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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작이라고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
<비밀과 거짓말>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마이클 리(Mike Leigh, 1943년 ~) 감독의 작품
별다른 시나리오가 없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도 있는 이야기를 배우들의 연기력이 잘 녹여 낸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특히 독신녀로 나오는 레슬리 맨빌(Lesley Manville, 1956년 ~ )의 수다스러움 속에 비치는 슬프고 쓸쓸한 연기는 압권이었다.
기억에 남긴 장면과 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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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지도 모른다.
선택해서 후회하고, 선택하지 않아 후회하고.....선택했기에 행복하고, 선택하지 않았기게 행복하고...
위로하고 후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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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나는 나이들수록 역사가 싫어지지만, 이 대사는 마음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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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 그것을 주장하는 것, 그것은 젊은 정신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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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던져진 말이 가슴에 서늘하게 다가온다.
삶은 때론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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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그것은 나에게 친절한가? 불친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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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에 놀라고, 연기력에 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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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이 연기자를 one shot을 잡은 장면과 이 분의 연기력은 압권이었다.
이것은 인생의 어떤 계절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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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꼴라쥬, 시네마 톡 by 한창호)
찰스 디킨스의 스타일을 빌리다.
<세상의 모든 계절>을 만든 마이크 리는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영국 감독입니다.
사실 영국 영화의 오랜 전통 중 하나가 리얼리즘인데...
먹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거고, 따라서 부엌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발견한 사람이 영국의 리얼리스트들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두 감독을 꼽으라면 마이크 리와 켄 로치 감독입니다.
켄 로치 영화는 정치적인 테마에 방점이 찍혀 있지요. 이 사람은 대표적인 영국 좌파 감독이고, 유럽 영화인들 사이에서 좌파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존경받습니다. 그와 더불어 영국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바로 마이크 리입니다.
마이크 리는 같은 리얼리즘이라도 문법적으로 멜로드라마를 지향합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아픔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 좀 더 여성스럽죠.
켄 로치가 남성적인 감독이라면 마이크 리는 여성스럽고, 켄 로치가 집단적인 문제나 사회 문제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마이크 리는 개인적인 고통, 개별적인 상처에 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 리가 만드는 멜로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 바로 '집' 입니다.....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드라마의 큰 줄기를 이끌어갑니다.
겨울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찍었는데, 상영시간도 가을이 상대적으로 제일 짧고 겨울이 가장 깁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전부 부엌에서 진행되죠.
기본적으로 이 모든 것은 즉흥연기입니다. 이게 마이크 리 리얼리즘의 가장 큰 특징인데요.
마이크 리는 영화를 시작할 때 아주 기본적인 스토리만 갖고 있습니다.
마이크 리 감독은 생생한 리어리티를 잡아내기 위해 즉흥연기를 기본으로 하고,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부분은 배우에게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르쳐 주지 않음으로써 살아 있는 연기를 끌어냅니다.
찰스 디킨스의 글은 짧고 명확하고 호흡이 빠릅니다...
디킨스는 고생해서 그런지 평생 공리주의자들을 비판하는 소설을 썼습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 나도 발전한다는 논리는 '부자들의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사회주변부 인물에 대한 묘사가 생생했고, 죽을 때까지 힘없는 사람에 대한 연민을 잘 보여줬습니다.
리얼리스트라면 결핍된 사람들, 밀려난 사람들에 대한 관찰력이 남달라야 하는데 영국 영화인들이 다른 나라보다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그건 바로 찰스 디킨스의 영향에서 비롯된 결핍된 사람들에 대한 관찰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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