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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어째서 우리는 한국어로 쓰여 있는데,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인가?
언어 활동이란 생각, 사물, 세계의 윤곽을 제시하는 활동이다. 다시 말하면 소통을 위해, 지식을 전하기 위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벌이는 활동이다....
철학은 언어활동이다....왜냐하면 생각은 언어로 표현된다. 혹은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 생각이라는 전통 속에 서양 철학이 있다.
니시 아마네는 '철학'이라는 단어를 발명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시간, 공간, 이성, 긍정,부정, 명제, 개념 등의 단어도 발견했거나 발명했다. 니시 아마네의 이런 발명품은 현대 한국어에 잘 편입됐다. 그러나 그는 일본인, 그것도 백수십년 전의 옛 일본인이다. 서양 정신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여 그것을 일본에 제대로 전파한 사상가도 아니었다.
---> 이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이 번역된 책이 있다.
단어 토롤로지
--->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기발했다. 아 단어를 이렇게 행렬로서 표현할 수도 있구나...
나는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한국어 번역을 통해 검증 작업을 수행했다.
폴 가이어 교수와 예일 대학의 알렌 W. 우드 교수가 영어로 번역한 1998년 캠브리지 대학 출판사의 <순수이성비판> 영어 번역 판본과,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의 베르너 S. 플루하르 교수가 번역한 1996년 해켓 출판사 영어 번역 판본을 동시에 읽었다.....
한국어 번역본으로는 백종현 번역과 최재희 번역을 비교했다.
----> 이 부분이 나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칸트의 <순서이성비판>은 독일어로 써져 있다. 이를 영어로 번역한 책 2권과 한국어로 번역한 책 2권을 비교한 것이다. 그리니 <독일어 --> 영어>로 된 번역과 <독일어 --> 한국어>로 번역한 책을 비교한 것이다.
칸트의 12개 일반논리학의 판단 유형 <순수이성비판> | ||||
인간의 모든 생각과 앎은 이런 형식 중 어느 하나로 표현된다는 것 | ||||
Quantity | Quality | Relation | Modality | |
Universal | Affimative | Categorical | Probblematic | |
Particular | Negative | Hypothetical | Assertoric | |
Singular | Infinite | Disjunctive | Apodeictic | |
19세기 일본학자들의 번역 | ||||
분량 | 성질 | 관계 | 양상 | |
전칭 판단 | 긍정 판단 | 정언 판단 | 개연 판단 | |
특칭 판단 | 부정 판단 | 가언 판단 | 실연 판단 | |
단칭 판단 | 무한 판단 | 선언 판단 | 필연 판단 | |
저자의 주장 | ||||
분량 | 성질 | 관계 | 양상 | |
보편 판단 | 긍정 판단 | 무조건 판단 | 미정 판단 | |
개별 판단 | 부정 판단 | 조건 판단 | 확정 판단 | |
단일 판단 | 긍정부정 판단 | 선택 판단 | 필연 판단 |
----> 이 용어 변경이 이 책의 핵심인데, 저자의 번역이 더 쉽게 이해가 가는 것 같다. 공감하고 동의한다.
[ 자평 ] 글쎄....'괴씸까지야 하겠는가'... 좀 더 나은 것이 있어도, 반드시 틀린 것은 또 몇 개나 있겠는가...
<추론>에 대한 책을 찾아 보다가 아들 책장에 있는 이 분의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아마 대입 수능생 시절에 봤던 책인 듯 한데, 깔끔하게 잘 쓴 것 같아서 이 분의 다른 책 중 관심이 있어 읽었다.
저자는 언어활동가이며 작가,편집자, 변리사라고 하시며 칸트의 <순서이성비판>을 번역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 <코디정의 지식채널>도 운영하고 있고, 아마 유튜브 콘텐츠의 결과물을 정리한 것이 이 책인가 싶다.
저장의 주장 대로라면 저자가 번역한 <순수이성비판>을 꼭 읽어 보고 싶다. 어떻게 번역을 했는지....
https://youtu.be/t4LbEEmS0tk?si=umyawqDN_VsZkQ9F
저자의 한글 번역어 선택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그런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좋은 지적이고, 좋은 시도이고, 전문분야가 아닌 나 같은 잡독서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고마운 일이다.
우선 어떤 전문분야의 한글화를 주장하고 그런 주장에 맞춰 번역을 한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은 최무영교수의 책이다.
좋은 책이고 좋은 시도였지만 이미 한문 물리학 용어에 익숙한 나는 약간 어색한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면 <장>을 <마당>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은데, 이미 용어 교육을 통한 세뇌가 이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구나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여튼 철학책을 간간히 읽으면서 용어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전공은 아니지만 2-3개의 철학용어사전을 참고 하면서 본다.
데카르트, 샤르트르 등 프랑스어 쓰인 철학이 원전일 경우에는 엘리자베스 클레망가 정리한 <철학사전>을
칸트, 니체처럼 독일 철학일 경우에는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Friedrich Max Muller)의 <철학소사전>
그리고 추가로 정영도교수의 <철학사전>을 참고한다. 세 권 다 절판상태다.
일단 저자와 같은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새로운 해법들을 시도하는 책들은 가끔 봤다.
번역의 문제도 있지만, 작가의 문제도 지적하는 (본명인지 모르지만) 자비원작가의 책이 우선 가장 기억이 난다.
일반인은 도통 이해하기 힘든 철학 번역어 문제에 대하여 지적하는 신우승작가도 있었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동의는 하지만 이상하게 생각되는 지점이 있었다.
첫째. 출발어 - 중개어 - 도착어로 이어지는 번역 체인에서 중개어와 도착어의 번역 품질만을 비교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있나 싶다. 출발어와 비교를 해야 하는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칸트가 쓴 <순수이성비판>은 독일어로 쓰였다. 저자는 그 독일어판을 번역한 영문판과 한글판을 비교한다.
출발어가 독일어인데 독일어와 원전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고 영어 번역본과 한글 번역본을 비교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저자가 비교한 백종현/최재희 교수는 독일 원서를 번역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결론을 잘 못 읽으면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한 책이 더 훌륭하라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읽힐 수가 있지 않을까!! 저자의 주장은 한글로 번역한 책은 난해하다는 것이며 그런 난해함이 생기는 원인은 원래 독일어 --> 일본어로 번역한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한글번역어로 차용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글쎄. 그렇다면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더 잘 이해는 방법은 독일어 원어를 읽는 것일텐데 그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영어 원서로 읽는 것이 낫다는 결론으로 단순화 될 수도 있다. 영어라는 중개어를 (출발어로) 놓고 본 것이기 때문에 <독일어 -->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 --> 일본식 번역의 한글 번역> vs <영어 --> 좀 더 한글스러운 한글 번역>과의 비교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원래 진자로 알고 싶은 <독일어 --> 좀 더 한글스러운 한글 번역>은 주장에서 빠지게 되는 치명적인 단계가 생긴다. 칸트는 저자가 놓고 분석한 출발어인 영어로 책을 쓴 것이 아니라 독일어로 쓴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아들의 추천으로 인문/사회 관련 대입 수험생용 영상이나 책을 몇 번/권 본 적이 있다. 느낌은 수험생 대상으로 콘텐츠를 생성하는 사람들의 맹점은 명확하게 칼부림을 하여 단순하게 답을 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알아 듣게 설명을 잘하는 능력이 돈과 점수에 연관되어 그런지, 듣고 읽으면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처럼 설명을 잘한다.
물론 정답과 오답이 있어야 점수를 낼 수 있고, 등수와 우열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것이 그렇게 명확하고 단순하게 칼부림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다.
예를 들면 저자가 정신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soul을 보자. 저자는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를 한다.
단순하게 이해가 되며 명확하게 정답이 있어 보인다.
원어(영어) | 개념 | 적합한 번역어 (저자 추천) |
비적합 번역어 (일본식 번역) |
soul | A라는 사람 개인을 강조하면 것. A를 다른 사람과 구별하여, A라는 정체성을 갖게 만드는 그 사람의 정신. 정신은 사람의 생각을 뜻함.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면 판단하는 능력이나 작용이 정신임. 살아있는 인간의 비물질적인 생명을 지칭할 때는 '정신'을, 사후 세계의 인간을 지칭할 때는 '영혼'이라는 단어를 선택해서 번역해 봄직하다. |
정신 | 영혼 |
내 서재에 있는 관련 책들에서 '정신'을 찾아 보았다.
조지안 시프르의 철학 용어집(프랑스 원서)에서 정신은 'Esprit'
ㅇ 원래의 뜻은 영, 바람이며
ㅇ 비물질적 존재들(신과 천사들, 악마들)
ㅇ 유심론적으로는 육체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실재로, 하나의 실체로서 이해되는 사고를 가리킨다.
ㅇ 유물론적 개념의 정신은 지성적 사고, 지성적 생활의 원천이며, 자율적인 실재로서가 아닌 육체의 활동으로서 이해된다.
엘리자베스 클레망의 책(프랑스 원서)에서 정신은 espirit(프랑스어), spirit(영어), Geist(독일어)
ㅇ 어원은 숨, 바람, 정신을 뜻하는 라틴어 spiritus
ㅇ 자연 또는 물질에 대립하는 비물질적인 원리를 뜻한다. 본질의 질서나 인식의 질서에서 최초의 것으로 간주된다.
ㅇ 영혼을 신성하게 만들 수 있는 진정한 힘
ㅇ 일반적으로 인간의 동물적 부분이자 맹목적인 욕구의 잠재력인 신체와 대비된다.
ㅇ 헤겔은 정신을 무인격적 원리라고 했다. 각각의 인간은 정신의 대리인일 뿐이다. 정신은 자연에 대립되는 역사를 낳은 자유, 자율적인 결정의 능력이다.
ㅇ 길버트 라일은 정신이라는 말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까지 말한다. 정신은 근거 있는 실제가 아니며 단지 상상 속의 존재, 하나의 신화일 뿐이다. 정신은 기계 속의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막스 뮐러의 철학 소사전(독일 원서)에서 정신은 Geist
ㅇ 존재가 드러난 것이요, 또 존재를 위해 드러나는 것
ㅇ 아낙사고라스는 우주를 질서짓는 원리, 파르메니데스는 존재 안에 존재자가 근원적으로 모여 있다고 것
ㅇ 플라톤은 많은 이데아들 중의 최고의 이데아가 영원히 <스스로 보는 것>이라고 보고, 인간의 이성으로서의 정신을 이렇게 <스스로 보는 것>에 관여하는 영혼의 가장 높은 부분이라 보았다.
ㅇ 아리스토텔레시는 정신을 <자기 스스로를 생각하는 생각>이라고 이해했다.
ㅇ 스토아학파는 <스스로 움직이는 정신의 불길>이 모든 사물들의 최고의 원리이며
ㅇ 헤겔은 정신은 변증법적으로 해석된 절대자..
ㅇ 포이어바흐는 인간의 감성과 따라서 우주의 감성이 완성되는 방식이라고 본다.
ㅇ 니체는 사고하는 이성으로서의 형의상학적인 정신을 의지가 <삶을 부정하는> 형태라고 보고, 이런 형태는 존재의 궁극적이고 모든 것을 다 포괄하는 정지 속에서, 모든 생성을 정지시키버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정영도 교수책에서 정신은 pneuma(그리스어), spiritus(라틴어), Geist(독일어), mind(영어)
ㅇ 단순하게 일컬어서 말한다면 정신이란 비물질적인 존재자 일반을 가리킨다.
ㅇ 비육체적인 본질, 주관, 인간의 인격, 육체로부터 벗어나서 현존하는 데몬(Demon)을 말한다.
ㅇ 단순한 주관, 즉 자기 자신과 존재자를 의식할 수 있는 주관과는 다른 인격이다.
ㅇ 주관적인 정신, 즉 개인적인 정신과 대조되는 객관적인 정신을 가리킨다.
ㅇ 인식능력으로서 이성, 즉 이성으로서 정신은 진리를 획득하고자 하는 노력이면서 진리를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물론 요즘 새로 나오는 철학용어사전/개념어 사전이 아니라 모르겠지만 누가 주장하느냐에 따라 용어의 정의나 개념의 정의가 약간씩은 다르다. 안갯속에서 명확히 지는 탄착점되 있지만 주변으로 더욱 모호하게 헷갈리는 지점도 같이 생긴다.
If 'A' then 'B' or '가' then 'I' 식으로 정답의 타점을 명확히 가를 수 있는 것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는가?!
정답이 없다는 것이 매우 맞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류나 오점이 더 적은 Better 답이 있는 것, 그런 것을 찾는 겸손한 자세가 더 맞는 것 같다.
세상 쉽지 않다. 지식도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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