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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블라디미르 : 희망을 지연시키면 탈이 난다......란 누가 한 말이지?
블라디미르 : 그래도 나는 가끔 희망이 온다고 느껴지네.

블 : 우리가 회개를 한다면.
에스트라곤: 무엇을 회개해?
블 : 그렇게 캐물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에 :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 말인가?

에 : 누가 그를 믿나?
블 : 모든 사람들이 믿지. 사람들은 그 책만 알고 있어.
에 : 사람이란 끔찍이 무식한 원숭이들이야.

에 : 그는 이리 와아 하네
블 : 확실히 온다고는 말하지 않았어.
에 : 만일 그가 오지 않으면?
블 : 내일 다시 와야지
에 : 그리고 모레도.
블 : 그래야겠지.
에 : 죽 계속해서.
블 : 결국은......
에 : 그가 올 때까지.

블 : 자, 우리 무얼 할까?
에 : 우리 아무것도 하지 마세. 그것이 더 안전해.
블 : 우리 기다려보고, 그이가 무어라고 하나 두고 보세.
에 : 누구?
블 : 고도.
에 : 좋은 생각일세
블 : 우리가 어떤 입장에 있는지 바로 알 때까지 기다려보세

에 : 우리가 그에게 요구했던 거 정확히 뭐지?
....
블 : 오. 별로 뚜렷한 것도 없었네.
에 : 일종의 기도지.
블 : 바로 그렇지
에 : 막연한 애원이지.
블 : 맞았네
에 : 그는 무어라고 대답했나?
블 : 두고 보자고 하데.

에 : 우리가 매여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거야.
블 : 매여 있어?
-----
블 : 매여 있다니 무슨 뜻인가?
에 : 얽매여 있단 말이야
블 : 그러나 누구에게, 누구 때문에?
에 : 자네가 말하는 그 사람에게.
블 : 고도에게? 고도에게 매여 있어!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암, 물론이지

에 : 저 사람은 어디가 아픈가?
블 : 고단한 것 같은데.
에 : 왜 짐을 내려놓지 않을까?
블 : 누가 알아?

포조 : ...왜 저 놈이 제 몸을 편하게 하지 않는가 말이지? 그 점을 밝혀봅시다. 그놈이 그렇게 할 권리가 없을까? 확실히 권리는 있지. 그런데 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할 수 밖에. 그 이유를 따져볼 수도 있지. 왜 그것을 원지 않는가 말이야.....신사님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
포조 : 저놈은 내게 좋은 인상을 줌으로써 내가 자기를 떼어버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오

포조 : 세상에는 눈물이 일정한 분량밖에 없어. 다른 데서 누가 또 울기 시작하면 울던 사람이 울음을 그치게 되는 거야. 웃음도 마찬가지지....그러니까, 우리 세대를 나쁘다고 하지 맙시다. 선배들보다 더 불행하지는 않으니까.....우리 세대를 좋다고도 말하지 맙시다....우리 세대에 대해서 일체 말을 하지 맙시다....인구가 는 것은 사실이지.

에 : 사람이 아는 한에 있어서는.
블 : 사람은 시기를 기다릴 수 있지.
에 : 사람은 무엇을 기대한 것인지도 알고 있지.
블 : 이 이상 걱정할 필요 없네.
에 : 그저 기디리기만 하는 거야.
블 : 기다리는 일에는 익숙해져 있어.

포조 : 나는 못 할 것 같아......출발을 못할 것 같아.
에 : 그런 것이 인생입니다.

에 : 우리 가세
블 : 갈 수 없네.
에 : 왜?
블 :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네.
에 : 아!

에 : 우리는 기쁘다. 이제 우리는 기쁘니까 무엇을 할까?
블 : 고도를 기다리지.....여기가 어제와 달라졌네
에 : 그리고 만일 오지 않으면
블 : 그 시간이 될 때까지 두고 보세.

에 : 디디, 우리는 언제나 무엇을 찾아내는데, 우리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일까?

블라디미르 : 예의 바른 원숭이 !
에스트라곤 : 꼼꼼한 돼지!
---> 누군가는 블라디미르를 인간의 '이성', 에스트라곤을 인간의 '감성'이라고 하는데, 아마 이 문장 때문에 그렇게 추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로를 서로를 비유해서 부르는 이 문장...
--- > 어떤 분들은 블라디미르를 '자아', 에스트라곤을 '무의식'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다.
--> 또 어떤 분은 블라디미르를 '이성', '진지함', '현실성'으로 에스트라곤을 '감정', '유머', '형이상학'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다.

블 :.....우리가 매일매일 이 세상에서 필요한 인물도 아니지. 사실 우리가 개인으로는 필요한 인물이 못 돼.... 모든 인류에게 호소하는 저 울음소리, 아직도 도와 달라는 소리가 우리 귀에 울리고 있어! 그러나 이 장소, 이 순간에 있어서는 모든 인류란 것이 결국 우리를 말하는 거야..

에 : 인간은 모두 낳을 때부터 정신이 돌았어. 어떤 인간들은 그대로 돌아서 살지.

에 : 우리 가보세.
블 : 갈 수 없네.
에 : 왜 못 가나?
블 :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네.

포조 : 그 빌어먹을 시간이라는 것을 가지고 당신은 왜 나를 괴롭히는 것이요? 지긋지긋해! 언제! 언제냐구! 어느날, 어느 날 벙어리가 되었다고 하면 충분하지 않소. 어느 날 나는 눈이 멀었고 어느 날 우리는 귀머거리가 될 것이요. 어느 날 우리는 태어났고 어느 날 우리는 죽을 것이요. 똑같은 날 똑같은 시각에 말이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소?...태어날 때부터 무덤에 걸터앉게 되는 것이요. 눈 깜빡할 사이에 빛이 비치고는 또 다시 밤이 되는 것이요.

블 : 고도 씨는 무엇을 하느냐? ...내 말이 들리냐?
소년 : 예.
블 : 대답해봐.
소년 : 아무 일도 안하셔요.

에 : 우리 어디로 갈까?
블 : 먼 데는 안가.
에 : 아니, 우리 여기서 먼데로 가세.
블 : 갈 수 없네.
에 : 왜 못 가?
블 : 내일 돌아와야 하네.
에 : 무엇 때문에?
블 : 고도를 기다리러.
에 : 아!.....아직 오지 않았나?
블 : 안 왔네.
에 : 이제는 너무 늦었는걸.
블 : 그래, 지금은 밤이야.
에 : 그리고 우리가 그이를 포기한다면,.... 만일 우리가 그이를 포기한다면?
블 : 벌을 받을 거야.....나무 말고는 모든 것이 다 죽었네.

블 : 우리는 내일 목매달아 죽을걸....고도가 오지 않으면 말이야
에 : 그리고 그이가 오면?
블: 구원을 받게 되지.

블 : 자, 우리 갈까?
에 : 그래, 우리 가세.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 작품 해설 (번역자: 홍복유 교수) ------------

19세기의 고민은 '신의 사망'에 있었고, 20세기의 고민은 '인간의 사망'에 있다고 본 것은 니체의 실존주의자들뿐이 아닌 것 같다..

고도는 우리의 하느님(God) 또는 우리의 희망(Hope)을 상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에 실망한 나머지 베케트는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신이 없는 동안 생이 있을 수 없다. 신은 없어졌다. 그런고로 생도 있을 수 없다."라고...

이 복잡한 작품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지극히 단순하다. "나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있는 것이다....아니, 내가 정말 있는 것일까? " 신데카르트주의적인 질의라고 할까, 어떻든 몸서리치도록 불안한 인간의 모습이다. 이 불안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을 생가가게 만드는 것이다. 생각할 수 없을 때까지 생각을 한다.

현실을 정면으로 본다고 하는 것은 비관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절망적인 현대인의 구슬픈 노래이다. 약속된 희망의 등불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서 기다리지 못해 지친 인간의 피로한 모습이다. 그러나 꺼질 듯이 꺼질 듯이 꺼지지 않는 등불을 보여주는 데서 이 작품을 놓아버릴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 자평 ] 이 책을 언제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사 놓은지 꽤 되었는데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20대는 읽을 생각을 안했고, 30대에는 자기계발, 경영/경제서를 읽어야 생존력이 생긴다는 강박 관념에 이런 맥락도 없고, 스토리도 없고, 기승전결도 없는 책을 읽는 것은 한심스러웠다.
따라서 이 책은 쉽게 포기되었고 뒤로 밀려 났었다.

다시 한 번 읽고 정리하면서 보니 항상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자고 먼저 제안하는 것은 에스트라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스트라곤은 다양한 분들이 감성, 유머, 형이상학, 무의식 등으로 해석한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내가 찾았던 고도는 '깨달은 자'였던 것 같다.
소설 '단'으로 시작하여 라즈니쉬, 마하리쉬, 칭하이 무상사, 성철스님, 청화스님, 대행스님까지......
일생일대사를 끝마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어도 삶에 미련이 없다는 자유로움을 얻었다는 새로운 인간형....

30대 ~ 40대 내가 항상 찾았던 고도는 'CEO' 였다....
20대 때 부터 읽었던 경영/경제학 서적과 논문에 물들어 어려운 우리 회사를 살려 줄.....
탁월한 비전과 전략,,,,리더십을 가진... 하버드 비즈니스 사례와 많은 경영학 책에 나온 그런 영웅같은......
잭월치, 톰 피터스 부터.... 등 등

이제 50을 넘긴 나는...자신의 삶을 아름다워 지도록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는 있으되.....
결과에 이른 사람, 완성을 만들었다는 사람, 영웅이라는 것에 대한 이미지는 없다....

사람은 서로 존경되어야 하지만 숭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2021년.....현재 내가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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