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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 ]

 

(머리말/서문)

 

나는 경제학의 강점은 정확하게 소규모의 이론화, 즉 인과관계를 밝히고 사회적 현실을 조망하는(비록 부분적이라 해도) 맥락에 기반한 (contextual) 사고에 있다고 지적했다.

 

모델 - 경제학자들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추상적이며 대개는 수학적인 분석틀.....모델은 경제학자들의 강점이자 아킬레스건이다. 모델은 또한 (양자물리학이나 분자생물학과 같은 과학은 아니지만) 경제학을 과학으로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경제학자들은 모델을 잘못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그들이 자연과학을 경제학의 본보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모델을 모든 조건에서 적절하고 적용 가능한 유일한 모델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경제학은 문화, 역사, 다른 배경조건들을 무시하는 보편적인 주장을 한다.....경제학이 사실은 특정한 이념적 성향이 있거나 유일한 결론을 내리거나 하지 않는 다양한 모델들의 모음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1장. 모델의 역할)

 

비판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경제학자의 모델에 대한 의존은 경제학의 가장 큰 문제다. 사회의 복잡성을 몇몇 단순한 관계들로 환원하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꺼이 가정하며, 현실보다 엄격한 수학적인 엄격함에 대해 집착하고, 정형화된 추상으로부터 정책 결론으로 흔히 비약하는 등의 잘못이 그것이다. 그들에게는 경제학자들이 모델의 방정식으로부터 곧장 자유무역이나 특정한 조세정책을 옹호하는 결론을 내놓은 것이 매우 놀라운 일이다.

---> 대중이 mass media (TV, 라디오, 신문, 책 등)으로 접하는 경제학자들의 문제는 모델에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너무 확실하게 말하거나 너무 불확실하게 말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즉, 들을 필요가 없는 말이 많다. 

모델이 유용한 이유는 그것이 현실의 특징을 포착하기 때문이다. 모델이 필수적이게 되는 이유는 제대로 사용되면 그것이 주어진 맥락하에서 가장 적절한 현실의 특징을 포착하기 때문이다.

 

경제모델이란? '특정한 매커니즘을 다른 혼란스런 영향들로부터 분리하여,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단순화'로 정의하면 이해하기 쉽다. 모델은 특정한 원인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원인들이 시스템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고자 한다.....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수요-공급 모델'

모델은 가능한 결과가 무엇에 달려 있는가에 관해 정확히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쓸모가 있다.

 

실험실의 실험은 인과적인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물리적 환경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반면, 모델은 가정을 조작하여 이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모델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관념적인 환경을 만들어낸다.

 

결정적인 가정....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가정을 수정할 경우 모델이 도출하는 결론이 크게 변화한다면 그런 가정을 결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어떤 모델의 적용 가능성은 결정적인 가정들이 얼마나 현실 세계를 잘 반영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고 어떤 가정을 결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부분적으로 그 모델이 무엇을 위해 사용되는가에 달려 있다.

 

경제모델은 명백하게 진술된 가정과 행동 매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보면 모델은 수학이라는 언어와 적합하다.

 

경제학에서 수학은 본질적으로 두 가지 역할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명료성(clarity)와 일관성(cosistency)이다.

첫째, 수학은 모델의 요소들 - 가정, 행동 매커니즘, 주요결과-이 명백하게 진술되고 투명하도록 보장한다.

둘째, 수학은 모델의 내적인 일관성을 보장한다. 간단히 말해서, 결론이 가정들로부터 도출된다.

 

하나의 모델이 언제나 다른 모델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다. 기억하라. 그것은 단지 하나의 모델이지 유일한 모델은 아니다. 

 

모델 자체가 진실은 아니지만, 모델 내에는 진실이 들어 있다. 우리는 세계를 단순화시킴으로써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2장. 경제모델 만들기의 과학)

 

사회는 (자연법칙과 같은) 근본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지 않다......사람은 주체다. 사람들은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그들의 행동은 거의 무한히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고작해야 경향, 맥락 의존적인 규칙성, 가능한 결과 등에 관해 말할 수 있을 뿐이다.

---> WoW. 학자다운 멋진 문장이다. 이것이다. 바로....'지식'에 대한 나의 태도.....

 

비판가들은....경제학은 고작해야 과학인 것처럼 가장하는 학문이라며 비웃는다.

---> 대학교/대학원에서 경영학, 경제학을 공부한 나도 학교를 떠나 20여년 지난 2020년 지금...이렇게 생각한다. 이제....

 

경제학자들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많이 알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많이 겸허해져야 한다....

---> 경제학자들 뿐이겠는가....살다보면 다 그래야 하는 것 같다....

 

무엇이 모델을 과학적으로 만드는지 검토해 볼 수 있다.

첫째, 모델은 가설의 논리와 그것이 어떤 조건들에 의존하는지 아닌지 명확히 함으로써, 가설의 속성을 명확히 밝힌다. 

둘째, 모델은 다양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으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키고 지식을 축적할 수 있게 한다.

셋째, 모델은 실증적 방법을 수반한다...특정한 가정과 설명들이 적어도 원칙적으로 현실의 상황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넷째, 모델은 지식이 지위, 개인적 관계 혹은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일반적인 위계가 아니라 공통적으로 공유되는 전문적 기준에 기초하여 만들어지도록 해준다. 

 

더욱 근본적인 쟁점은 사회적 실재(social reality)의 유동성이 경제모델을 본질적으로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경제학은 물리학과 같은 과학과는 다르다. 경제학에서는 맥락(context)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환경에서 사실인 것이 다른 환경에서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 100% 맞는 말이다. 그런데 유트브나 팟캐스트에 등장하는 경제관련 전문가들은 마치 무슨 공식처럼 확신을 가지고 예측하고 전망한다. 불가능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경제학의 지식은 더 나은 모델이 나쁜 모델을 대체하며 수직적으로 축적되기 보다는, 이전의 모델이 설명하지 못하던 특징들을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과 함께 수평적으로 축적된다. 즉, 새로운 모델은 낡은 모델을 대체하지 않는다. 새로운 모델은 어떤 환경에서 더욱 적절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을 도입하는 것이다.

---> WoW. 내 기억으로 이러한 설명을 읽거나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런 것 같다. 깊은 경험과 지식이 없이는 쓸 수 없는 문장으로 보인다. 

우리는 완전경쟁모델을 넘어 불완전경쟁, 비대칭적 정보, 그리고 행동경제학 모델로 옮겨 왔다.

 

이차크 길보아(Itzhak Gilboa)는 한 논문에서 원칙에 기초한 학습과 사례에 기초한 학습을 구분하며 유용한 비교를 제시했다...원칙에 기초한 추론은 특정한 경우 정확성이 어느 정도 낮아지지만 많은 양의 정보를 조직하는 경제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반면 사례에 기초한 추론은 유사성을 보여주는 다른 사례들과 비교하는 유비(analogies)를 통해 이루어 진다....경제과학은 유용한 사례들을 수집하는 것을 통해 진보한다.

 

경제학의 주장은 일반성과 검증 가능성 모두 제한적이다.

 

(3장. 모델의 선택)

 

경제학을 과학으로 만드는 것은 모델이다. 모델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사용될 때, 경제학은 쓸모 있는 과학이 된다.

 

성장이 신기술에 대한 투자에 의해 추동된다는 '내생적(endogenous)'성장 모델을 선호하는 이들은 시장 경쟁과 혁신을 위한 환경을 강조했다......'이중경제(dual economy)' 모델에 집중했던 이들은 구조 전환과 자급농업과 같은 전통적 경제활동에서 현대적 기업과 산업으로의 이행을 위한 조건들에 주목했다.

 

모델 선택의 과정은 4개의 독립적인 검증 전략들의 조합에 달려 있다.

(1) 문제가 되는 환경을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모델의 가정들을 검증하기

- 가정들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하면 현실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 모델에서 제기된 매커니즘이 실제록 작동하는지 검증하기

- 모델은 가정을 인관관계의 매커니즘과 비교하여 결론을 만들어 낸다.

(3) 모델의 직접적인 결과가 실제로 나타나는지 검증하기

- 특정 모델링 전통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집착- 합리적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개인들, 잘 작동하는 시장 등 - 은 흔히 그들의 모델과 현실과의 충돌을 간과하도록 만든다.

(4) 모델이 부산물로서 만들어내는 부수적인 결과들이 관찰된 결과와 대략 일치하는지 검증하기

 

(4장. 모델과 이론)

 

이론은 특정한 사실이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되는 생각이나 가설이 집합을 의미한다. 어떤 경우, 이론은 검증되고 확인되었다고 추정된다. 다른 경우, 이론은 단지 주장일 뿐이다.

 

자연과학의 이론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타당하다고 가정한다......경제모델은 이와는 다르다. 그것은 맥락에 의존하며, 거의 무한한 다양성을 띠고 나타난다. 경제모델은 기껏해야 부분적인 설명만을 제시하며, 특정한 상호작용 매커니즘과 인과적인 경로를 명확히 하기 위해 설계된 추상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과학에서는 보편적인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조건적인 설명들을 연속적으로 제시하는 것뿐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답일 것이다.

 

아마도 경제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무엇이 가치를 창출하는가?'일 것이다. 이것은 경제학자에게 '무엇이 시장경제에서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설명하는가?'를 의미한다. 경제학에서 '가치이론'은 근본적으로 가격 형성에 관한 이론이다.

---> 이에 대하여 지금 읽고 있는 책.....마리아나 마추카토 (Mariana Mazzucato)교수의 '가치의 모든 것'

자본주의는 자연과 달리 사람이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유연한 구성체이다.

 

(6장. 경제학과 그 비판가들)

 

우리는 고작해야 경제학과 다른 사회과학이 조건부 예측을 한다고 기대할 수 있다. 즉, 다른 요인들이 불변일 때, 한 번에 하나씩 개별적인 변화가 가져다주는 가능성 높은 결과를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경제학에서 필요한 것은 자기 확신보다는 주의와 겸손이다.

 

학문에 진정성이 있는 경제학자들은 필연적으로 겸손하다. 경제학은 그들에게 극히 소수의 문제들에만 딱 잘라서 단정적인 견해를 표시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대부분의 질문들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필연적으로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 잘 모르겠어요', '그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몇 년이 필요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세 가지의 견해가 있습니다....', 또는 아마도 'n개의 상품과 k명의 소비자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와 같은 식이다...

---> 저자는 이런 예로 201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장 티롤(Jean Tirole)을 든다.

경제학자들 사이의 의견 불일치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언제나 겸손함이 올바른 자세이다. 대중이 경제학이 제시하는 대답에 잘못된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보다는 이러한 의견의 불일치와 불확실성을 알게 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 비슷한 주장으로....조 얼 (Joe Earle)이 쓴 (경제를 전문가에게만 맡겨놓는 것의 위험성)이코노크러시....

---> "경제학은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하게 모두를 위한 학문이며, 전문가에게만 맡겨놓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경제 민주화가 아니라 경제교육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 자평 ] (겸손한) 경제학에, 경제전문가에게는 좀 너그러워 지자....

 

2020년 현재 경제학에 대해서 나는 부정적이다.

책 띠지에 한 문장에 100% 동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공이 전공이지라 두번째 문장에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찾을 들었다. 

 

'경제학에서 일반 이론을 만들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제학은 여전히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아 이렇게 해서, 경제학이 좀 더 좋은 세상에 기여할 수 있구나!'라는 수긍이 생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래 좀 더 너그러워 지자.....지식과 지식인에 대해서...라는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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