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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1. 본래적 서정)
(김소월)
소월 시는 전반적으로 감정적 충동과 이성적 통제의 양면성을 띠고 있다. 이 대조적인 기능이 적절한 배합과 조화를 이룬 곳에 소월 시의 진면목이 있다고 본다. 단순한 충동적 서정보다는 이성적 통제를 거친 비극적 서정이 의미상의 긴장을 유발한다.
(이병기)
(박용철)
(백석)
흰눈은 여기서는 축복이다. 눈이 푹푹 내리고 푹푹 쌓이는 것은 나타샤와 나의 사랑의 실현을 의미한다. 이 사랑을 당나귀는 갓난아기의 울음으로 축복한다. 그렇지만 이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상된 사랑이다. 그럴수록 심리적 이상은 시적 긴장과 일치하는 탄력을 얻게 된다.
(서정주)
그의 초기 작품에 영향을 준 것은 니체뿐 아니라 보들레르까지도 포함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정서가 어디에 숨어 있는가를 안다. 땅에서고 강에서고 아니면 하늘에서고 그는 매의 눈초리로 그것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정서의 밑바닥을 안다. 거기에 닿아야만 정서가 빛으로 올려와서 눈물 같은 것이 되는 줄을 안다.
(김종길)
이 시는 삶과 죽음, 혹은 청춘과 노후가 의미하는 체념과 무기력과 절망에 대해서 희망과 활력의 정서가 팽배한 긴장관계를 이루고 있다.
(천상병)
(박재삼)
강물의 흐름을 인생의 비극적 서사곡으로 노래한다. 인생의 첫사랑을 강물의 출발인 산골 물에, 중년과 노년의 번뇌를 질펀하게 뒤척이는 도도한 강물에 비유하고 마지막 임종의 시간을 소리 죽은 가을 강에 비유한다. 그리고 임종의 긴장된 순간을 '미칠' 일이라고 한 것과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이라고 한 것은 생명의식의 절정에서 폭발하는 이 시인 특유의 환상적 황홀이다.
(김종상)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명제를 업고 성실하게 인생을 순례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시다.
(천양희)
(나태주)
<새야>
남들이 보는데 추는 춤은
춤이 아니다.
남들이 듣는데 부르는 노래는
노래가 아니다.
새야
노래하고 숨는 새야.
남들이 아는 걸 꾸는 꿈은
꿈이 아니다.
(2. 초월적 인식)
(한용운)
<이별>
죽음이 한 방울의 찬이슬이라면 이별은 일천 줄기의 꽃바다
죽음이 밝은 별이라면 이별은 거룩한 태양이다.
아아 이별의 눈물은 진이요 선이요 미다.
아아 이별의 눈물은 석가요 모세요 짠다크다.
진정한 사랑은 애인의 포옹만 사랑 할 뿐 아니라 애인의 이별도 사랑하는 것이다.
(박두진)
시적 체험의 지향성을 볼 때 박두진은 기랑성 같은 세계적 시인들의 대열에 서 있다. 그가 지니고 있는 초월적 본체에의 귀의라고 하는 시적 이상의 최고 관념치는 프랑스 상징파 시인들들이 포, 예이츠, 릴케와 같은 시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김운성)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사물의 본질에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하이데거)
(박재천)
박재천의 시는 보편적인 정신 활동의 구조보다는 동양사상 특히 노자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해서 이해하는 것이 그의 시인적 자질에 부합되는 방법이라고 본다.
(이해인)
"시인의 불변의 속성을 가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 일정한 정체가 없다. 확실히 시인은 신의 자손 가운데 가장 비시적인 존재다. " ( 키츠)
(3. 인간적 비전1 : 본연적 순수성)
(김춘수)
(홍윤숙)
홍윤숙시인은 "시는 일차적으로 자기 성찰과 확인"이라고 했고 "존재의 내밀한 인식"에 초점을 두기도 했다.
홍윤숙시인에게 있어 시는 "삶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여 벗기고 캐며 수직적 깊이로 상처를 내는 부단한 메스가 된다."
그것은 그때그때마다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 직언"이라고 생각할 만큼 그의 시는 철저하고 진지하다. 그래서 본인의 말대로 우리는 그의 시에서 "존재의 원점을 찾아 굴착해 가는 삽의 마지막 부딪힘 같은 소리"를 듣게 되는지 모른다.
(한하운)
한하운의 시를 읽고 있으면 비극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고통의 뿌리가 인간의 마음 어디까지에 닿아 있는지, 그리고 이를 묘사하는 언어의 기능이 어디서 정지해버리는 알 수 없을 만큼 망연자실하게 된다.
(조병화)
조병화의 시는 내용상 두 가지 경향을 뚜렷이 하고 있다.그 하나는 제제나 주제가 군중과 더불어 있는 공동체의식에 근원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에 대한 자아의식에 근거를 두고 있는 점이다.
(문정희)
(한광구)
상징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미지라고 정의된다. 다시 말해서 이미지가 개념적인 결정체가 될 때 상징의 기능을 발휘한다. 개념적인 결정체란 것은 이미지가 표상적인 것이 되었을 때를 의미한다. 즉 이미지가 단순히 어떤 행동이나 국면(situation)의 요소를 제공할 때는 모티브의 기능을 발휘하고 다른 무엇을 의미할 때는 상징이 된다.
(최승자)
(기형도)
(4. 인간적 비전2: 사회적 복합성)
(김수영)
김수영은 이렇게 말한다. "들어맞지 않던 행동의 열쇠가 열릴 때 나의 시는 완료되고 나의 시가 끝나는 순간 행동의 계시를 완료한 순간이다."
김수영, 그는 '아무것에도 취하여 살기를 싫어하는' 시인다.
(김규동)
(고은)
(신동엽)
제 2 화
간 밤에 밟히워 간 가난한 목숨들의 명복을 위하여, 지금 어디선가 아우성치고 있을 못된 아귀(餓鬼)들의 진혼을 위하여. 그리고는 내일날 태양빛 찬란히 빛나 있을 사형집행장, 꽃바람 부는 교외, 잔디밭 언덕으로 끌려나갈 아름다운 인류들의 눈물을 위하여.
내 동리 불 사른 사람들의 훈장(勳章)을 용서하기 위하여. 코스모스 뒤안길 보리 사발 안은 채 죽어 있던 누나의 사랑을 위하여.
감옥돌 묻으러 갈 꽃상여의 길 닦이를 위하여. 아프리카사막서 일사병으로 눈먼 식민지 병사들의 월급봉투를 위하여. 그리고는 먼 훗날, 당신이 서 있을 대지를 쪼개고 솟아 나올 시생대 암층 깊숙이 우리의 대서사시를 새겨 넣기 위하여.
(김승희)
(최승호)
<사람이 하늘보다>
사람이 하늘보다
어질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원두막에서 비를 피하던
농부들을 벼락이 때리는 순간이다
5. 내면적 생명의식)
(이형기)
시인의 시선이 삶의 본원적인 것에 쏠린다 해도 인식의 방법에 따라 하나는 추상과 관념의 형식을 취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대상의 존재성을 구체적인 형상(주로 비유)로 표현할 수 있다. 시는 감수성의 문제보다 경험의 문제를 중시한다는 말이 있다. 시인은 대체로 추상과 관념보다는 대상의 존재성을 체험화하는 경향이 많다.
(허만하)
브룩스는 이렇게 말한다. "과학자는 기교적인 말은 조심스럽게 배제한다. 기교적이란 것은 연상적이거나 감정적인 색채가 있거나 태도나 판단에 암시적인 요소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학적인 자질과 시인적 자질이 공유하는 공통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관찰력이다.
허만하의 시에 편만해 있는 명상적 성격은 노장 사상에서 도덕성을 제거하거나 아울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신을 제거한 광활한 자유의 그것이다.
(황동규)
아무리 세상의 무게를 덜어내도 자신에게 잡히는 것은 없다. 모두를 잃고 자기 자신마저 잃는다.
문제는 모든 종교적 관념을 통일시키는 시인의 통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저마다 자기 불빛을 달고 있는 나비나 낙엽이나 물고기의 거취다. 살아 있다는 사실의 생생한 현장의 문제다.
황동규는 이렇게 말한다. " 삶이 뭐냐 따위는 묻지 않고 뒤를 보지 않고 시간 속에 들어 있는 그러한 시간 속을 들어가서 삶의 얽힘과 풀림을 환유로 처리하는 시작 행위를 주로 한다."
(정현종)
일찍이 괴테가 말한 "추억해서 그리워하는 그런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는 진리를 이 시인은 자기 나름대로 형상화하고 있다.
정현종은 의식의 폭이 넓고 상상력에 잔뿌리(세근)가 많다. 지적 에스피리는 그 중량이 다양하다.
(오규원)
안정과 정돈은 생명체의 휴식 공간이나 휴식 시간에만 진행된다. 실명체 중에서도 특히 인간은 이러한 기능을 만물의 영장답게 발휘한다.
작아지지 않으면 순수의 무게에 이를 수 없다는 절대의 한계를 사실성(작은 크기)에 두고 '나'와 귤의 존재 가치의 초점을 여기에 모은다.
(오세영)
철학이 존재에 대한 범우주적인 범주를 가진 논리적인 사고인 데 반하여 시는 존재에 대한 비지각적 직관이란 점이 양자의 차이점이다.
<칼>
분노에 떠는 칼도
집에 들면 잠든다.
오욕과 굴종의 하루를
밖에 두고 문을 닫는
나의 귀가.
안식은 항상
닫힌 그릇 안에 있다.
(김정란)
김정란 시의 근본 동기는 실존적 회의다. 시적 표현의 이상을 자유에 두면서도 실존적 근거를 포착하지 못하는 딜레마에서 시의 기교는 탄생한다.
(김광규)
김광규의 시적 사고의 유형은 철학적 사색의 근간인 사변적인 것과 실증적인 것을 종합한 형태다.
사변적인 것은 지적 논리라 할 수 있는 역설/아이러니/알레고리 같은 수사적 기교를 통해서 나타나고, 실증적인 것은 명징한 체험을 통해서 드러난다. 이 양자의 조화 속에 숨어 있는 그의 시적 생명의 다양한 표정을 읽을 수 있다.
(6. 이미지(언어감각)의 전용)
(이장희)
[ 자평 ] 한국 시사 100인의 시에 대한 좋은 구경....
대중서라기 보다는 <시론>을 배우는 분들이 읽는 전문서적이 아닐까 싶다.
500P가 넘고 2008년 나온 책으로는 한자가 매우 많은 편이라 읽는데 시간이 걸렸다.
다행스럽게 여름 휴가가 겹쳐서 대학생 아들 녀석의 반납 요구일 전에 다 읽었다.
한자를 좀 더 다듬는다면 좀 더 대중성이 있는 책이 될 터인데, 교수님은 그러실 생각이 없으실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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