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분류사 by 구가 가쓰토시
[ 밑줄/연결 ]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 분류)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은 박물학이긴 해도 동물에 관한 것 뿐이다. 현대까지 <동물지>, <동물부분론>, <동물발생론> 외에 <동물운동론>, <동물진행론>이 전해진다. 식물지도 썼다고 하는데 남아 있지 않다.
<동물지>에 기초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 분류는 다음과 같다.
유혈은 붉은 피가 흐른다는 뜻....대부분 척추동물...
아리스토렐레스의 분류법은 대락 동물의 각 부위의 형태 차이에 따라 나뉘어 있다.
다리가 네 개인지 그 이상인지, 날개가 있는지 없는지 같은 차이..
세계 최초의 백과사건을 만든 사람은 플라톤의 제자이자 조카인 스페우시포스(Speusippus, 기원전 4세기)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남아 있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지를 체계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과 당시의 지)
그리스 철인은 종합적 지를 추구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야 말로 고대의 지를 처음으로 체계화한 일인자이다.
<범주론>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작품인지 아닌지 의견이 엇갈리나, 유명한 10범주(카테고리)가 실려 있어 중요한 작품으로 본다.10범주는 아래와 같다.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규명할 때, 이 열가지 주안점만 분석하면 된다는 뜻이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박물학자인 동시에 과학자이기도 하였다. 철학과 과학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의 지의 체계라 할 수 있다.
그리스에서는 창조를, 로마에서는 수집을 존중했다. 그리스인은 무엇보다 직접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쪽을 중시했다면 로마인은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수집하는 쪽을 중시했다.
바로*(Marus Terenius Varro, 기원전 116 ~ 27년)...당시 최고의 지식인으로 <학문권> 9권을 편찬. 남아있지 않다. 주제별로 9과목의 학문을 나타냈다.문법학, 논리학, 수사학, 산술, 기하학, 천문학, 음악, 의학, 건축학
중세들어 바로의 9과목에서 의학과 건축학을 뺀 7개 과목은 자유7과라 하여 기초 교양으로 자리잡았다.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을 3학산술, 기하학, 천문학, 음악을 4과로 합쳐서 3학4과라 부른다.
(이시도루스의 <어원지>)
명확한 편집의식을 갖고 만들어지 백과사전 <어원지>7세기 세비야의 대주교 이시도루스(Isidorus Hispaleusis, 560rud ~ 636년)가 편집했다. 전20권으로 <어원론> <기원론>이라고도 한다.
그리스 로마 문화의 전승이 끊어질 뻔 했으나 이시도루스가 당시의 지식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즉 <어원지>가 중세 유럽의 지를 뒷받침했던 것이다.고대 학문과 중세 학문의 결절점이라 불릴 만하다.
6세기부터 수도원에 도서관이 생겼다. 이 무렵의 책은 인쇄본이 아닌 사본
(이슬람권의 지)
10세기 철학자 파라비(al-Farabi)가 <과학의 분류>(과학 기원지)에서 과학을 8개로 분류하였다.
(위그의 학문 체계)
12세기 유럽....아리비아 과학이 라틴어 번역으로 나오기 시작할 무렵..
파리 생 빅토르수도원의 위그(Hugues de Saint Victor, 1096경 ~ 1141년)는 <디다스칼리콘(Didascalicon)>(학문론)에서 학문의 분류를 시도했다.
제1부(제1권 ~ 3권)은 세속적인 학예를 상세히 설명제2부(제4권 ~ 6권)은 신적 책에 의한 신적 지혜를 설명
위그에 따르면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통한다. 크게는 '사변학', '실천학', '인공-인조학', '논리학'으로 나눌 수 있다.
(베이컨의 '대혁신')
17세기 학문 분야에 대 전기를 가져온 사람은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Fracis Bacon, 1561 ~ 1626년)
유감스럽게도 '대혁신'은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계획이 너무 방대한 데다 만년에 손을 대기 시작한 탓에 시간이 부족했다.
베이컨의 지의 분류가 <백과전서>에 큰 영향을 주었다.
'대혁신'은 여섯 가지 부분으로 나뉘며, '학문의 구분', '노붐 오르가눔, 또는 자연의 해명에 대한 지식, '우주의 현상 또는 철학 설립을 위한 자연지와 실험지', '지성의 사다리', '예고의 주자, 또는 제2철학의 선취', '제2철학 또는 실천학'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는 제1부와 제2부만 썼다.
제 1부는 <학문의 존엄과 진보에 대해>, 제2부는 미완성 아포리즘 정리다.
베이컨은 인간의 지력을 '기억' '상상' '이성'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각각 역사, 시, 철학과 대응한다.
주목할 점은 '이성'이라는 분류 속의 '인간'에 관한 항목이다.
(백과전서)
<백과전서, 또는 학문, 예술, 공예의 합리적 사전>은 1751년부터 1780년에 걸쳐 프랑스에서 출판됐다.
이보다 앞선 1728년 영국의 이프레임 체임버스(Ephraim Chambers)의 백과사전 <사이크롤피디아>(Cyclopaedia)가 완성됐다.
<백과전서>는 원래 체임버스의 백과사전을 번역하려던 구상이 발전한 것..
1745년 <사이클로피디아>의 프랑스어 번역을 기획한 영국인이 프랑스 출판업자 르 브르통에게 제의했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자 단순 번역이 아니라 대대적인 백과전서를 발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무명이던 디드로가 편집자로 뽑혔다.
과학 아케데미 회원이었던 달랑베르가 볼테르, 몽테스키외 등 인류 집필진 총 184명의 끌어 들였다.
본문 8권, 도판 2권을 예정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본문 17권, 도판 11권으로 늘어났다.
(계통적 백과사전)
백과전서가 나온 뒤로 최대 규모라 할 백과사전
1782년부터 1823년에 걸쳐 프랑스에서 출판된, 전 166권의 대백과사전
프랑스 출판업자 샤를 조제프 팡쿠크가 기획...
<백과전서>가 알파벳순 구성인 데 반해 <계통적 백과사전>은 주제별로 배열했다.
내용은 26분야로 나뉜다. 수학으로 시작해, 최첨단 과학부터 소개한 뒤, 신학을 넣었다. 전반은 박물지와 비슷한 배열
(헤겔의 <엔치클로페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철학을 체계화한 사람이 헤겔
<엔치클로페디, Enzyklopadie>는 헤겔이 뉘른베르크에서 김나지움 교장으로 지낼 때의 강의노트를 한데 역은 책으로 백과사전을 가리키는 독일어....당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철학을 조망하려 했다.
'논리학(통칭 소논리학)' '자연철학' '정신철학' 3부로 나뉜다.
논리학에서눈 '유(有)'라는 단순한 존재에서부터 이념으로 이행하는 정신의 이치를 논하는데 그 이념은 '자연' 속에 잠재한다고 한다.
제2부에서는 공간, 시간, 물리학, 유기체(지질, 식물, 동물 등)의 물리학을 검토한다.
제3부에서는 이념이 자기를 되찾아, 주관적 정신 --> 객관적 정신 --> 절대적 정신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짚어보고, 마지막으로 '예술' '계시 받은 종교'에 다다라 '철학'으로 완성한다.
----> 국내에는 제1부만 번역본이 있는 듯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피나케스')
분류 구분 중 '총류' 항목은 책 분류가 가운데 최대의 발명이라 해도 좋다.
기원전 3세기에 세워졌으며 고대 최대 규모...
기원전 48년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일부 책이 불탔고 기원 3세기에는 600년 가까운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완전히 소실
보유 장서는 최대 70만 권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책은 파피루스를 돌돌 만 권자본 형태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서관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니푸르 신전에 세워진 도서관이다. 당시의 도서는 점토판이다.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에 세워진 아슈르바니팔 왕의 도서관에 있던 점포판은 지금도 대영박물관 등에 보관되어 있다.
[ 자평 ]
인류의 학문 분류 체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봤다.
헤겔이라는 철학자에 대해 더 크게 보게 되었다.
인류 전체의 지식을 한 사람이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하여 자신만의 틀로 설명하려는 도전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