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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들

소송 by 프란츠 카프카

비즈붓다 2024. 4. 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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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체포)

 

"여기서 나갈 수 없소. 당신은 체포되었소." 

"그런 것 같군요. 그런데 도대체 이유가 뭐죠?"  K가 물었다.

"우리는  그런 걸 말해줄 입장이 아니오."

 

"그것이 법이라는 거요. 거기에 무슨 착오가 있겠소?"

 

"우리나 앞으로 당신에게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보다는 당신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결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이런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

 

"당신을 절망시키려는 건 아니오. 아니, 왜 절망해야 합니까? 당신은 체포되었을 뿐이오. 그게 전부요."

 

(첫 심리)

 

어쨌든 피할 수 없는 일임은 분명했다. 소송은 일단 시작되었고, 그는 거기에 대응해야 한다.

 

제가 그것을 소송 절차로 인정할 때만 소송 절차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지금 이 순간 그것을 소송 절차로 인정합니다. 말하자면 동정심에서 그렇게 하겠다는 겁니다. 

 

겉으로 좌우진영으로 보였던 이들이 사실은 모두 한 패였던 것이다.

 

 

(텅 빈 법정에서

대학생

법원 사무처)

 

"당신은 정말 개선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이런 인간들한테 재판을 받아야 하는군요."

 

"제게 닥칠 위험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마세요. 위험이라는 건 내가 두려워할 때나 두려운 거죠. 어서요."

 

"알다시피 나는 소송 결과를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고, 행여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 해도 그냥 웃어넘기고 말 테니까요."

 

"가능한 오래 이곳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행복할 거예요. 물론 가장 좋은 건 영원히 벗어나는 거겠죠."

 

 

(숙부

레니)

 

"도대체 너는 이번 소송에서 지고 싶은 거야? 그게 무얼 뜻하는지 알기나 해? 그건 네가 간단히 지워져버린다는 뜻이야."

 

(변호사

제조업자

화가)

 

그들은 밤낮으로 법률에만 얽매인 삶을 살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추지 못했는데, 그런 경우에는 이런 사사건들을 풀어나가기 어렵다

 

그들의 본성상 극복할 수 없는 장애에 부딪힐 때 얼마나 큰 절망에 빠져드는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펴으로, 이들의 지위는 결코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므로 그들에게 부당한 행동을 한다든가 그 지위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가나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가 있는 법이지요."

 

그런데 K는 꼭 필요한 것 이상을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의 얼굴에 깊게 나 있는 많은 주름살들은 나이가 아니라 오히려 힘을 입증해주는 것 같았다.

 

"죄가 없다고 해도 그것으로 문제가 간단해지지 않습니다....

결국 법원은 본래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심각한 죄를  끌어내지요."

 

 

(상인 블로크

변호사와의 해약)

 

"누구든지 시간이 지나면 변호사에게 아주 얾매이게 되지요."

 

"그들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소송,

그들에게 제기되어 계속 따라다니는, 그래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소송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최종 판결이라는 것이 임의의 입을 통해 임의의 시간에 예기치 않게 내려진다는 것을 자네는 어딘가에서 읽었을 거야."

 

 

(대성당에서)

 

"뭔가 잘못된 겁니다. 도대체 인간이라는 사실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이 땅에서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인간입니다."

 

"글은 불변하는 것이고, 해석들은 종종 글에 대한 절망의 표현인 경우가 많습니다."

 

 

(종말)

 

"이제 일 년에 걸친 소송조차도 내게 아무런 가르침을 주지 못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나?

정말 우둔한 인간이라는 이미지만 남기고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하는 것인가? "

 

그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판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가 아직 이르지 못한 상급 법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K는 흐려져가는 눈으로 두 남자가 바로 자기 눈앞에서 서로 뺨을 맞대고서 최종 판결을 지켜보는 것을 보았다.

"개 같군!" 그가 말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치욕은 살아남을 것 같았다. 

 

 

(미완성 장들)

 

(엘자에게로)

 

아울러 불복종의 태도를 보이지 말라는 경고도 받았다.

 

(해설)

 

해석되지 않는 문장으로 고발하는 허위의 질서

 

"모든 문장이 '나를 해석해보라'고 하면서

어떤 문장도 그것을 허용하려 하지 않는다."

- 아도르노의 <카프카 소묘> 중에서

 

 

카프카에 의하면 "인간이 처해 있는 상황 자체가 유죄"라는 것이다.....

인간의 실존적 상황에 대한 진단으로 읽힐 수 있어 보인다. 요제프 K의 '체포'는 자신의 실존적 상황에 대한 이러한 인식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 자평 ]  카프카.....이름 앞에 형용사가 필요 없고, 이름 뒤에 서술어가 필요 없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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