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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현실을 다시 만들 수는 없어요." 낸시가 아버지에게 그 말을 돌려주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그게 우리 아버지가 가장 애용하던 칭찬이었소 - '믿음직하다'.
그녀는 한눈에 봐도 악전고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며, 삶이나 죽음 어느 쪽도 낯설지 않은 사람이었다.
언제쯤 이만하면 됐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젊을 때는 중요한 게 몸의 외부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거야. 하지만 나이가 들면 중요한 건 내부야.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데는 관심을 갖지 않아.
"정말 창피해요."....."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거, 궁상맞게 위로를 받아야 한다는 거...."
사실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포옹은 혹독한 슬픔을 자아내. 견딜 수 없는 외로움만 더 사무치게 할 뿐이었다.
그가 본 것은 돌이었다. 그 무겁고, 무덤 같고, 돌 같은 무게는 말하고 있었다. 죽음은 죽음일 뿐이다. 그 이상이 아니다.
"노년은 전투예요. 이런 게 아니라도, 또다른 걸로 말이에요. 가차 없는 전투죠. 하필이면 가장 약하고, 예전처럼 투지를 불태우는 게 가장 어려울 때 말이에요."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강렬한 일이 죽임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정말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일단 삶을 맛보고 나면 죽음은 전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삶이 끝없이 계속된다고 생각해왔지요. 내심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네 손이 아직 따뜻할 때 주는 게 최선이다.
(옮긴이의 말)
괜히 초연한 척하지도 않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어떤 감상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냥 딱 이렇겠거니 하는 것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나간다" 작가나 화가에게서 느껴질 만한 그 무시무시한 엄정함과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데가 있는 듯하다.
[ 자평 ]
처음으로 읽은 필립 로스의 책이고 너무 좋아서 번역 출판된 그의 모든 책을 검색하게 된 계기가 된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 나도 췌장암으로 <아버지>가 돌아 가셨고 그 과정을 봐 왔기 때문에 더욱 더 공감을 했다.
(번역서 기준으로 )190페이지 정도의 글로 이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의 내공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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