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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광화문 교보문고 근처다.
어제 저녁 퇴근하면서 광화문역으로 들어 갈때 교보문고의 대형 선전 문구를 본다.
정여율이라는 젊은 작가의 책 선전이 있는데 그 문구를 보고 나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인생의 모든 답은 다 내 안에 있다'는 큰 문구를 내건 심리학 책인 듯 했다.


미안하게도 정여울님이 글을 읽어는 봤는데 기억이 없다 좀 찾아 보니...


글쎄 정여울작가님의 책이 진짜 어떤 내용인지는 알 지 못한다. 사서 볼 생각은 크게 없다. 내 나이가 목표 독자층은 아닐 것이다.

또한 내가 정여울작가님이 인생을 보는 눈높이도 나는 전혀 모른다.

다만 서점이나 출판사가 책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내세운 저 문구 '인생의 모든 답은 다 내 안에 있다'는 그 문구에
내가 쓴 웃음을 지은 이유는.....

첫째, '인생에 답이 있다'는 뉘앙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다.
살면서 만나는 어떤 질문에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몇개나 있는가? 라는 의문이다.
살면서 인생이 던지는 질문이 학교가 던지는 질문과 수준이 다르다고 느낀다.
쉽게 답을 찾을 수가 없다. 답을 알고 있다고 홍보하는 전문가들도 막상 문제를 풀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에 따라 나도 다른 관점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대강 이런 문제에 대해서 포터와 같은 입장이다.
정여울님의 책을 만일 30대가 읽는다면 아마 한 번 읽고 말게 될 것이다.

내가 장담하건대 아래 포터의 책을 30대가 읽는다면 동일한 책을 40대, 50대에 한번씩 더 읽게 될 것이다.
그 나이에 맞는 (아니 더 잘 읽히는)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이 있는 것 같다......
'인생이 내는 질문에 답이 있다'는 관점도 있을 수 있고, '답이 없다'는 관점도, '답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다
는 각자의 관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내가 선택한 2021년 내 의식 수준에 맞는 답은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는 것이다.




둘째, 답이 혹시 있다고 해도 다 '내 안'에 있다는 뉘앙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다.
내 안에 원래 있었다는 말인가?
인간은 기억되고 학습된 경험과 지식으로 움직인다.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별로 없다.
사람이 사회에서 격리되어 살면 기본적인 사회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유된 지식이 없다. 또한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사회에 합류하면 언어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인류사회적으로 이런 사례는 많다.
(현대판 정글북, 야생에서 자란 10명의 사람들 | 1boon (kakao.com))
([지구촌 화제영상] 야생에서 발견된 인도판 ‘늑대 소녀’ (kbs.co.kr))

자.....원래 우리 안에 인생이라는 분이 주시는 그런 거대한 질문에 답이 있었다고?
내가 보기에 이는 대단한 오만이다....

내 안을 아무리 뒤져봐도 답은 없다. 잡념과 욕정과 상념만 있을 뿐이다.....
그런 것들이 가라 앉으면 진리가 드러나는가? 세상 만사를 알 수 있는 전지전능의 지혜가 그 아래에 있을까?

아니다 그렇게 안으로 내려 앉아 보기도 해야 하지만, 밖으로 나와 세상과 대면도 해야 한다.......
세상과 만나지 않고 내 안으로만의 잠수하면 온전한 인간성을 키우지 못하고 왜곡되고 비뚤어진 아집만 있는 인간을 나을 위험이 크다.

이런 고로 붓다도 보리수 나무에서 깨달아 세상에 나오셨고, 예수도 광야에서 헤멘 후 세상에 나왔다....
십우도 10단계 마지막 단계도 역시 '세상으로 나간다'라는 것이다.

즉 온전히 깨달음은 자신안에만 있지 않고 세상과 자신이 만나는 교집합의 상위 차원에 항상 있다....



'인생의 모든 답은 다 내 안에 있다'
듣기 좋고 읽기 좋은 문장이 항상 진리는 아니다.
읽어서 힘이 되고 희망이 되는 문장이 항상 진리는 아니다.
오해된 좋은 문장도 위험할 수 있다.
좋은 진리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사람을 죽이는 경우를 우리는 많은 종교 전쟁에서 보았다.
좋은 진리와 선한 문장에 대한 좋은 믿음도 때론 덫이 될 수 있다.

내 관점에서 저 문장은 오만한 문장이다...
'인생의 어떤 질문은 답이 있다. 다만 그 답도 세상과 나와의 많은 부딪힘 속에 있을 수 있다.' 정도가 내가 이해되는 수준이다.

혹시 이런 생각에 관심이 있다면 내가 심리학이 꽤나 답을 내고 있다는 생각에서 돌아선 책을 한번 읽어 보면 좋겠다.


또한 '명상', '마음챙김'에 위험성을 알고 돌아선 책도 한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심리학, 명상, 마음챙김이 전혀 쓸모 없다는 뜻이 아니라.....무엇에 대한 과신은 항상 위험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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