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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네델란드의 물리학자 헤라르뒤스 엇호프트(Gerard't Hooft)가 처음으로 제시한 홀로그램 가설(holographic principle). 1993년 그는, 3차원으로 보이는 공간영역 속에 담겨 있는 모든 정보는 그 공간영역의 2차원 경계면에 담긴 홀로그램 정보로 대신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21세기의 첨단과학도 정보야말로 물질, 에너지, 공간, 시간보다도 더 근본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다.
(1부: 완벽한 우주 만들기)
근본적으로, 양자이론에는 시간의 개념이 없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의 시공과 중력은 양자화되어 있지 않다.
클로드 섀넌(Claud Shannon), 기체 에너지의 엔트로피를 열역학적으로 기술하는 수학공식과 한 계의 정보량을 기술하는 수학공식은 '정확히' 같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엔트로피를 에너지와 정보 양쪽과 연결시켜주는 이 아주 단순하고도 엄청나게 중요한 방정식은, 에너지와 물질을 연결해주는 아인슈타인의 그 유명한 방정식만큼 하루빨리 널리 받들어져야만 한다.
2012년 물리학자 앙투안느 베루트(Antoine Berut), 에릭 루츠(Eric Lutz)와 그 동료들이 한 비트의 정보를 지우면 열이 얼마나 손실되는지를 측정함으로써....에너지와 정보 사이의 관계 속에서 열과 온도가 행하는 역할들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는데 성공함으써 정보가 본질적으로 물리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우리의 온 우주는 하나의 일관적이고 통합된, 정보로써 이루어진 실체다. 문자 그대로, '관찰자'의 의식과 별개로 존재하는 '환경'은 없다.
모든 측정이 양자화된 상태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위치, 운동량, 시간은 양자화되지 않고 연속적인 값을 취할 수 있다. 이것이 시사하는 심오한 뜻은, 시공간은 양자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베켄슈타인 경계, 하나의 구체 블랙홀이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최대량은 그것이 차지하는 3차원 공간의 부피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 2차원 표면적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블랙홀이 담고 있는 정보량, 아니 공간의 어떤 영역이든 거기에 담겨 있는 정보의 '최대량'은 그 공간의 2차원 경계면의 면적에 비례했다.
베켄슈타인 경계가 3차원 물체의 2차원 표면영역 (여기서 각 플랑크 규모영역은 1비트의 정보를 코딩함)을 구성하는 플랑크 규모영역의 최대 비트 수로 산정해낼 것임을 추측했으리라.
열역학법칙을 정보의 법칙으로 바꿔 쓰는 것이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 화해할 길을 열어주고, 우리의 완벽한 우주에게 탄생부터 전 생애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알려주는 설명서를 제공해주는 일임을 깨닫게 됐다.
단순성, 불변성, 그리고 인과성이 우리의 완벽한 우주의 세 가지 기본 조건이다.
모든 관찰자가 측정한 광속이 일정하다는 것은 관찰자의 속도가 '공간과 시간에 대한 그들의 관찰과 측정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임을 이해하는 데는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이 필요했다.
우리의 완벽한 우주를 만들어내는 재료는 딱 한가지밖에 없다. 에너지로 표현되고, 엔트로피 과정과 그 밖의 과정을 통해 작용하는 '정보' 말이다.
결국 물질은 언제나 에너지 형태로 재언명하여 기술할 수 있고, 에너지는 더 근본적으로는 정보의 형태로 재언명할 수 있으니, 물질의 본성 또한 여지없이 정보인 것이다.
CPT(Charge 전하대칭, Parity 반전대칭, Time 시간대칭) 대칭은 주요 양자이론 중의 하나다. 실제로, 우리 우주의 시공간을 통털어 물리법칙이 불변하려면 CPT 대칭의 삼중 고정상태야말로 필수적인 것임은 수학적으로도 밝혀졌다.
코스믹 홀로그램 모델은, 3차원 공간이 시간과 결합된 4차원 시공간을 1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으로 이뤄진 2차원 홀로그램 경계면의 심층현실로부터 출현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홀로그래피를 작동시키는 열쇠이며, 코스믹 홀로그램을 깊이 통찰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 푸리에 변환식도 복소평면이 있어야만 연산이 가능하다.
(2부: 정보로부터 형성된 홀로그램 우주)
"아름다움이란 진실이 완벽한 거울 속에 비친 제 얼굴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미소이다." - 타고르
'이기적 유전자'라는 관점의 주장은 점차 퇴색되었다.
우리의 집단적 행동에도 코스믹 홀로그램의 징표가 온 데 담겨 있다는 놀라운 증거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프랙탈 패턴과 제닮은꼴, 규모와 무관한 성질, 하모닉스 공명, 멱법칙 등이 우리의 인공적인 구조와 조직에도 널리 침투해 있음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3부: 우주의 홀로그램 속에서 공동창조하기)
우리가 물리적 현실이라 부르는 모든 것의 본질은 정보라는 날로 확연해지는 이 과학적 관점은 동시에 물리적 현실이 그 가장 단순한 형체로부터 가장 복잡한 형체에 이르기까지 온통 정보로 이뤄져 있고 정보에 의해 창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가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발견을 향한 진정한 항해는 신대륙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얻는 것이다."
[ 자평 ] 1부와 2부, 우주연구가로서 쓴 부분만 읽어도 책 값은 건질 듯....
1부와 2부는 정말 좋았다. 매 문장에 줄을 치는 것과 같이 읽었다.
물리학적 천문학적 사회학적 지식의 핵심들을 고구마 줄기처럼 제대로 잘 엮으면서 요약했다고 감탄했다.
다만 3부는 불편했다. 갑자기 '공통 창조', '의식적 진화' 같은 종교적인 주제로 엉뚱하게 뛰어-아닌 정확히는 튀겨져- 버린 느낌이었다.
특히 '위대한 존재로의 합체, 아카샤의 영역' 등 힌두교의 개념들이 소개되면서 마지막 몇 페이지는 읽지 않고 책을 덮었다.
저자의 약력을 다시 보았다.
우주연구가, 미래학자, 작가이자 온 지구의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치유자이기도 하단다.
음, 이 분이 우주연구가로서 쓴 부분은 1부, 2부인 듯 하고 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작가, 치유자로서 쓴 부분은 3부인 듯 하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 지성/감성이 아직 거부감이 있었다.
치유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과학과 치유를 억지로 연결시킨 듯 하며, 특히 치유를 목적으로 과학을 남용한 것처럼 읽혀졌기 때문이다.
1부와 2부에 언급한 것처럼 진화에는 어떤 특정한 목적과 방향이 없다는 것이 진화론이 시사하는 바다.
하지만 저자의 3부 주장은 이와 맞지 않게 우리가 하나의 의식, 고양된 공통의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적과 방향인 듯 기술한다.
둘 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고 둘 중 하나만 맞을 수가 있지만 내가 과학책을 사서 읽는 이유는 과학이 철학과 종교 서적 보다 더 진실스러울 것 같다는 추정에서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해석되는 것을 굳이 과거의 패러다임에 맞출 필요는 없다.
궁극적 사실과 진리가 없다 하더라도 더 좋은 것, 더 바람직한 것은, 더 좋고 더 바람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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