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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씨가 쓴 아래 책을 훑어 보다가 문장을 훔쳤다.

 

책에서는 구스타프 융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가장 중대한 인생의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런 문제들은 절대 해결될 수 없으며 다만 성숙하게 됨에 따라 털어낼 수 있다.

The greatest and most important problems of life are all fundanmentally insoluble.

They can never br solved but only outgrown."

융이나 저자의 의도는 삶을 살아 간다는 것은 

문제란 열쇠에 대하여 딱 맞는 자물쇠가 찾아 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 조건들이 하나 하나 소멸하거나 (아님 자연스럽게 소멸되거나) 등을 통해

사라져 가는 것이라는 말로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종교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주장했다.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현실이다."라고

 

비트겐슈타인도 비슷한 말을 한다. 

(논리철학논고는 독일어로는 1921년 출판되었고, 영어로는 1922년에 출판되었다)

 

<논리철학논고>

6.521항에서 

'삶의 문제의 해결은 삶의 문제의 소멸에서 발견된다.

(이것이, 오랫동안 회의 끝에 삶의 뜻을 분명하게 깨달은 사람들이

그 뜻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말하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 다른 번역본..

6.521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우리는 그 문제의 소멸을 통해 깨닫는다.

(이것이 오랜 의심 끝에 삶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이 

그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 영어 번역본

6.521.

The solution of the problems of life is seen in the vanishign of the problems.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은 그 문제에 대한 사라짐에서 보여진다.)

 

7항.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침묵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면 김영환씨가 쓴 문장..

'인생의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해소되는 것이다.'는 문장을 좀 뜯어 보았다. 

 

한국어로는 

해결 (解決) [명사] 제기된 문제를 해명하거나 얽힌 일을 잘 처리함.

해소(解消) [명사] 어려운 일이나 문제가 되는 상태를 해결하여 없애 버림

 

내 느낌과는 정반대의 정의가 아닌가 싶었다. 

융이나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우리 말 정의로 바꾸면..

"인생의 문제는 해명하거나 잘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해결하여 없애 버리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내가 읽은 저자의 의도가 맞는다면 이게 저자의 의도랑은 거꾸로 된 것이 아닐까? 

우리 말에 근접한다면 번역이 "인생의 문제는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해결되는 것이다"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이런 관점으로 선사들은

문제에 대한 답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원래 문제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일러 주려 노력한다.

 

가장 유명한 공안은 남전선사의 '병속의 새'가 있다.

(남전보원(南泉普願, 748~835) 선사')

 

남전보원에게 육긍이란 대부가 물었다.

 

"옛날에 어떤 농부가 투명 유리병 속에 거위 한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위는 날이 갈수록 무러무럭자라 

어느덧 병 밖으로 나올 수 없을 만큼 몸집이 커졌습니다.

 

스님! 병을 깨거나 거위를 다치지 않게 거위를 꺼내야 하는데 

도인인 스님께서는 어떻게 꺼내시겠습니까?"

 

육긍이 말을 마치자 남전은 대뜸 그를 불렀다.

 

"육능대부!"하고 큰 소리로 부리느

육능대부는 반사적으로 "예"하고 대답했다.

 

남전스님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벌써 나왔소"

 

--> 남전선사의  책 자체는 없는 것 같다.. 조주록이나 전등록 등에 말씀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위의 화두를 포함한 남전선사에 대한 라즈니스의 강연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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