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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의견을 품고 변화하는 세상 속을 건너가는 사람의 길에는 곡절과 매듭이 있고 숙제와 기약이 있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문제가 되었다는 바로 그 사실 탓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해결된 것은 해소된 것이 아니며, 손을 묶었던 끈을 풀었다고 해서 그 살의 생채기마저 없애진 못한다.
사건은 사실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실은 사실들은 언제나 인간들의 것이므로, 이를 강하게 옮기자면 '사실은 없으며 있는 것은 오직 해석뿐'이 되는 것이다.
"모든 성인에게는 과거가 있고, 모든 죄인에게는 미래가 있다."
- 오스카 와일드
"우리 세계는 얼굴이라는 이타성의 중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의해 주어진다.
바라볼 얼굴, 존중할 얼굴, 어루만질 얼굴들이 존재하기에 우리 세계도 존재한다."
- 이탈로 만치니
마음으로써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은 잡념의 경우에 특별히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호란스럽게 횡행하는 마음속의 잡념들을 잡아두기 위한, 일종의 마음의 블랙홀이랄 수 있는 게 화두다.
'깨친다'는 것은 우선 사무친다는 뜻이다.
사무친다는 것은 깊이 스며든다는 것인데, 이것의 함의는 다만 '심적 표상의 재설정'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식론적 차원의 안팎을 오가는 표상들은 대개 '사무치'지 않기 때문이다.
'있다-안다-한다'의 통전성은 불이와 개입의 일체성에 의해 한통속으로 엮여 있다.
방속에서 꽃을 봤다고 해도, 문제는 마당에서 따먹을 수 있는 열매인 것이다.
그리고 마당은 공적(空寂)의 깨침을 뒤로한 채 사린(四鄰)과 더불어 뒹굴어야 하는 응대의 교차로이기 때문이다.
---> 공적(空寂)은 없는 말이다. 텅비고 적막하다?!!
---> 사린(四鄰): 사방의 이웃
내 식으로 말하자면, 모든 위대한 정신은 하나같이 '알며서 모른체하기'를 직관하고 있었다.
익어가면서 마침내 화해하는 이치는 '시간의 딸'이지만, 우리는 늘 조급할 뿐 아니라 웃자람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헛되이 애쓴다.
아직 오지 않은 일은 아는 체 마라!
존재와 생성이 있으면 식(式)이 있고 칙이 있으며, 그래서 반드시 길이 있는 것이다.
---> 式 : 일정한 방식, 전례나 표준/규정
---> 則: 법칙
왜 어떤 말은 사람의 영혼을 단번에 오염시키는 것일까?
"나는 너무 똑똑해서 때론 나 스스로 내가 한 말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 오스카 와일드
지상의 매욱한 인간들이 질투하고 애욕하는 사이, 거짓과 원념(怨念)으로 들볶이는 사이에도, 아름다울 수 있었을 순간들이 유성처럼 지나간다. 대체 너는, 그 누구의 꿈으로 존재하는가.
"세 가지가 인생의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 잠, 그리고 웃음이 그것이다." - 칸트
그 이름이 존재를 견인하는 자리는 언제나 깊은 어둠 속이 뿐이다.
꽃은 언제 피는가? 외려 아무도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을 때인 것이다.
매번 혼자 시작하는 신독(愼獨)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다.
"일종의 영웅주의가 있다면 그것은 생활의 진상을 깨닫고 나서도 여전히 그 생활을 사랑하는 데 있는 것이다."
- 로맹 롤랑
----> 이번 주 읽었던 <스토너> 생각이 난다.
세네카의 말처럼,
"인간은 두려워하는 것에서는 금세 죽을 것처럼 행동하지만 좋아하는 것에서는 마치 영원할 것처럼 행동한다."
[ 자평]
내가 아는 김영민이라는 이름의 작가는 두 명이다.
한 분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전통적으로 탄탄한 학계에 계신 분이다.
한 분은 시인이자 철학자이며 인문학숙 ‘장숙藏孰’을 이끌고 계시는 김영민(1958년 ~) 으로 오랫 동안 야전에 계신 분이다.
"자본주의와 ‘창의적 불화’ 선택..“지는 싸움이지만 해야 하는 것”"
"시골에 머문다고 은둔은 아니다. 김영민의 지론은 “독립하되 고립되지 않는 것”이다. 인문학 운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경계하는 것도 인문학이 종교화되거나 개인수양화되는 현상이다. 그는 “인문학은 도시의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사는 곳이 동굴이어도 시선은 도시를 향해야 합니다. 어울려서 깨쳐야 합니다.”
[2013 문화계 인물](3) 철학자 김영민 - 경향신문 [2013 문화계 인물](3) 철학자 김영민 - 경향신문
[2013 문화계 인물](3) 철학자 김영민
한겨울에도 밀양의 햇빛은 그 이름처럼 빽빽했다. 철학자가 살 만한 터전이 따로 있겠냐마는, 별달리 기억할 만한 것도 없는 이 산자락의 농촌은 아무래도 철학자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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