나, 심하게 말하면 사기라른 것이다.
이제 정신분석학은 플로지스톤, 만병통치약, 연옥 등 어느 시대나 사기꾼들이 즐겨 사용하는 실패한 관념들과 더불어 죽은 관념으로 간주하고 폐기 처분해야 한다. 정신분석학은 치료법으로서 효용성이 없으며.....
모더니즘이 탄생한 곳은 바로 19세기의 도시였다.
모더니즘의 의미는 모더니즘이 현대적인 것, 세계적인 것 - 과학, 실증주의, 합리주의 -의 찬미인 동시에 경멸이 되었다는 사실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더니즘은 막대한 부와 황폐하고 비천한 새로운 형태의 빈곤이 공존하는 대도시를 낳았다.
후고 폰 호프만스탈(1874~1920)...
"우리 시대의 본질은 다양성과 불확실성이다. 중요한 것은 단지 다스 글라이텐데(미끄러져감)뿐이다....
"다른 세대들이 확고하다고 믿었던 것이 실은 다스 글라이텐데였다."
투르게네프는 <잉여인간>이라는 말까지 사용했는데...
그가 말하는 '잉여'란 주인공이 자의식으로 큰 고통을 받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말과 자기분석으로 삶을 소진해버린 것"을 뜻한다.
----> 이 문장을 읽고 내 삶이 반성되고 걱정되면서 뜨끔했다.. 찾아서 읽어 봐야 겠다 <잉여인간의 수기> 또는 <잉여인간의 일기>라는 단편인가 보다.
모더니즘은 또한 낡은 문화 양식이 사라지고 새 문화 양식이 탄생한 것을 찬양했다.
예술이 과학과 더불어 새로운 정신적/정서적 의미와 관념을 가져다 줄 것이며, 그 부조리하고 무의미한 실험적 형태가 '형태 없는 우연성의 세계'를 복원해주리라고 기대했다.
(결론)
전자, 원소, 모호한 자아
역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세 가지 관념으로 영혼, 유럽의 관념, 실험을 꼽았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영혼의 관념은 신의 관념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심지어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특히 내면에 열중하는 것을 보면 영혼은 신을 넘어, 종교를 넘어 진화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처음으로 '안을 들여다보기'가 시작된 것은 이른바 차축시대에 해당하는 기원전 7 ~4세기였다.
그 무렵 팔레스타인, 인도, 중국, 그리스, 페르시아 등지에서 거의 동시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과학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게 최선이라는 18세기 계몽주의적 태도/관념에 맞서 낭만주의는 인간 경험의 한 가지 확고한 사실은 내적 인간 경험 그 자체라고 말했다.
낭만주의는 영혼의 관념이 진화하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
J.W. 버로가 말하듯이 낭만주의의 본질, 나아가 역사에 존재했던 모든 '내면 지향'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호모 두플렉스의 관념이다. 즉 '또 다른 자아', 기존의 자아와 크게 다르며 더 고도하고 더 나은 자아, 누구나 찾으려 하거나 자신의 내부에서 풀어내려 하는 자아를 인정하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낭만주의, 인문학과 사회과학, 내면성과 무의식을 발전을 낳았다.
그 뒤 대중사회와 대도시가 성장하면서 이번에는 자아의 상실이 초래되었다.
무의식은 생각의 역사를 구성하는 양대 흐름의 통합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플라톤적 관심의 아리스토텔레스적 이해인 셈이다.
제대로 되었다면 역사상 가장 중대한 지적 성취, 통시대적 생각의 종합이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
지은이 왓슨은 원고지 분량으로 7천 매에 가까운 방대한 저작을 시각자료 하나 없이 오로지 글의 힘만으로 밀고 나간다.
[ 자평 ] 한 사람이 차렸다고 보기에는 너무 너무 놀라운 상차림. 다 먹지 못할 것 같았지만, 하나도 남길 없은 다 먹게 되는 재미와 가치
2024년 8월 7일 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전에 읽기 시작하여 2024년 12월 26일 마쳤다.
총 1194P의 대작이다.
이런 어마 무시한 책을 읽을 때는 원저의 제목과 저자가 어떤 분인지 궁금해 진다.
원저는 " Ideas : A History from Fire to Freud"(2005년)에 출판되었다.
저자는 피터 왓슨 (Peter Watson, 1943년~) 이란 분으로 영국의 지적 역사가이자 전직 저널리스트로서
'intellectual historian'(지성 사학자)로 불리시는 분이라고 한다.
이제 2025년 새해부터는 새로운<생각의 역사 II>로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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