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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소니 퀸(Anthony Quinn, 1915년 ~ 2000년)과 줄리에타 마시나(Anthony Quinn, 192년 ~ 1994년), 영화배우 역사상 top 수준에 꼽히는 두 명배우의 연기만으로 하나의 영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명작.

많은 영화광들이 인생영화로 꼽는 영화이며 나 또한 영화를 꽤나 보는 관객으로서 다르지 않다.

특히 영화 캐릭터상 가장 순수한 인간을 그린 <젤소미나>의 그 묘한 미소와 눈물을 어릴 때 TV에서 본 이후 영화 <길>을 생각할 때 마다 그 이미지가 떠나지 않는다.

연기하는 캐릭터 마다 그 캐릭터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낼 줄 아는 대배우 앤소니 퀸의 <희랍인 조르바>는 이 영화보다 약 10년 후의 작품이다. (1964년작)


특히 '줄리에타 마시나'가 연기한 <젤소미나> 캐릭터는 (내가 영화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화사 전체를 통털어서도 완벽하게 그려낸, 가장 순수한 인간을 보여 주는 캐릭터라는 점과 그 연기로도 첫 손가락에 든다 해도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다. '줄리에타 마시나' 할머니 자체가 그냥 <젤소미나>인 것 같다.

기억에 남긴 장면과 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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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이 명배우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영화 속의 연기 장면.
또란 이 여배우가 여자 채플린이라고 불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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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고나면 평생 잊기 어려운 젤소미나의 웃음과 눈물.
물론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자가 캐릭터를 만들었겠지만, 이 연기자에 맞춰서 캐릭터를 만든 것 같이 연기가 살아 있다.
아니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를 그대로 보여 준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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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해 보지 않고 살기가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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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젤소미나가 사는 이유가 된다는 것
그만큼 그가 인간에 대한 헌신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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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렇게 볼 수 있고, 이렇게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삶 자체가 성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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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성스러운 메세지
아무 대사도 없이 돌맹이 하나와 표정으로 방점을 찍는 멋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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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에서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예수님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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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의 말씀처럼 인간 모두는 떠도는 신세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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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면 너무나 슬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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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젤소미나 할머니 말씀처럼 생각 좀 하면서 살자
남자는 몸으로만 사는 사람
여자는 머리와 가슴으로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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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신과 선, 도덕과 윤리, 이성과 사랑을 저버린 인류 전체의 절망과 통곡이다.

남자가 우는 장면의 최고봉은 <파이란/2001년>에서 최민식님의 연기였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왜 앤소니 퀸이 대배우임을 알게 되었다.
이미 <파이란>에서 최민식형님이 우는 연기를 하기 50년 전에 앤소니 퀸 할아버지가 그런 연기를 보여 주신 덕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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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으로 더 배우기 )

(세계의 명작영화 50 by 노비 친)

학창시절에 처음으로 <길>을 본 뒤 몇 십 년 동안 '젤모니나는 환상적인 무뇌아(생각 없이 사는 사람을 빗댄 말)'라는 인상이 박혀 있었다. 그런데 45세를 넘고 세 번째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인상은 말끔히 씻겨 나가고 말았다.

'성자와 광대의 일체화'를 구현한 펠니니
너무나 '부족하게' 보이는 젤소미나가, 잠파노가 범하는 '악'에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칼로 베듯이 깊은 상처를 받는 것이다. 영혼이 열등한 인간에게 왜 그 정도까지 '악'을 거부하는 정신의 힘이 있을까?

젤소미나는 영혼에 한 점의 더러움도 없다는 의미에서는 보통 사람을 초월한 성자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다. 그 순진함 때문에 젤소미나는 잠파노가 저지른 살인에 마음이 파괴된다.

'타로 카드'에서 광대(익살꾼)와 성자는 한몸으로 표현되어 있다. 바보스러울 정도의 순진함과 예지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는 말이다. 그것은 유럽의 전통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그 '성자와 광대의 일체화'라는 개념을 펠리니는 젤소미나라는 '익살꾼'안에서 결실을 맺게 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한 젤소미나는 그러나 성스러운 내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내면의 순수성을 건드려 감동을 일깨우다.
잠파노는 문득문득 곁에 있는 젤소미나를 통해 자신의 내면 속에 있을 순수의 세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삶의 무게에 곧 짓눌려버리고 만다. 그리고 현실을 살아가기에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젤소미나가 이 세상을 떠나버렸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다시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순수의 세계를 발견한다. 이때서야 잠파노는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깊은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페레리코 펠리나는 카메라 앵글을 통하여 인간 내면의 세계를 보여 주고자 했다.

(영화DVD의 추억, 그 오디세이 by 최양묵)
어두운 현실과 로맨틱한 측면을 함께 다루고 흥행과 예술 면에서 성공을 거두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음악도 지대한 역할을 담당했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적 감독인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1945년>, <전화의 저편/1946년> 등의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 이력을 시작함

1993년 제 6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찰리 채플린, 오슨 웰스, 알프레드 히치콕에 이어 4번째로 아카데미 명예상을 수상하였다.

1995년 유네스코는 인권 보호와 인류애에 관한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주의 영화감독에게 페데리코 펠리니의 이름을 딴 '펠리니 메달'을 매년 수여하고 있다.

(줄리에타 마시나)
연극 활동을 했고, 펠리니 대본의 <치코와 팔리나>라는 라디오 연속극에서 주연을 맡은 것이 동기가 되어 1943년 펠리니와 결혼.

1954년 <길>에서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여 펠리니를 국제적인 감독으로 부상시켰고, 그 자신도 연기파 여배우로 명성을 얻었다.

그녀의 캐릭터는 시끄러움, 연약함, 진실함이 혼재돼 간혹 '여자 채플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시나와 펠리니는 평생을 해로했는데, 1994년 남편이 사망하고 몇 달 뒤 저 세상으로 떠났다.

(앤소니 퀸)
멕시코 출신으로 10세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소년 가장이 되어 구두닦이, 신문팔이, 공사장 심부름꾼, 내기 권투선수 등 닥치는 대로 돈을 벌기 위해 일했다.

배우학원에서 잡일을 도와주다가 기회가 생겨 1936년 세실 B. 드밀이 감독한 <평원아>에 단역으로 출연하였다.

1954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에서 차력사 잠파노 역으로 출연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1954년 <열정의 랩소디 Lust for Life>에서 고갱 역으로 8분간 출연하여 주인공 고흐 역의 커크 더글러스보다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1964년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희랍인 조르바>에서 그리스인 특유의 낙천성으로 하루 하루를 열정으로 살아가는 농부 조르바 역을 맡아 그는 "내가 바로 조르바"라고 말할 정도로 조르바라는 인물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겼다.

150편이 넘는 영화에서 거친 남성적 캐릭터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 영화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그에게 1987년 아카데미상은 평생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을 헌정하였다.

1998년 조각가인 아들 로렌조와 함께 방한하여 예술의 전당에서 작품전을 열기도 하였다.

잉그리드 버그만, 리타 헤이워즈, 모린 오하라, 캐롤 롬바드, 바바라 스틸 등 당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니로 로타 Nino Rota)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 음악가로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에서 '젤소미나의 테마'로 이 영화를 영화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 영화에서 음악의 역할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젤소미나가 서툰 동작으로 부는 트펌펫에서 흘러나오는 구슬픈 멜로디는 우리 가슴을 애상에 젖게 한다.
(참고: (1) Gelsormina(길)/트럼펫 연주 - YouTube)

<전쟁과 평화/1955년>, <백야/1957년>, <태양은 가득히/1960년>, <로미오와 줄리엣/1968년>, <대부2/ 1974년>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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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평론 101 by 최인화 외)

<길>은 로드 무비이자 서커스 영화이고, 색다른 러브 스토리이면서 영적인 우화이다.

<길>이란 제목은 하나의 메타포이다. 이 영화가 인간 사회에 대한 영적 구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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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100 by 안병섭)

영화사상 가장 힘 있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께 하는 마지막 장면이 펼쳐진다.

영화는 바다에서 시작해 바다에서 끝이 난다.

<길>이란 제목은 하나의 메타보다. 그것은 이 영화가 인간의 구원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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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by 한창호)
(고통받는 사람들의 연인, 줄리에타 마시나)
<길/1954>의 주인공 젤소미나는 성장이 멈춘 여성이다. 이를테면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1959>의 주인공 오스카와 비슷한 캐릭터다. 단 오스카는 나치 독일에서 자의로 성장을 거부했다면, 젤소미나는 전후 이탈리아에서 타의에 의해 성장이 중단된 경우다. 단호하고 광기에 가까운 의지의 오스카와는 달리 감성의 젤소미나는 연약하고 바보 같다.

이탈리아의 관객은 젤소미나를 보고 자기 연민에 울었다.

젤소미나는 시대의 초상화가 됐는데, 그녀를 연기한 줄리에타 마시나는 이 역을 통해 영원히 영화사에 남았다.

네오리얼리즘은 기성배우를 좀처럼 캐스팅하지 않았다. 특히 현실적이지 않은 빛나는 외모를 가진 배우는 오히려 기피했다.

마시나는 네오리얼리즘의 캐릭터들, 곧 하층민 여성들을 연기하며 주목받았다.

어떻게 당시 서른세 살인 배우가 어린이와 같은 맑은 눈동자와 남자를 아는 여자의 성숙한 눈동자를 동시에 연기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장례식에선 마시나의 유언에 따라 <길>의 유명한 멜로디가 트펌펫으로 연주됐다. 마시나는 죽어서도 젤소미나로 남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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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1001 by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

광대 연기를 할 때 젤소미나의 몸짓은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킨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가장 기본적인 감정과 욕망을 지닌 단순한 인물로 일종의 원형적 캐릭터다.

볼 때마다 새로운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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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영화 다이제스트 by 최용현)

"나는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왜 세상에 태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세상에 있는 것은 모두 어딘가에 쓸모가 있어. 이 돌멩이도 말이야."
"돌맹이를 어디에 써요?"
"그걸 알면 내가 조물주겠지. 그분은 모든 것을 아셔. 이 돌맹이가 어디에 쓰이는 지도. 너도 그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은 계속된 야외촬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촬영이 끝난 후 신경쇠약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이 영화는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되었고, 니노 로타의 애잔한 OST와 함께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로마에서 라디오 극작가를 했던 페테리코 펠리니는 성우 줄리에타 마시나를 만나 사귀다가 결혼했고....

1954년 걸작 '길'의 연출을 맡으면서 제작사에서 추천한 버트 랭카스터와 실바나 망가노 조합을 마다하고 앤서니 퀸과 줄리에타 마시나를 과감히 기용하여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버트랭카스터(Burt Lancaster, 1913 ~ 1994)
실마나 망가노(Silvana Mangano, 1930 ~ 1989)

우리나라에는 1957년에 개봉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데, 백치 여인의 순수한 영혼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구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페데리코 펠리니는 "이 영화는 내 신화적 세계관의 완성된 카탈로그이자, 그 이전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내 정체성의 위험한 발현"이라고 회상한 적이 있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과 욕망을 지닌 원형적 캐릭터이다. 젤소미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잠파노는 자신에게 괄시를 받으면서도 선심과 미소를 잃지 않는 젤소미나를 통해서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던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되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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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0년, 인생 100년  by 박영신)

전후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울타리 안에서 사실주의에 입각한 영화를 지향하던 펠리니가.....

현실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정신, 보다 객관적인 리얼리즘을 추구하던 그가 매우 서정적이고 시적 운율이 넘쳐나는 주관적인 작품세계로의 전향을 꾀하는 기로에 위치한 영화가 '길'

 

마토는 젤소미나에게 인간의 존재 이유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고 충고한다.

 

줄리에타 마시나(1921~1994년)는 이 영화에서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백치 젤소미나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영화 속에서 젤소미나의 나이는 알 수 없다. 그녀가 소녀인지, 아가씨인지, 여인인지.

이유는 젤소미나 역할을 한 줄리에타 마시나의 외모와 연기 때문이다...

천사와 광녀의 이미지를 모두 지닌 야릇한 표정,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음성과 동작 하나하나까지 그녀의 연기는 'Method Acting' 그 자체다.

 

잠파노.....

종국에 그는 순수하고 따뜻한 영혼을 지녔던 젤소미나의 부재를 통해 죄의식을 느끼고 괴로워하지만 그의 아픔은 결코 치유되지 못한다. 

 

날리는 황량한 로마의 외곽 길들을 로케이션 카메라로 멋지게 잡아낸 촬영감독 오델로 마르켈리와 음악을 담당한 니노 로타도 숨은 공신....

 

바닷가에서 동생들과 천진스럽게 뛰노는 젤소미나의 모습으로 시작한 영화는 쓸쓸한 바닷가에서 회한에 빠져 울부짖는 잠파노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먼 길을 돌아와, 이제는 자신이 선택한 길의 끝에서 절규하는 잠파노는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숙명 앞에서 나약한 모습으로 허물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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