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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태평양으로 가는 험하고 먼 길 : 쇼생크 탈출, 1994년)

 

"자유로운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의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쇼생크라는 감옥은 지금 우리가 사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의 축소판이고, 앤디와 레드는 그 권력에 무기력한 우리의 모습과 다름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저 벽을 원망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 벽에 기대게 되고, 나중에는 의지하게 되지.

그러다가 결국엔 삶의 일부가 돼 버리는 거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엔딩 크레딧 : 아무르, 2012년)

 

"열린 창으로 비둘기가 들어 왔었다.

그전에 언젠가 들어왔을 때는 들어온 문으로 내보내 줬다.

그러나 두 번째는 비둘기를 잡았다. 비둘기를 잡는 것은 쉬었다.

하지만 날려 보냈다."

 

음악이나 부부간의 애정,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도 죽음 앞에서는 그저 열린 창문으로 날아가는 한 마리의 비둘기일 뿐입니다. 

 

(지금,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세요  : 러브레터, 1995년)

 

"잘 지내시나요?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사랑에 대한 질문은 많지만, 대답은 오로지 한 가지입니다. 그건 자기 자신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나 편지이기도 할 겁니다. 그것은 오로지 내 손으로만 그리거나 쓸 수 있는 거지요.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내 영혼의 한 부분입니다.

 

 

(마음으로 하는 대화 : 화양연화, 2000년)

 

"그는 지나간 날들을 기억한다.

먼지 낀 창틀을 통하여 과거를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였다."

 

부부생활이란,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서로 어울리는 소나타 같은 것이어야 하는데, 이들은  피아노 독주처럼 조용하고, 혼자서 자신의 곡을 연주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남자 - "나요? 티켓이 한 장 더 있다면 나와 함께 가겠소?"

여자 - "나예요. 내게 자리가 있다면 나에게 올 건가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말하지 않고, 이렇게 독백으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는 헤어집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In the mood for love>, 사랑을 위한 감정인 것은 매우 적절한 표현입니다.

감정이나 분위기가 중심에 있고, 사랑은 희미하게 그림자처럼 너울거리기만 합니다.

 

타르고프스키의 영화 <노스탤지어 Nostaldia>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공주가 사랑한 남자 : 로마의 휴일, 1953년)

 

"삶이란 것이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죠"

 

사랑하면서 사는 날들이 삶의 휴일이기도 합니다.

 

만약에 이 역할을 메릴린 먼로나 소피아 로렌이 했다면 웬지 거북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아름답고 신비로운 여배우의 대명사이기도 한 잉그리드 버그만의 마지막 작품인 베르히만 감독의 <가을 소나타>에서 

'어른이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이 사랑의 본질입니다.

나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타인이 하기 싫을 하지 않는, 인간관계의 믿음입니다.

 

그녀는 빈티지 시네마의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어떻게 사람들을 위안하고, 힘을 주는지 몸소 실천하였고, 스크린에서 내려와서는 영화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주름진 얼굴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녀가 평소에 사랑했다는 시 한 편을 인용하면서 나의 공주님을 이만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시는 그녀가 아들에게 유언으로 남긴 글로도 유명합니다.

 

(행복은 용감한 사람에게 주는 신의 선물 :  행복을 찾아서, 2006년)

 

"내 인생의 이 순간을,

이 작은 부분을 '행복'이라 부릅니다."

 

 

무거운 짐을 들기 위해 잠시 엎어진 자리에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공룡과 같은 현실을 피해 몸을 숨기고 눈물을 흘리면서 견딥니다.

그리고 그는 항상 달립니다. 

 

당신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한 문장으로 행복을 적으라는 거지요.

 

행복은 가진 것이 있다면 나누어주고, 모자란 것이 있다면 채우려고 노력하는 그 적당한 순간에 찾아옵니다.

이것을 조율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 죽은 시인의 사회, 1989년)

 

"오 캡틴,

마이 캡틴!"

 

아버지는 자신이 살았던 세상과 앞으로 아들이 살 세상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아들을 사랑했지만, 사랑은 타인을 배려하는 것, 아들 역시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타인임을 인정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이 시대의 불편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불통의 세상이지요.

 

 

미국의 계관시인인 월트 휘트먼은 링컨 대통령이 1865년 암살당하자, 그를 추모하는 시 4편을 쓰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위의 시입니다....

시인은 링컨을 침몰 직전에 있는 미국이라는 난파선을 이끌었던 함장으로 노래합니다.

 

정말 중요한 건요, 스스로 공부하는 겁니다. 유명 강사의 현란한 말솜씨보다 조용히 한 권의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유행은 항상 권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자건 시인이건 권력을 잡으면 반드시 타락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예술가들이 권력을 멀리합니다. 

 

 

(누가 사무라이를 죽였나?  : 라쇼몽, 1950년)

 

"인간에 대한 믿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소."

 

아키라 감독.....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인간이 보여주는 위선과 위악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싶었다...

 

다 무너져 가는 교토의 정문 라쇼몽은 우리 인간의 내면을 상징하는 것이고, 한 사람의 죽음을 놓고 오가는 위선과 위악의 말들은 우리가 서로 나누는 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찾고 싶어요 : 어바웃 타임, 2013년)

 

'인생은 알 수 없는 거란다.

그 누구의 인생이든 간에....."

 

<러브 엑추얼리>, <노팅힐>의 감독 리처드 커티스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더불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모닥불' 감독입니다. 

Richard Curtis (1956년 ~)
미야자키 하야오(1941년~)

 

그는 시간여행 능력을 자신의 사랑과 타인의 행복을 위해 쓰고 있습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대목인데, 타인의 행복이 바로 자신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인생을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시간과 장소는 바로 오늘과 지금 여기입니다.

주인공이 시간여행을 하는 이유도 '오늘'과 '여기'에서 행복하기 위해서지요.

그리고 오늘과 여기가 사랑으로 충만하고 행복하다면? 시간여행이 필요 없지요. 

 

우리는 누구나 시간 여행자이고, 시간 여행이 결국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 

인생은 바로 오늘 하루로 연결된 늘 오늘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건이나 환경 때문에 '더' 행복해지는 일은 없습니다. 여기서도 못하면 저기서도 못하는 거지요. 

 

미야지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마법사 할멈이 치히로에게 머리핀을 만들어 주면서 말하지요. 대단한 마술보다 자기 손으로 만드는 작은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말이지요.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 블랙 스완, 2010년)

 

"난 느겼다. 완벽했었다."

 

발레는 아름답고, 환상적이면서 귀족적입니다.

이 천박한 물질문명의 도피처이고, 각박한 세상살이에 따뜻한 모닥불과 같은 온기가 있는 무대입니다.

 

<백조의 호수>는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음악으로도 유명합니다.

 

인생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선과 악이 혼재하는 불완전한 영혼이 인간에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데트와 오딜은 이러한 인간 정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둘이 교차하는 지점에 공포와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니나가 흑조를 연기하는 과정은 그녀가 예술가로 완성되는 필연의 과정이며,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신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감독은 그녀가 공연을 통해 백조에서 흑조로 변해가는 과정을 탁월한 상상력으로 살려냈고, 이것이 이 영화의 압권입니다.

 

 

(당신의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시네마천국, 1988년)

 

"인생은 네가 본 영화하고는 달라,

인생이.....휠씬 힘들지."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사랑해라. 너의 철부지 시절을 생각하여라. 토토가 어렸을 때 영사실을 사랑했듯이."

 

과거의 모든 것을 우리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인생의 몇 장면만을 기억하고 그것도 나에게 유리하게, 혹은 불리하게 편집을 하기 때문에 이미 현실이 아닙니다. 

 

 

(내 노래가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니 : 서칭 포 슈가맨, 2011년)

 

"죽은 사람을 찾다가 

산 사람을 발견한 거지요."

 

음반에는 가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른 가수들은 사소한 가십거리까지 정보가 넘쳐 나는데 말이지요.

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합니다.

 

1970년 <cold fact>,  1971년 <comming free reality> 단 두 장의 음반을 내고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사장되어 버린 로드리게스.

 

그는 27년 동안 막노동을 하면서 삶을 묵묵히 견대내고 디드토리트의 허름한 주택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후 30여 차례의 공연이 모두 매진이 되었고, 그 수익금은 모조리 친구와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는 지금도 여전히 디트로이트의 허름한 벽돌 집에서 예전과 똑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  식스토 로드리게즈 (Sixto Diaz Rodriguez, 1942 ~ 2023년) 8월 8일 81세로 귀천하셨다. 영화로 본 그는.. .그저 도인이었다.

 

그의 음악이 가슴 깊숙이 다가온 이유는 의외로 선명합니다. 그의 인생이 가난한 시인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대다수 시인들은 로드리게스처럼 살아갑니다. 막노동을 하기도 하고, 때론 집필에 몰두해 질병에 걸리거나 혹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면서 미쳐 죽기도 하지요.

 

우리는 한 작가에 대해 한 작품으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어린 왕자>, <변신>, <파우스트>와 같이 작가를 상징하는 한 작품을 독자들은 온 우주로 여길 수도 있지요. 그는 이미 두 장의 앨범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아니, 앨범에 수록된 한 곡만으로도 우리는 그를 전설로 여길 수 있습니다.

 

음악을 한순간의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고 삶 그 자체를 사랑하고 노래한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 자평 ]  찰진 문장으로 잘 써내려간 영화에 대한 품격있고 따뜻한 감상

 

2021년에 나온 아래 책의 저자 소개에 의하면 등단 33년차의 시인이자 소설가이시라고 한다. 

아래 책과 같은 저자의 책인지 모르고 두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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