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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칼비노에 따르면, 고전은 사람들이 "나 지금 책을 읽고 있어!"라고 말하는 대신, "나 지금 책을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할 때의 바로 그 책이다.

 

 

(길가메시)

 

지금까지 알려진 문학 작품으로는 가장 오래된 서사시.

 

<길가메시>를 처음 쓴 시기는 가깝게는 기원전 2000년, 멀게는 기원전 3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문학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최초의 서사시일 뿐 아니라 생태주의를 다룬 최초의 문학 작품

 

(아이소피카)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아이소포스(이솝).....

기원전 620년경에 태어나 560년경에 죽었다는 데는 학자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이소피카>를 성경을 비롯하여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과 똑같은 자리에 올려놓았다.

 

(오디디푸스 왕)

 

다른 비극 작가의 작품과 달리 소포클래스의 비극은 운명이 그렇게 절대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에서 운명은 인간 외부에 있는 어떤 힘 못지않게 그의 성격에 들어 있다. 

 

"나한테 쓰라리고 괴로운 재앙을 준 것은 아폴론이다.

하지만 내 눈을 찌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오이디푸스 왕>의 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자기 정체성의 문제는 첫손가락에 꼽힌다. 

 

적어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오이디푸스를 최초의 실존주의자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그리스/로마 신화)

 

유럽 정신의 어머니며 고향이며 집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사상이 헤브라이즘 전통이라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상은 헬레니즘 전통이다.

 

그리스 신화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끝이 나고 그 뒤를 이어 로마 신화가 시작되었다.

 

 

(아라비안나이트)

 

설화 문학이나 민담 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을만하다.

 

 

(탈무드)

 

유대인 율법학자들이 사회의 모든 현상과 관련하여 구전되어 온 내용을 집대성하고 해설해 놓은 것이다.

 

권수로 20권이고, 1만 2천여 쪽수에 낱말의 수만도 무려 250여만 개가 넘는다.

 

기원전 500년부터 시작되어 기원후 500면에 걸쳐 천년 동안 구전되어 온 내용을 2천 명에 이르는 학자들이 10여 년에 걸쳐 수집하고 편찬하였다.

 

 

(일리아스)

 

'일리온의 시'라는 뜻이다.

일리온이란 오늘날 튀르키예에 해당하는 소아시아 북쪽 해안 근처에 세워진 도시 왕국 트로이아의 다른 이름이다.

 

(신곡)

 

단테는 신 중심의 세계관과 인간 중심의 세계관 사이에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연옥편>과 <천국편>은 33개의 곡(칸토)으로 되어 있으며, <지옥>편에는 작품 전체의 서론에 해당하는 곡이 하나 더 붙어 있어 모두 100개의 곡으로 구성된다.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철학, 신학 등 중세의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어 가히 백과사전적이라고 할 만하다.

 

<신곡> 세 편을 각각의 예술 장르에 빗대어 말하는 학자들이 있다.

즉, <지옥편>은 조각, <연옥편>은 그림, 그리고 <천국편>은 음악에 가깝다는 것이다.

 

단테가  <신곡>을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썼다는 점이다.

중세기의 보편 언어라고 할  라틴어를 젖혀놓고 굳이 피렌체이 지방 방언으로 작품을 썼다는 것은 그가 민족 언어에 깊은 애착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단테는 라틴어의 굴레에서 문학을 해방시켰다는 점에서도 뛰어난 시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선)

 

셰익스피어는 당대 사회의 각계각층을 총망라하여 작품에서 다루지 않은 인물 유형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더구나 인간 심리를 꿰뚫어 보는 데는 어느 작가도 따를 수 없을 만큼 셰익스피어는 넉넉한 안목의 소유자였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 왕 + 5대(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 주인공은 외부이 힘보다는 내면적인 힘, 즉 운명보다는 성격의 결함 때문에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

 

헨리크 입센의 작품은 '환경극'이라고 부른다. <인형의 집>의 노라 같은 그의 주인공은 흔히 사회경제적 환경의 힘 때문에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돈키호테)

 

세르반테스는 손대지 않은 문학 장르가 거의 없다 할 만큼 사실상 거의 모든 장르를 두루 다루었다.

단편소설...장편소실....희곡....시....비평을 빼고는 모든 장르에 손을 댄 셈이다. 

 

문학 비평가 샤를 오귀스트 생트뵈브가  <돈키호테>를  '인간성의 성격'이라 부른 것.....

 

돈키호테는 신념과 의지가 강하고 도덕관이 뚜렷한 모범적인 기사다. 한마디로 이상주의, 꿈, 정신, 환상을 상징하는 인물

산초 판사는 지극히 평범하고 세속적인 인물로 ...현실주의, 실재, 물질, 사실을 상징하는 인물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상상력과 합리성, 그리고 영혼과 육체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듯이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도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실낙원)

 

각 시대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 한두 편씩 있게 마련이다.

가령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이  중세 정신을 대변하는 작품이라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이나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르네상스 정신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존 밀턴(1608 ~1674)의 실락원(1667)은 흔히 17세기 근대정신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밀턴은 단테가 과감하게 라틴어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이탈리아 방언으로 작품을 쓴 것처럼 과감하게 라틴어를 버리고 영어로 작품을 썼다. 

 

단테의 작품이 로마 가톨릭의 세계관을 다루는 반면, 밀턴의 작품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세계관과 맞닿아 있다. 

밀턴은 프로테스탄티즘이 낳은 위대한 시인이라고 하여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호메로스가 그리스를 위하여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쓰고 베르길리우스가가 로마를 위하여 <아이네이스>를 쓴 것과 궤를 같이한다. <실낙원>에 기록된 낙원 상실은 영국의 국가적 이상이나 포부와  맞닿아 있다.....

절대 군주에 반항하는 자유주의자의 모습이다.

 

(걸리버 여행기)

 

영문학사에서 조너선 스위프트는 가장 탁월하 산문 풍자가로 높이 평가받는다.

 

(젊은 베르터의 고뇌)

 

괴테는 젊은 시설에는 요한 프리드리히 폰 실러와 함께  <질풍노도> 운동을 벌여 독일 낭만주의의 토대를 다졌다.

독일 문학사에서 <질풍노도>는 계몽주의 사조에 맞서 인간의 감정을 해방하고 자유의 관념에 무게를 싣고 자아의식 등을 내세우려는 운동이었다.

 

집필한 지 겨우 네 주 만에 독일 문학사, 아니 세계 문학사를 바꾼 위대한 작품을 완성해 냈다.

 

괴테는 인간의 삶에서 이성 못지 않고 소중한 것이 감성이라는 진리를 새삼 일깨워 준다.

 

감성을 비롯한 직관과 상상력 그리고 정열은 젊은이들이 받아들여야 할 소중한 덕목이다.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예술가적 감수성을 지닌 베르터가 아직도 젊은이들에게 우상으로 존경받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안데르센 동화)

 

안데르센은 "나에게 동화는 구원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고백처럼 그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과 상처를 동화라는 수단을 빌려 치유하려고 하였다.

 

실제로 안데르센 동화의 원전을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슬프고 불쌍한 이야기가 휠씬 더 많다. 

 

유네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번역된 열 명의 작가로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자본론>의 저자인 카를 마르크스와 함께 안데르세을 꼽았다. 

 

 

(제인 에어)

 

성장소설(빌둥스로만)이란 이름 그대로 나이 어린 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견뎌내며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을 말한다...

남성 주인공을 다룬 대표적인 성장소설로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 꼽히고, 여성 주인공을 다룬 성장소설로는 <제인 어어>가 손꼽힌다. 

 

빅토리아 시대이 억압적인 사회 제도에 맞서 이렇게 능동적이로 적극적으로 여성의 권익을 부르짖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점에서 제인 에어는 가히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볼 수 있다. 

 

 

(폭풍의 언덕)

 

세계 문학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직 한 작품으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다.

<독일인의 사랑>을 쓴 19세기 독일 작가 막스 뮐러...

미국 작가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미국 청년 문화의 기수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도 중편소설과 단편소설을 제외하면 <호밀밭의 파수꾼>...하러 피도 <앵무새 죽이기> 한 권으로 미국 문단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에밀리 브론테가 문학사에서 불후의 문학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바로 <폭풍의 언덕>에서 보여준 빛나는 감수성과 시적이고 강렬한 필치 때문이다.

 

비평가들은 그 비극성이나 시적 특성 때문에 이 소설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과 허먼 멜빌의 <백경>과 곧잘 견주곤 한다.

 

이 작품의 중심 주제는 서로 대립되는 두 힘에서 삶의 원동력이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프로이트는 문명한 나라에서 사는 사람일수록 삶에 대한 불만이 휠씬 많다고 지적한다.

문명인들은 교양이나 문화의 이름으로 그만큼 원시적 본능을 억압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작중인물이든 서술 화자든 자신의 아집과 편견 그리고 지식과 정보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료 인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애드거 앨런 포 단편선)

 

그는 시인이자 소설가요, 문학 비평가이자 문학 이론가요 또한 잡지 편집자였다.

 

(주홍 글자)

 

미국이 문화적으로 독립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맡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너샐니얼 호손(1804~1864)이다.

 

헤스터에게 죄는 죽음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 인간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헤스터는 종교적/사회적 계율의 쇠사슬을 끊어버리고 본능에 따라 개인의 자유를 누리고자 한 전형적인 인물이다.

즉, 사회법보다 인간 본능에 귀를 기울이는 자연법에 따라 행동하려는 헤스터는 낭만주의적 개인주의를 잘 보여 준다.

 

(윌든)

 

에머슨을 비롯한 너새니얼 호손, 허먼 멜빌, 애드거 앨런 포, 윌트 휘트먼 같은 문학가들의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영국 문학에서 젖을 떼고 미국 문학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소로는 발전과 진보를 신앙처럼 믿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원시적 자연의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물질적 풍요와 경제적 성공을 삶의 최대 목표로 삼은 인간에게 "소박하라, 소박하라, 소박하라"라고 외친다.

소로가 실천에 옮긴 낭만적 개인주의나 자기 의존은 문명과 등을 돌리 때 비로서 가능하다. 

 

(레 미제라블)

 

1882년 파리에 무려 60만 명이 이르는 사람들이 여섯 시간이나 그의 집 앞을 행진하며 "공화국 만세! 빅토르 위고!"을 외쳤다.......3년 뒤 마침내 사망했을 때는 국장이 엄숙히 거행되었고, 파리의 개선문에서 팡테옹에 이르는 장례 행렬에는 무려 200만 명의 사람이 그의 운구를 뒤따랐다.

 

<레 미제라블>이 마침내 햇빛을  본 것은 집필을 시작한 지 무려 20년 남짓한 세월이 지난 1862년, 그러니까 작가의 나이 예순 살 때였다.

 

저자는 초판 본 서문에서 "무지와 불행이 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한, 이러한 책은 여전히 쓸모가 있을 것이다" 라고 밝힌다.

 

테오필 고티에는 이 작품을 "인간의 손으로 쓰인 작품이라기보다는 자연의 힘에서 나온 현상"이라고 불렀다.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에서 섬세한 감정 묘사와 재치 있는 대화 그리고 산뜻한 문체로 18세기 영국 중류층과 상류층 여성의 삶을 다루어 영국 소설에서 '위대한 전통'을 창시하였다.

 

오만과 편견은 진리를 인식하는 데 적잖이 걸림돌이 된다. 이 두 걸림돌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진리에 이르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난하다.

오스틴이 작품이 배경으로 삼고 있는 18세기 말엽과 19세기 초엽은 세계사에서 격변기요 역사의 전환기였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왕정을 무너뜨린 대혁명이 일어났고, 미국에서는 영국 식민주의에 맞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났다......

오스틴은 이 작품에서 오직 한 적한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연애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므로 적어도 이 점에서 오스튼의 소설은 역사 의식과 사회 인식이 결핍되어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여자의 일생)

 

<여자의 일생>은 귀스타브 블로베르의 <보바리 부인>과 함께 가히 프랑스 리얼리즘 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을 만한다.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즐거운 것도, 그렇게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세기에 나온 작품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이 작품은 문학과 문화 전반에 걸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지상 세계가 이성과 합리와 현실의 세계라면 지하 세계는 패러독스와 부조리와 환상의 세계다.

 

<이상한 나라>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빌려 현실 세계의 온갖 부조리한 일을 풍자...

예를 들어 "이거 늦겠는걸!"이라느니 "어서 서둘러!"라느니 "시간이 없어!" 라느니 하고 늘 외치면서 우왕좌왕 맴돌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하얀 토끼는 영락없이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모습이다....

걸핏하면 "저 자의 목을 쳐라!"라고 고힘지르는 하트 여왕은 권위적인 지배자나 독재자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밖에도 캐럴은 이 작품에서 자유로운 동화 형식을 빌려 아동들의 강제적인 암기 수업 방식을 비롯한 교육 문제나 정치와 사회 문제 등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한다.

 

앨리스를 불멸의 사랑스런 소녀로 창조한 루이스 캐럴은 "앨리스는 젊음, 진보, 활기 같은 단어를 상징한다"고 말한 적이 잇다. 

 

 

(인형의 집)

 

빅토리아 시대의 중산층 독자들과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큰 충격이었다.

 

서양의 연극은 크게 세 단계로 발전해 왔다.

 

첫 번째 단계는 고대 그리스 비극을 중심으로 한 운명극이다. 소포클래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무렵의 극에서는 주로 신탁에 의한 운명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을 그린다.

 

두 번째 단계는 르네상스 시대의 성격극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이 흔히 그러하듯이 이 무렵의 극에서 주인공은 성격적 결함 때문에 비극적 파멸에 이른다.

 

세 번째 단계에 속하는 입센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운명의 노리개도, 성격적 결함의 희생자도 아니다.  대부분의 주인공은 노라처럼 외부 환경 때문에 파멸을 맞는다. 다시 말해서 입센은 연극을 운명이나 성격의 굴레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래서 입센의 연극은 흔히 환경극이라고 부른다.

 

자아 정체성을 위협받고 있거나 사회적 편견이나 인습의 속박에서 해방되려는 사람이라면 피부 색깔이나 성별 그리고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나는 노라다! " 라고 선언할 만 한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빅토리아 시대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고 있던 1837년부터 1901년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이 시대는 영국 역사에서 산업혁명의 경제 발전이 성숙기에 도달하여 대영제국이 절정기에 이른 시기였다.

빅토리아 시대는 경제력과는 달리 그 어느 때보다도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위선적인 시대였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체면과 명성과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다수 인간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적과 흑)

 

붉은 색은 군인을 상징하고 검은색은 종교적 사제를 상징하는 색깔이었다.

 

<적과 흑>은 흔히  '최초의 부르즈아 소설'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부르주아의 이상은 자유주의 정신이고, 그것은 프랑스 대혁명의 지적 의상이었다. 

 

세계 문학사를 샅샅이 뒤져보아도 쥘리앵 소렐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성격을 지는 인물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쥘리앵은 악한이면서 영웅이고, 영웅이면서 악한이다. 철면피인가 하면 예민하고, 위선적인가 하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대지에 굳건히 발을 디딘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동시에 천상의 별을 향하여 고개를 쳐든 낭만주의자다.

이중적이고 자기 모순적인 주인공은 나폴레옹이 추구하는 부르주아 이상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성직에서 구원을 찾으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탕달은 소설 제목을 '적과 흑'으로 삼았다....

쥘리앵은 새 편에도 쥐 편에도 들 수 없었던 박쥐처럼 붉으색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검은색에도 만족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스탕달은 "인간의 마음을 분석하지 않는 작품을 쓰는 것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선하다는 것도, 가장 위대하다는 것도, 모든 것이 위선이다. 아니면 적어도 사기다"라는 줄리앵의 말은 그 시대에 대한 준열한 심판으로 읽힌다.

 

예술 풍토에서 스탕달은 프랑스 소설을 낭만주의에서 해방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문학의 사회적 기능에 무게를 싣는 비평가들은 톨스토이를 더 뛰어난 작가라고 내세우고, 문학의 예술적 기능에 무게를 싣는 비평가들은 도스토옙스키를 더 위대한 작가로 꼽는다.

 

개인의 삶과 예술 세계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는 작가도 드물다. 

프로이크는 도스토옙스키의 변화무쌍한 성격에서 창조적 예술가, 신경 질환자, 도덕가, 그리고 죄인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토마스 만은 그를 두고 아예 "죄인이며 동시에 성자"라고 불렀다.

 

이 작품은 그의 예술과 철학 그리고 사상을 집대성내 놓은 결정체다.

 

하이데거는 이 작품의 영향으로 <존재와 시간>을 썼고, 니체를 비롯한 샤르트르와 카뮈 같은 실존주의자들은 이 작품에서 철학적 자양분을 얻었다. 톨스토이가 임종할 때 침대 머리맡에 있던 책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었다.

 

사랑이 없었기 때문에 카라마조프 집안은 무너진다. 

 

도스토옙스키는 작품을 쓰면서  한 번도 수정해 본 적이 없다.....빚을 갚기 위하여 작품을 쓴 발자크는 교정쇄가 나오는 즉시 수정과 가필을 했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아예 가필과 수정도 하지 않았다.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는 상상력의 산물인 문학을 심리학이나 역사보다 높은 반열에 올려놓는 데 크게 이바지한 작가다.

 

<안나 카레니나>를 읽노라면 마치 균형과 조화를 갖춘 고전주의 건축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톨스토이는 이 작품의 구성을 문제 삼는 한 비평가에게 "이 소설의 건축학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낀다"고 적어 보냈다.

 

<전쟁과 평화>가 삶을 긍정하는 낙관적 세계관을 보여 준다면, <안나 카레니나>는 염세적이고 비극적인 세계관을 보여 준다. 문학 전통에서 보더라도 전자가 역사적 리얼리즘에 가깝다면, 후자는 심리적 리얼리즘에 가깝다.

 

 

소설가 서머싯 몸은 한 작품에서 "사랑의 비극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은 바로 안나와 카레닌을 두고 말한 것처럼 읽힌다. 

 

 

(모비 딕)

 

독일 격언에 "속도보다 올바른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집념이 지나치면 아집이 된다.

 

이슈메일은 이러한 에이해브 선장을 두고 "신을 인정하지 않는 신 같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에이해브 선장이 본질주의자요 확신주의자라면, 이슈메일은 상황주의자요 회의주의자다. 

전자가 일원론자라면 후자는 상대론자요 다원론자다.

 

 

(허클레리 핀의 모험)

 

헤밍웨이는 "미국의 모든 현대 문학은 마크 트웨인이 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책 한 권에서 비롯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헉 픽은 "인간이란 다른 인간에 대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 겁니다"라고 절망을 털어놓는다.

 

헉 픽의 이 절규는 종교나 도덕, 사회 규범보다는 개인의 직관과 참다운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을 천명하는 일종의 양심선언이다. 

 

짐이 추구하고 있는 자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노예제도가 부여하는 구속과 속박의 멍에로부터의 자유다.

한편 헉 픽이 추구하는 자유는 짐이 추구하고 있는 신체적 자유와는 달리 좀 더 정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면이 강하다.

 

헉 픽은 종교/도덕/법률/문화라는 온갖 이름으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편견과 그릇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직관적인 자아와 자연스러운 내적 충동에 따라 살기를 바라는 인물이다.

 

미시시피강과 뗏목은 자유, 안정, 행복, 평화, 자연과의 조화 따위를 상징하는 한편, 강변과 그 주위 마을은 속악, 악의, 기만, 위선, 탐욕, 폭력 따위를 상징힌다.

 

 

(말테의 수기)

 

릴케는 무려 1만 편이 넘는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돈과 퇴폐의 도시 파리를 방황하면서 느낀 우울한 삶과 존재의 불안을 기록한 소설이 다름 아닌 <말테의 수기>다.

 

<르몽드>지는 <말테의 수기>를 '20세기 100대 작품'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릴케가 이 작품에서 다루는 주제는 무려 70개가 넘는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소설 제작소'뒤마의 '소설 제작소'에는 많을 때는 70명에 이르는 작가들이 일했고, 해마다 20편에서 30편 정도의 소설을 쏟아냈다.

 

'몬테크리스토'란 글자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산'이라는 뜻이다.

 

<몬테크르스토 백작>처럼 정의감이나 복수보다는 희생과 용서, 원한보다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하는 작품도 아마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마담 보바리)

 

19세기 프랑스 소설의 최고봉으로 일컫는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 ~ 1880)의 소설..

 

대중의 관심을 처음 끈 것은 이 작품과 관련하여 작가가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대변하는 중산층은 경제적 성공에 대한 기대, 권력 지향성, 실용성, 관습과 인습의 맹목적인 존중 등을 가치관으로 받아들인다.

 

<마담 보바리>는 소설사에 새로운 장을 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플로베르 하면 프랑스 리얼리즘을 완성한 작가로 일컫는 것이 보통이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작중인물의 마음을 좀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플로베르는 <일물일어설>을 주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이론에 따르면 어떤 사물이나 상황은 오직 특정한 한 낱말로만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의어나 유의어란 개념은 이 이론에 들어설 자리가 없다. 

 

 

(오페라의 유령)

 

미국의 애드거 앨런 포와 영국의 아서 코넌 도일에 이어 가스통 르루는 프랑스 문단에 추리소설 전통을 수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오페라의 유령>은 서양 문학사에서 고전적 공포소설의 전통과 맥을 같이한다.

이 장르에 속하는 작품들을 꿰뚫는 순수와 예술에 대한 미적 추구, 그리고 그것과 극명한게 대립하는 공포와 죽음, 불안 등은 인간의 내면에 깊이 깃든 욕망과 무의식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원초적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심리에 대한 탐색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심리소설이요, 예술과 삶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예술소설이나 철학소설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오페라의 유령>의 중심 주제는 뭐니 뭐니 해도 삶의 겉모습(외견)과 그 뒤에 숨은 참모습(실재)사이의 차이나 간극이다.

 

오페라 무대의 뒤쪽과 가면과 지하실은 인간의 의식 세계에 가려 있는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위대한 유산)

 

디킨스는 모두 20여 권에 이르는 장편소설을 썼다. 그중에서도 <위대한 유산>(1861)은 <데이비드 코퍼필드>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위대한 유산>은 전형적인 빌둥스로만(성장소설) 장르에 속한다.

 

디킨스는 <위대한 유산>에서 애정과 충성심과 양심이 사회적 신분 상승이나 부의 축적보다 휠씬 소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인공 핍이 품고 있는 야심이나 자기 발전은 크게 교육, 사회, 도덕의 세 가지 형태를 띤다.

 

신사란 결국 외형적이고 사회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면적이로 정신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영국 신사는 어떤지 모르지만, 꼭 단어가 지향하는 것과 사회적 현실이 같지만은 않다는 것을 살면서 알게 된다.

---> ""조선이란 나라는 그토록 자기 수양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이 지도층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궁극적으로 나라의 운명은 왜 그리 되었을까? " ....조선의 선비들, 특히 개인적 인격 수양을 기본으로 삼았던 사림들이 기수양의 학문을 넘어서서 왕권을 억압하고 국정을 장악함으로써 이른바 사대부 독존의 사회체제를 만들기 위한 선비들의 정치적 무기로 이용되는 과정...

 

핍은 '신사(gentleman)'란 교양 있고 지식이 많으며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마음이 "선량한(gentle) 기독교인(christian man)"이라는 소중한 사실을 깨닫는다. 

 

세계 문학사에서 보면<위대한 유산>은 한편으로는 사실주의 전통에 뿌리를 박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상징주의를 미리 보여 준다.

 

 안개는 주인공의 자기 인식과 관련이 깊다. 핍은 미망과 무지의 안개를 헤치고 조금씩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닫기 때문이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템스강과 그 강물은 격리와 죽음의 의미를 지니지만 재생과 부활의 의미도 함께 지닌다.

 

 

(좁은 문)

 

앙드레 지드는 <어린 왕자>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 중 한 사람이다. 

--->  내 세대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요즈음은 아니 에르노 인 것 같다. 

 

이 소설은 심오한 종교적/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어 쉽게 읽힐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신약성경에서 빠온 구절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길이 넓어 그리고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태복음 7장 13절)라는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지드에게는 제롬이 보여 주는 세속적 사랑과 무조건적인 자기희생도, 알리사가 보여 주는 천상의 사랑과 지나친 종교적 믿음도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한편으로는 세속적 사랑이나 무조건적인 자기희생이 얼마나 부질없고 허무한지 고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적 계율엣 비롯되는 위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예술가적소설(퀸스틀러로만)은 이러한 성장소설의 하부 유형에 속한다.  나이 어린 주인공이 온갖 시련과 역경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하되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는 작품이 곧 예술가소설이다.

 

이 책의 제사로 삼은 "그리고 그는 미지의 예술에 마음을 두었다"는 구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문장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에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장인 건축가 다이달로스를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초월적 신을 섬기는 '종교의 사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섬지는 '예술의 사제'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만약 예술가가 사회 질서에 순응한다면 모범적인 시민은 될 수 있을지언정 위대한 예술가가 되기는 좀처럼 힘들 것이다. 

스티븐 더덜러스는 "살고, 실수하고, 넘어지며, 승리하고, 삶에서 삶을 재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나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인 침묵, 유배, 간계를 이용하겠어"

 

 

(위대한 개츠비)

 

재즈 시대란 음악인 재즈가 풍미하던 시대로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도덕적으로는 타락했던 1920년대 미국 사회를 일컫는 용어다.

 

작가는 주인공 개츠비에게 붙인 '위대한'이라는 형용사를 반어적으로 사용한다.  그릇된 목적, 즉  이미 유부녀가 된 첫사랑 데이지를 다시 차지하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개츠비의 삶은 그다지 '위대한 '것과는 거리가 먼 실패한 삶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닉은 개츠비의 낭만적 이상주의를 높게 평가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제이 개츠비는 바로 변질된 '미국의 꿈'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방인)

 

뫼르소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즉물적이고 즉흥적인 인간이다.

 

한마디로 뫼르소는 병적인 인물이거나 성격 파탄자, 의학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사이코패스', 즉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 글쎄. 해석에 동의하기 어렵다. 내가 읽은 바로는...

 

비굴할 정도로 사회의 인습과 도덕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뫼르소는 그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려는 인간이다. 

 

뫼르소가 사형을 당한 것은 아랍 사람을 살해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카뮈의 말을 빌리자면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뫼르소는 당시의 사회적 관습과 규범에 따라 행동하기를 거부하려고 한다.

 

남의 가치나 판단에 따라 살아가는 것은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을 빌리자면 인생을 "중고품으로 살아가는'것이다. 

 

하이데거는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첨예하게 의식하는 것을 '선구적 각오'라고 불렀다.

 

'행동하는 인간' 뫼르소는 감옥에 갇힌 뒤부터는 점차 '사색하는 인간'으로 바뀐다. 

 

 

(동물 농장)

 

조지 오웰(1903~1950)은 <나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글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 말고 작가는 크게 네 가지 동기에서 글을 쓴다고 말한다. 즉, 1) 순전한 이기심, 2) 심미적 열정, 3) 역사적 충동, 4) 정치적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

 

조지 오웰은 "보편적인 기만의 시대에 진리를 말하는 것이야말로 혁명적 행위"라고 말하였다.

 

정치가들이 언어를 조작하여 권력을 독점하거나 행사하는 것은 <동물 농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20세기에 프랑스어로 쓴 책 중에서 가장 널리 읽힐 뿐 아니라 외국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다. 

 

생텍쥐페리는 경험주의자라기보다는 관념주의자요, 현실주의자라기보다는 이상주의자라고 할 만하다.

 

<어린 왕자>에서 생텍쥐페리가 다루는 가장 중요한 주제라면 역시 무지와 그것에서 비롯하는 편견과 편협한 마음의 위험성일 것이다. 

 

 

(노인과 바다)

 

시인들이 삶을 흔히 항해에 빗대듯이 바다는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터전을 가리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은유이기 때문이다.

---> 2023년 이런 차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프랑스 철학자 '로랑스 드빌레르'의 책

 

이 소설에서 산티아고가 죽음을 무릅쓰고 거대한 청새치를 잡아 올리는 행위는 곧 자신에게 닥쳐온 늚음을 물리치는 상징적 행위로 보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에서 다루는 주제 중에서 영웅주의와 스토아주의는 첫손가락에 꼽힌다.

 

산티아고는 상어 떼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할지는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라고 말한다. 

 

인간의 연대 의식이나 협동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호밀밭의 파수꾼)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기성세대의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에 반기를 드는 홀든은 '반문화', '대항문화', '청년문화'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홀든은 사흘 반 동안 뉴욕 거리를 방황하는 동안 현대 사회의 추악한 속물근성과 모든 계층에 두루 나타나는 위선에 염증을 느낀다. 홀든은 기성세대의 위선과 기만과 속물을 한마디로 '가차(phony)'라는 말로 표현한다.

 

홀든에게 고립과 소외는 단순히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차라리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보는 쪽이 더 옳을지 모른다.

 

피비 같은 맑은 영혼을 지켜 주는 고독한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려는 것이 홀든의 꿈이요 이상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는 삶의 좌우명으로 삼은 모토로 "인간은 어떻게 자신을 구원하는가"라는 구절을 적었다.

 

조르바는 "살아 있는 가슴, 과장된 언어를 푸짐하게 뱉어내는 입, 위대한 영혼을 지닌 사나이- 아직 모태의 대지에서 탯줄이 끊어지지 않은 사나이" 였다.

조르바는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 삼아 배우고, 본능과 감각에 충실하려는 행동파 인간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

 

마르케스는 <백년 동안의 고독>을 구상하여 완성하기까지 무려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바쳤다.

 

흔히 '라틴아메리카의 창세기'요 '묵시록'으로 일컫는 이 소설에 대하여 <뉴욕 타임스>에 서평을 쓴 한 필자는 "책이 생긴 이래 모든 인류가 읽어야 할 첫 번째 문학 작품"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마콘도'는 좁게는 콜롬비아를 상징하지만 넓게는 남아메리카 대륙, 좀 더 넓게는 오대양 육대주에 흩어져 있는 모든 인간 사회를 상징한다. 한미다로 마콘도는 인간 세계를 축소해 놓은 것과 같다.

 

마르케스는 소설 작품이란 모름지기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역사란 진실과는 거리가 먼, 한낱 권력을 장악한 지배 계급이 조작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 이런 측면에서 내가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앵무새 죽이기)

 

'현대의 고전'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을 한 권 꼽는다면 단연 20세기 미국 작가 하퍼 리(1926~2016)의 <앵무새 죽이기>(1960)를 빼놓을 수 없다.

 

<보스턴 헤럴드> 기사의 한 구절처럼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준 책"이기도 하다.

 

하퍼 리가 <앵무새 죽이기>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정의의 심판과 관련된 문제다.

 

부 래들리나 톰 로빈슨은 바로 앵무새와 같은 인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편견이나 아집 때문에 적잖이 고통을 받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장미의 이름)

 

<장미의 이름>에 가장 핵심적인 갈등과 대립은 무엇보다도 진리의 문제, 즉 진리란 절대적인가 아니면 상대적인가 하는 문제다.

 

에코는 "지금 진리는 거울에 비춰보듯이 희매해서 우리 앞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세상의 허물을 통해 그 진리의 파편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에서 타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촉구하여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에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순환적 리듬을 따르는 자연과는 달리 인간은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일직선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선형적 세계관에서 인간은 절망을 느낄 수 밖에 없다.

 

 

[ 자평 ] 전문가를 통한 서양 고전 50권 구경하기.. 

 

<적과 흑>, <허클레리 핀의 모험> , <마담 보바리>에 대해서 그 가치를 새롭게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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