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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4장)
나는 언제나 마치 내가 이성과 신앙과 도덕이 명령하는 것을 거역한 채, 그리고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강력히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에 태어나기를 고집한 죄인인 것처럼 누나에게 취급당했다.
(5장)
"우린 당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오. 하지만 불쌍하고 가련한 동료 인간인 당신이 그 때문에 굶어죽도록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오. 그렇지 않니, 핍?"
(6장)
나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할 만큼 용기가 있지 않았다.
나쁘다고 알고 있는 것을 거부하며 행하지 않을 만큼 용기가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7장)
"물론 핍, 괴로움을 당하는 게 나 혼자라면 얼마나 좋겠니."
"핍. 그래서 난 네가 그런 부족한 점들을 잘 참고 넘어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8장)
"네가 태어난 이래로 태양을 전혀 본 적이 없는 여자를 넌 무서워하지 않겠지?"
...
"내가 만지는 게 뭔지, 그럼?"
"가슴요."
"찢어진 가슴이란다!"
나에 대한 소녀의 멸시는 너무나 강렬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될 정도였는데, 바로 나 자신이 거기에 전염되어 버린 것이었다.
(9장)
비범한 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먼저 평범한 학자부터 되어야 하는 법이라고 난 믿는다.
"네가 만약 똑바른 길로 가는 걸로 비범하게 될 수 없다면, 비뚤어진 길을 가는 걸로는 더더욱 그렇게 될 수 없을 거다."
인생에서 어느 선택된 하루가 빠져 버렸다고 상상해 보라. 그리고 인생의 진로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생각해 보라.
(11장)
그것 역시 미스 해비셤의 방에 있는 꽤종시계와 손목시계와 마찬가지로, 9시 20분 전에 멈춰 있었다.
나는 이 키스가 상스럽고 천한 소년에게 동전 한 닢 던져 주듯이 주어진 것이라는, 그래서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느낌박에 들지 않았다.
(14장)
자기 집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것은 몹시 비참한 일이다.
훗날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생각하는데) 한동안 인생의 모든 재미와 낭만 위에 두꺼운 장막이 내리 덮쳐서 지루한 인고의 삶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나에게서 영원히 차단되어 버린 것처럼 느껴지던 때들이 있었다.

(15장)
"길길이 날뛰기도 하다가, 핍, 길길이 날뛰지 않기도 하다가, 핍 -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이란다!"
(17장)
"나는 신사가 되고 싶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것과 아주 다른 종류의 삶을 살지 못하는 한, 나는 결코 편안하게 살지 못할 것이고 또 그럴 수도 없을 것이라는 걸 말이야. 알겠니, 비디! 나에겐 오직 비참한 삶밖에 없을 거야."
(18장)
바로 그 별들조차, 그동안 내가 속해서 살아왔던 시골의 그 촌스러운 대상들을 비추어 주는 하찮고 미천한 종류의 별들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나에게 찬란한 행운이 찾아온 첫날 밤이 내가 일찍이 경험해 본 가장 외로운 밤이라는 것이 참으로 슬프고도 이상하다고 느꼈다.
(19장)
"어떤 상황을 믿기 위해선 마음속으로 그걸 받아들여 익숙해지기만을 기다리면 되는 거지. 하지만 마음 속으로 그걸 받아들여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거리는 법이란다."
잘 행동하거라. 행운을 누리기에 마땅한 사람이 되거라.
하늘에 대고 말하건대,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것에 대해 결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눈물은, 우리 눈을 멀게 하고 우리의 가슴 위에 단단히 쌓인 지상의 흙먼지 위에 내리는 단비와 같기 때문이다.
(22장)
"마음이 진정한 신사가 아닌 사람이 행동에 있어서 진정한 신사가 된 적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결코 없었다는 것이 우리 아버지의 지론이거든.....어떤 왁스 칠도 나뭇결을 가릴 수 없으며, 우리가 왁스 칠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나뭇결이 더욱 더 잘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하셨어."
(27장)
오히려 큰 심리적 동요와 일종의 분노 어린 창피함, 그리고 내 신분과 맞지 않는다는 날카로운 느낌으로 나는 그의 방문을 생각했다. 만약 돈이라도 줘서 그를 못 오게 할 수 있었다면 나는 틀림없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핍, 이보게 친구, 인생이란 서로 나뉜 수없이 많은 부분들의 접합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대장장이고 어떤 사람은 양철공이고 어떤 사람은 금 세공업자고, 또 어떤 사람은 구리 세공업자이게끔 되어 있지. 사람들 사이에 그런 구분은 생길 수밖에 없고 또 생기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법이지."
(28장)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기꾼에 비하면 이 세상의 다른 사기꾼들은 모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29장)
"나에겐 심장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게 내 기억과 혹시라도 무슨 관계가 있다면 해서 하는 말이야."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그것은 맹목적인 헌신이고, 절대적인 겸손이며, 완전한 복종이고, 너 자신과 세상 전체를 거스르는 신뢰와 믿음이며, 네 온 마음과 영혼을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것이야. 내가 그랬듯이 말이야! "
(30장)
"신뢰할 만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합당한 사람인 경우는 결코 없으니까 말이야."
"좋은 사람이 되어 있다고 하렴......
격정과 망설임, 대담함과 소심함, 행동과 몽상 등이 묘하게 뒤섞여 있는 좋은 사람 말이야."
"너는 어쩌면 그렇게도 낙천적인 성격이니!".....
"난 그럴 수밖에 없어." 허버트는 말했다. "난 그것 말고는 가진 게 별로 없거든."
(32장)
"내가 아는 한 재거스 씨의 일처리 방식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바로 자기를 아주 높은 존재로 유지하는 것이랍니다."
(35장)
조가 어떻게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전혀 불평하지 않고 오직 힘찬 손과 조용한 입과 따뜻한 가슴으로 언제나 자기 의무를 다하며 인생길을 걸어가는지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했다.
(38장)
그 모든 것은 나에게 비참함만 안겨 주었다. 나는 그녀와 교제하는 동안 한 시간도 행복을 맛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은 하루 스물네 시간 내내, 죽을 때까지 그녀와 함께 지내는 행복에 대한 상상만을 줄기차게 되풀이했다.
"오, 에스텔러, 제발 그렇게 거만하고 고집스럽게 굴지 좀 마."
(39장)
"너는 나한테 고귀하게 행동했단다, 얘야" 그는 말했다.
"고귀하게 말이다, 핍! 그리고 난 그걸 결코 잊지 않았단다!"
'난 네놈들이 절대 따라가지 못할 훌륭한 신사를 그리고 있단 말이다, 이놈들아! '....
'비록 내가 신사가 아니고 배운 것도 전혀 없지만 난 유식한 신사를 소유한 몸이시다.'
(44장)
"너는 내 마음이 그 후로 알게 된 모든 아름다운 상상의 화신이었어."
(49장)
"네 불행의 원인이 다른 것에도 있다고 말하다니 넌 고결한 마음을 가졌구나. 그게 사실이니?"
(52장)
"인내심 강하고 사랑 많은 조, 당신은 결코 불평하는 법이 없지요.
그리고 마음씨 고운 비디, 너 역시 그렇지!"
(54장)
왜냐하면 이제 그에 대한 나의 모든 협오감은 완전히 녹아 없

(57장)
내가 건물 벽에 박힌 한 장의 벽돌이었는데, 건축업자에 의해 올려놓아진 그 현기증 나는 자리에서 제발 좀 나를 빼 달라고 간청하고 있었다는 것.
조는 조금도 변한 데가 없었다.
정확히 그 옛날 내 눈에 비쳤던 모습 그대로, 그는 그 순간 내 눈에 비치고 있었다. 오직 충실할 뿐이며, 오직 올바를 뿐인 그 모습 그대로 말이다.
(59장)
"일찍이 내 인생에서 조금이라도 자리를 차지했던 것 역시 거의 잊지 않았어.
하지만 내가 한때 가련한 환상이라고 불렀던 그것은 모두 사라졌어. 비디, 그래, 모두 사라졌어!"
"내가 그 가치를 전혀 몰랐을 때 팽개쳐 버렸던 것에 대한 기억을 나한테서 멀리 떼어 놓았던 길고 힘든 시기가 있었어.
하지만 그 후 내 처지가 그 기억을 마음속에 들여놓은 것과 도덕적으로 더 이상 충돌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나는 그 기억을 내 가슴속 한 곳에 소중히 간직했어."
그동안 나는 휘어지고 부서졌어.
하지만 희망컨대 좀 더 나은 모양으로 휘어지고 부서졌다고 생각해.
(작품 해설)
찰스 디킨스가 1861년에 완성한 소설
1860년 12월에 첫 연재분이 <1년 내내>에 실리게 되고, 이후 1861년 6월까지 총 36회에 걸쳐 매주 연재가 나감으로써 작품이 완성된다.
디킨스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을 가하면서 진정한 신사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핍이 소망하고 또 성취하게 되는 신분인 '신사'와 관련된 내용도 단순한 시대적, 계급적 성격을 넘어 결국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가치관과 인간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주인공 핍이 물질적인 유산을 받지 못하고 그 대신 인간적 성숙이라는 정신적인 유산을 받는다는 작품 내용을 생각할 때, 보기에 따라서는 '위대한 유산'이 '막대한 유산'보다 원작의 주제나 의미를 오히려 더 잘 반영한 '융통성 있는' 제목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자평 ] 이렇게 치밀한 작품을 매주 연재하다니.
그의 약력에 이 부분이 나는 그를 말해 준다고 봤다.
1870년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기자 작위를 수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으며....
그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그는 가난하고 고통 받고 박해받는 자들의 지지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세상은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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