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밑줄/연결 ]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
(역주) 보르헤스에게서 매우 특징적인 것으로서 상상의 산물, 또는 현상을 독자로 하여금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도록 하기 위한 장치이다.
(역주) 환상의 사실화, 즉 이중적 차원의 환상적 사실주의
각 분야를 석권한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창조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고, 또한 자신이 창조한 것을 하나의 치밀한 조직체계로 전환시켜 놓은 사람들은 더더욱 많지 않다.
---> WoW.. 1000% 공감가는 말.
---> 내 전공으로 말하면 경영학을 떠드는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그렇게 실제 조직을 경영했던,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좋은 경영 체계를 만들어 놓고 은퇴하거나 죽은 사람은 더더욱 많지 않다.
틀뢴의 한 학파는 시간을 부정하기에 이른다. 그들은 현재란 규정될 수 없는 거고, 미래란 현실적 실체가 없는 마치 현재적 기다림과 같고, 과거란 현실적 실체가 없는 현재적 기억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원주) 러셀은 세계가 환영적인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인류를 바탕으로 조금 전에 창조되었다고 가정한다.
(역주) 과거가 확정되어 있지 않다는 말은 과거가 현재의 기억에 재창조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푸코의 배경(background)이 아닌 전경(foreground), 즉 재구성된 역사의 개념이 바로 보르헤스에게서 나왔음을 보게 된다.
------------------------------------------------------------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역주) 라이프니츠는 모든 지식 안에는 모든 언어 안에서 추출해 낼 수 있는 보편적인 상징을 통해 묘사될 수 있는 어떤 기본적 뿌리 같으 것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역주) 라이프니츠는 기하학적으로 분할된 단위는 무한하지만 그것의 총합계는 유한하기 때문에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논지이다.
(보다 나쁜 것으로) 모든 시대가 동일하거나, 또는 모든 시대가 서로 다르다는 그런 초보적인 지식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역사적 진실>이란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났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영광이란 일종의 몰이해에 불과하며, 아마 최악의 몰이해일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분석하고, 창조하는 것은 (그는 또한 내게 이렇게 써보냈다) 비정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지성의 정상적인 호흡작용이네]
--------------------------------------------------------------
(원형의 폐혜들)
안도감과 함께, 치욕감과 함께, 두려움과 함께 그는 자신 또한 자신의 아들처럼 다른 사람에 의해 꿈꾸어진 하나의 환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바빌로니아의 복권)
(역주) '바빌로니아'는 <신의 문>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바벨>이 그 어원
바빌로니아는 우연들의 영원한 놀이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
(바벨의 도서관)
우주(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이라 부르는)는 부정수 혹은 무한수로 된 육각형 진열실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공리, <도서관>은 영원으로부터 존재한다.
불완전한 사서인 인간은 우연, 또는 심술궂은 조물주들의 작품일지도 모른다.
두번째 공리, 알파벳 철자의 수는 스물다섯 개이다.
이 사상가는 모든 책은 서로 얼마나 다르건 간에 동일한 원소들로 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도서관'이 거대하다 할지라도 똑같은 두 권의 책은 없다.
---> 깜짝 놀랬다.
---> 보르헤스가 이 책을 출간한 해는 1941년 이니 그 전에 썼을 것이다.
---> 크릭과 왓슨이 DNA를 발견하여 노벨 생리학상을 받은 해는 1962년이다.
탐욕스러운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자신들이 살았던 행복했던 도서관을 버렸고, 각자 자신의 <변론서>를 찾으려는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층계 위로 내닫았다.
소위 <책의 인간>에 대한 미신이 바로 그것이다. 어느 육각형, 어느 책장에는 (사람들이 추론하기를) <나머지 모든 책들>의 암호임과 동시에 그것들에 대한 완전한 해석인 책이 존재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 한 사서가 그것을 대략 훑어보았고, 그는 신과 유사하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나의 말을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도서관>은 한계가 없지만, 주기적이다.
-------------------------------------------------------------------------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깃들이 있는 정원)
(기억의 천재 푸네스)
나는 <기억한다>라는 이 신성한 동사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지구상에서 단 한 사람만이 그러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그 사람은 이미 죽었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미룰 수 있는 것은 모두 미루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은밀하게 우리가 영생불멸하고, 곧 모든 인간이 모든 일을 하게 되고, 모든 것을 알게 될 거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주) 플라톤이 현실을 우주적 질서의 표현으로 본 반면 아리스토테렐스는 개인적 경험의 부분으로 본 데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플라톤으로 보면 지식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일반성을 띠게 된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는 개인적 인지의 결과로 나타난다.
사고를 한다는 것은 차이점을 잊는 것이며, 또한 일반화를 시키고 개념화를 시키는 것이다.
-----------------------------------------------------------------------------
(칼의 형상)
그는 자신이 육체적으로 겁쟁이라는 것을 호도하기 위해 자신의 정신적 오만함을 과장했지요.
----------------------------------------------------------------------------------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논고)
역사가 역사를 복사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놀랄 만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미리 예견되어 있었는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죽음과 나침판)
나는 세계가 마치 하나의 미로인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소.
-------------------------------------------------------------------------
(비밀의 기적)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경우 어떤 것에 대해 쉽게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인간에게 가능한 경험들의 수는 무한하지 않으며, 시간이 일종의 허위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반복>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
(유다에 관한 세 가지 다른 이야기)
나는 세계가 마치 하나의 미로인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소.
(작품 해설)
이 소설집에 나오는 열일곱 개의 단편들은 크게 <문학 이론>을 소설화시키고 있는 작품들과, <형이상학적 주제>를 소설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는 두 범주로 나뉜다.
소위 20세기 후반 문학 연구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 중의 하나였던 수용미학, 현상학, 독자반응 이론, 후기구조주의 등이 제기한 <읽기>의 문제가 벌써 보르헤스에게서 본격적으로 문학적인 문제화가 되어 있음을 증거한다.
형이학적 주제들은 이제까지 흔히 철학, 또는 부분적으로 문학에서 물어왔던 신, 죽음, 영원, 시간과 같은 것들이다.
같은 테제를 놓고 이제까지 철학이 추구해 왔던 방식들이 추상화, 논리학적, 해석적이었다면, 문학은 구상적, 미학적, 현상학적이었다.
[ 자평 ] 이 천재 구라쟁이의 글은 좀 더 봐야 겠다. 독특한 남미만의 냄새, 또 다른 특이한 그의 향이 더해져 있는 듯
한 편 읽다가 한 편만 읽고 멈췄다.
이번에 다 읽으리라고 작정하고 2022년 2월 14일 다시 시작하여 3월 12일날 끝냈다.
2022년 들어와서 2월 ~3월 동안 남미출신의 위대한 두 구라쟁이의 소설을 읽은 셈이 되었다
아르헨티나 작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 ~ 1986년)와 콜롬비아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ía Márquez, 1927년 ~ 2014년)이다.
나이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보르헤스가 한 세대 정도 앞선 작가였으나 구라의 능력과 스타일이 비슷하기도 하다.
보르헤스가 최초의 단편집 [불한당들의 세계사]를 1935년에 발표 했고, 마르케스가 [백년의 고독]을 1967년에 발표 했다.
내 경험으로는 약간 보르헤스가 더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것 같아 인문학서적을 읽는 듯 했다.
한 권밖에 읽지는 못했지만, 나에게는 마르케스가 더 소설에 기대하는 바에 맞는 작품인 듯 하다.
'읽은 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다, 읽다, 쓰다 by 김연경 (0) | 2022.03.15 |
---|---|
우리를 속이는 말들 by 박홍순 (0) | 2022.03.13 |
읽는 직업 by 이은혜 (0) | 2022.03.11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해설) (0) | 2022.03.06 |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by 피트 런 (0) | 2022.03.05 |
- Total
- Today
- Yesterday
- 경영혁신
- 데브옵스 도입 전략
- 제로 성장 시대가 온다
- 파괴적 혁신
- 혁신
- Ai
- 양자역학
-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
- 스케일의 법칙
-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
- 부정성 편향
- 상대성이론
- 플랫폼의 시대
- 인공지능
- 경계의 종말
- 당신은 AI를 개발하게 된다
-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 사회물리학
- 복잡계의 새로운 접근
- 불교
- 이노베이션
- 전략에 전략을 더하라
- 함께 있으면 피곤한 사람
- 최진석
- 고도를 기다리며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엔진
- 직감하는 양자역학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안나 카레니나
- 돈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