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은 시적 양심 by 이 은경
[ 밑줄/연결 ] 무엇보다도, 김수영의 시를 읽으면 안온했던 일상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하지 않은 채 살고 있었다는 느낌, 날이 무뎌진 것도 모른 채 무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는 느낌에 선뜩해진다. 김수영 시 읽기의 진정한 의미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김수영의 뜨거움은 한 인간이 일생에 걸쳐 성격처럼 지닐 수 있는 일상적 뜨거움이다.' 성격처럼 지닐 수 있는 일상적 뜨거움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기에 이 문장은 김수영에 관한 최고의 찬사처럼 들린다. 무엇보다 그의 글은 거친 삼베처럼 마음을 쓸어내린다. 김수영 시의 일관된 주제인 끈적한 일상과 서늘한 이상 사이의 갈등을 체화하게 되는 이 시기의 키워드들은 한국전쟁, 일상과 이상의 줄다리기, 첫 시집 이다. '몸부림은 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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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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