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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책 읽기
[ 밑줄/연결 ]
실제의 삶은 일관된 주제가 없는, 다양한 서로 무관한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인생이라는 소설에서 무엇이 에피소드이고 아닌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지극히 상대적인 관점에 따르며, 불순물처럼 취급될 수 있는 사소한 에피소드 하나가 실은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더 나쁘게는 자기 인생이라는 소설을 써 나가는 작가에게 그런 에피소드의 주도권이나 결정권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삶은 단 한 번뿐이고, 지금 이 순간은 비교 대상이 아무것도 없는 생애 처음 맞이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의 법칙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의도와 결과의 불일치, 우리의 의도를 배신하는 삶의 기만술이다. 의도가 좋다고 해서 결과가 항상 좋으리란 보장은 결코 없다. 인생의 행로에는 변수가 너무 많고 우리는 그 모든 변수들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다.
오이디푸스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아니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완벽한 비유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인생에 대해 여전히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오이디푸스, 그는 사실상 인류 전체를 대표한다. 그냥 인류가 아니라 가장 똑똑하고 지혜로운 인간을 대표한다.
오이디푸스의 오만과 고집을 보며 테이레시아시는 이렇게 한탄한다.
"지혜가 지혜로운 자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는 곳에서 지혜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셰익스피어는 인간이란 꿈의 조각들로 만들어진 환상이 존재라고 말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소포클레스는 답한다. 실수를 저지르고 과오를 피할 수 없으며, 자기 미래에 관해선 터럭만큼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동물이라고, 즉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은 근원적인 어리석음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소포클레스가 옳았다. 어리석음과 무지는 다르다. 어리석음은 오히려 앎의 오만이 빚어내는 오류이고, 무지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어리석음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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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실천적인 지혜가 문제라면, 나는 제일 먼저 몽테뉴의 책을 손에 꼽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장자와 소포클레스, 구약성경의 <코헬렛> 편, 니체, 데이비드 흄과 스피노자를 꼽겠다.
[ 자평 ] 서평이 쓰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깊이 있고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
책을 추천해 주는 분으로 읽은 몇 분의 저자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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