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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들

허공잡는 긴 외침 by 이재운

비즈붓다 2020. 8. 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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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집안은 기독교인이 대부분이다) 불교책을 읽은 인연은

아마 성철스님의 입적이었을 것이다.  워낙 대단하였기에....어떤 분인가를 알려고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싯다르타를 포함하여 인도와 중국, 한국의 유명한 스님, 선사들 116명의 오도송과 임종게를 모은책이다.

소설 토정비결로 유명한 이재운씨가 쓴 책으로 1984년 나온 책이다. 

(알라딘에서 검색을 해 보니 검색에서 나오지 않는 책이다.)

 

시골집이 불에 타서 많은 책들이 타버렸는데 이 책을 포함한 몇 권은 정말 멀쩡했다.

(화염에 그을린 흔적은 역력하게 남아 있다.)

이후 나는 이 책을 귀하게 모셔놓고 심심할 때마다 이책을 뒤적인다. 

 

중국 선사들은 오도송과 임종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도에 대한 순간과 임종에 대한 순간 정도만 기술되어 있다.

대체로 1,000년 이후에 태어나신 분들만 문자로 정리된 임종게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보다 오래된 BC 전에 사셨던 인도 존자들의 임종게가 있다는 것은.....매우 의심스럽다.....

기록이 어떻게 있는지 모르나....사실과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나는 사후에 써진 임종게라고 생각한다. 

 

추정하건데 임종게 것도 말처럼 죽는 순간에 읊조리거나 쓰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대충 그런 것을 남길 시점에는 대부분의 선사들에게 제자가 있는 상황이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1) 어느 정도 정신과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미리 써 놓거나 말해 놓았을 것

(2) 또는 제자들이 죽기 전에 말씀한 내용 중 특이하게 멋진 것을 임종게라고 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본다.

 

하나 오도를 할 때는 젊은시절, 무명이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나중에 유명해 지고 본인이 기억을 더듬어서 지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따라서 나는 개인적으로 임종게라는 것이 그 존자/스님/선사가 한 말과 조금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책에 보면 1,600년 정도 이후에 입적한 선사들은 직접 붓으로 썼다고 되어 있다...남아 있는지 모르지만....)

하지만 실제는 어떤지 스님들이 죽는 과정들을 보필한 사람들이 그 과정을 쓴 글이 없으니..... 뭐 상상할 수 밖에......

 

(고타마 싯다르타, 오도 순간) 

"이제 어둠은 영영 사라졌도다! 

다시는 생사의 길을 따르지 않으리라! 

이것을 고뇌의 최후라고 선언하노라!"

--> 이것이 얼마나 차별적인 선언인지, 나는 2020년 아래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고타마 싯다르타, 임종 순간) 

"모든 것은 변한다. 열심히 정진하라 -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이다."

 

(용수존자(Nigarjuna), 임종게) 

"감춰지고 드러난 법을 밝히기 위해

 해탈의 이치를 말하거니와

 법을 증득하려는 마음 없으면

 성냄도 기쁨도 모두 없나니"

 

(대혜종고, 임종게) 

"태어나는 것도 다만 이러하고 죽는 것도 다만 이러한데,

 게송이 있든 없든 그것이 무슨 큰 일이랴."

 

(천동 정각, 임종게) 

"태어나는 것도 다만 이러하고 죽는 것도 다만 이러한데,

 게송이 있든 없든 그것이 무슨 큰 일이랴."

 

(보조 지눌, 임종게) 

"천 가지 만 가지가 다 이속에 들어 있다."

 

(태고 보우, 임종게) 

"생명이란 물거품 같은 것

 80평생이 일장춘몽이구나

 죽음길에 이르러 가죽 자루를 놓아버리니

 둥그런 붉은 해가 서산에 지고 있네

--> 맨 아래 문장은 성철스님의 임종게에서도 비슷한 문장이 보인다.

 

(함허 득통, 임종게) 

"깊게 공적하여 원래 한 물건도 없다.

 신령스런 불꽃이 시방을 꿰뜷는다.

 다시는 몸과 마음이 저 생사를

 받지 않을 것이니

 가고 오고, 오고 감에 걸릴 게 없다.

 

 떠나감에 이르러 눈을 들어보니

 시방이 텅텅 비었구나

 없는 가운데 길이 있으니

 서방의 극락이구나."

 

(서산 휴정, 임종게) 

"80년 전에는 이것이 나이더니

 80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

 

(소요 태능, 임종게) : 실제 붓을 들고 썼다고 한다. 

"해탈도 해탈이 아닌데

 열반이 어찌 고향이랴.

 날 선 칼빛이 번쩍거리니

 입을 놀리면 한 칼 맞으리."

 

(경허, 임종게)  

"마음속의 달이 홀로 둥글고

 그 달빛은 삼라만상을 삼켜 버리니

 경계가 없는 빛

 이것은 또한 무엇인가?"

 

(만공, 임종게)  

"내가 오늘 가야겠다."

 

(효봉, 임종게)  

"무라...무라..."

 

(경봉, 임종게)  

"야반삼경에 대문 빗장을 만져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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