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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인간지능

유연한 사고의 힘 by

비즈붓다 2021. 1. 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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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편안하게 여러 가지 발상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능력, 모호함과 모순에 익숙해지는 능력, 틀에 박힌 사고 방식을 극복하는 능력, 풀어야 할 문제를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 깊게 뿌리박혀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해서 마음을 여는 능력, 논리력만큼 상상력에도 의지하여 다양하고 폭넓은 생각들을 해내고 통합하는 성향,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견딜 수 있는 담대함이 필욯다......이런 재능들은 일관된 인지 방식의 다양한 측면으로 드러난다. 나는 이것을....유연한 사고(elastic thinking)라고 부를 것이다.

 

유연한 사고는 분석적 추론과 달리 과학자들이 '상향식(bottom-up)'과정이라고 부르는 방식을 통해서 나타난다. 뇌는 컴퓨터처럼, 가장 상위의 실행 구조에서 암산을 지시하는 '하향식(top-down)' 처리 방식으로 암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생물의 뇌는 그 독특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상향식으로도 계산을 할 수 있다. 상향식 처리 방식에서 각각의 뉴런은 하나의 실행 명령을 받는 것이 아니라 뇌의 정서적 중심부들에서 중요한 정보를 받아들여서 복잡한 방식으로 점화하다. 이런 종류의 처리 방식은 비선형적이고, 문제와 많이 동떨어져 보이는 답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분석적 사고의 단계적 발전 과정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각본 방식의 정보처리가 개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서, 진화는 우리와 다른 동물이 반응을 산출할 수 있도록 두 가지 다른 수단을 마련해두었다. 하나는 이성적, 분석적 사고인데, 나는 간단히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ought)라고 부를 것이다...한 유기체가 사실 관계나 근거를 토대로 하나의 생각에서 그와 연관된 다른 생각으로 옮겨가는 순차적인 접근 방식....또 하나는 유연한 사고이다.....대체로 무의식으로 진행되는 유연한 사고는 비선형적 처리 방식....여러 가닥의 생각들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칼 포퍼는 "모든 생명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All life is problem soving)"이라고 했다...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서 문제해결을 점점 더 잘하는 기계가 되어가는 것이다. 

 

동물은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서 점점 더 정교해지는 세 가지 정보처리 방식을 가지게 되었다....내가 언급했던 각본 방식, 분석적 방식, 유연한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단순하고 일상적인 문제에는 각복 방식이 어울리고, 그밖의 다른 문제는 분석적 방식과 유연한 방식이 적합하다.

 

생각은 상황을 평가하고 발상을 함으로써 의미 있는 반응을 만드는 것....

 

우리가 인식해야 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이라고 부르는 것이 동물의 생존에 그다지 필수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생각은 원칙이 아니라 예외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대체로 표준 규격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동물은 대개의 시간을 자동인형처럼 행동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 

 

1970년 후반, 심리학자 앨런 랭어는.....논문에서 "완전한 자각 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얼마나 될까? "였다...그들은 많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 결과를 반영한 논문의 제목은 '표면적으로 사려 깊은 행동의 무심함(The mindlessness of Ostensibly thoughtful action)' 이었다.....랭어의 논문에서 충격적인 점은, 우리는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에도 일반적으로 각본에 따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프로그래밍된 유형에 따르면서 자신의 당명한 상황의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서 약간의 조절만 한다는 것이다.

 

분석적 사고나 유연한 사고를 기르는 첫 단계는 일반적으로 사고(thinking)를 기르는 것이다.....자동적인 각본이 적절하지 않을 때에 중단할 수 있으려면, 당신이 그것을 자각하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랭어는 이것을 자기 인식 각성(self-awarness wakefulness)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고 부른다. 마음 챙김은 불교의 명상이 뿌리를 두고 있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월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하는 것에 비해서 절반만 깨어 있다."

---> 내 기억으로 '마음챙김'은....과학자이자 명상가인 존 카밧진 (Jon Kabat-Zinn)이 가장 hit를 시킨 것 같다.

---> 존 카밧진의 책이 국내에 나오기도 전에 김열권씨 같은 분이 위빠사나를 가리치고 있었다. 김열권씨는 1990년 부터 미얀마에 가서 위빠사나를 배웠다고 한다. 아마 국내에서 위빠사나를 대중적으로 전파한 초기 명상 지도자 중 한 분일 것이다. 

---> 관련하여 (주문 중인 책으로) <마음챙김의 배신>이라는 책이 있다. 명상이 얼마나 자본주의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한다. 주장의 핵심에 동의한다.  경영학 교수이자 불교 신자인 저자는 "마음챙김을 긍정심리학과 행복 산업의 탈정치화된 파생상품으로 규정하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불교의 도덕적 가르침을 배제하고 자본주의 시스템과 공모하여 현상을 유지하도록 돕는 마음챙김을 맥도널드 프랜차이즈를 따라서 '맥마인드풀니스(McMindfulness)'라고 부른다고 한다. 

 

배비지는 자신의 기계가 체스를 두는 모습을 상상한 반면, 러브레이스 부인은 그것을 기계화된 지능으로 보고 언젠가는 '어느 정도 복잡한 음악 작품을 정교하고 과학적으로 작곡'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장치로 생각했다.

 

상향적 처리는 뉴런 수백만개의 복잡하고 비교적 '자율적인' 상호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며, 엉뚱하고 독창적인 직관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하향식 처리는 뇌 실행부의 지휘를 받으며, 단계적 방식의 분석적 사고가 일어나게 한다.

 

우리 뇌 속에는 망막에 포착된 시각적 자료를 그대로 보여주는 비디오 스크린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 뇌는 시각적 자료를 번역하고 암호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편견과 사고의 제약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 

---> 그렇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멋진 말'이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어떤 것이 정말 있다..라고 하는 것도 굉장히 확률적이며 인지심리학적으로 보면 본다는 것도 편견과 제약이 있는 행위이다.

 

공감각(synesthesia)이라는 능력을 지닌 일부 사람들은 초인종을 소리뿐만 아니라 색깔로도 감지한다....사실 뱀이나 박쥐나 벌이 초인종을 인식할 때에 무엇을 경험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지적인 외계인이 이것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감각을 경험할 것이라고 믿을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들은 망을 이루는 뉴런들을 '개념 세포(concept cell)' 또는 '개념 뉴런(concept neuron)'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사람, 장소, 사물뿐만 아니라, 승리와 패배 같은 생각에 대해서도 개념 세포의 망을 가지고 있다.....할머니 세포라는 용어에는 "정말로 뇌 속에 할머니만을 생각하기 위한 세포망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의미의 조롱과 냉소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2005년에 실제로 그런 세포들이 발견되자 과학자들은 생각이 바뀌었고, 용어도 이에 따라서 바뀌었다.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핼리 베리의 모습과 심지어 그녀가 영화 속에서 '캣우먼'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에도 동일한 신경망이 반응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크게 놀랐다......인간은 뉴런 속에 수만 개의 서로 다른 개념을 암호화할 수 있으며, 각각의 개념은 약 100만 개의 개념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념 하나가 말벌 한 마리의 뇌 전체에 있는 뉴런의 수와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개미 집단 수준에서는 지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개체의 수준에서는 단순한 알고리즘일 뿐이다......이 모든 일은 집단의 관심이나 추론이나 계획이나 행동을 조율하는 어떤 '관리직' 개미 없이 이루어진다. 

 

다른 개미의 활동을 감독하는 관리자 개미는 없다. 이것이 개미 콜로니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무려 50만 마리의 개미들이 관리를 전혀 받지 않아도 활동을 잘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개미 콜로니의 각 개체는 정보를 통합하여 세상이나 그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 통일된 표현을 내놓지 않는다. 개미 자체는 당장 닥친 환경에서 그들이 감지한 것을 토대로 단순한 결정만 할 뿐이다.... 그들이 속한 콜로니의 목표나 문제에 대해서도 무지하며,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시를 받지도 않는다. 환경과 극복해야 할 난관에 대한 개미의 표현은 오히려 콜로니 속에 암호화되어 있다.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단순한 규칙을 따르는 개체들 사이에 일어나는 수많은 상호작용의 결과는 콜로니 전체를 번성하게 해주는 선택과 행동을 나타난다. 개미 콜로니는 상향식 처리의 대표적인 본보기로, 조직이나 컴퓨터에서 수행되는 '하향식'처리와는 대조를 이룬다. 

 

포유류에만 발견되는 전전두 피질은 우리가 각본에 따라서 환경적 요인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구조다. 뇌의 '경영진'으로 작동하는 전전두 피질은 목표를 확인하고, 집중과 계획 세우기를 유도하고, 행동을 조직하고, 결과를 감시하고, 뇌의 다른 영역에서 수행된 과제를 관리함으로써 우리의 생각과 의사 결정을 감독한다.

 

모든 지적 노력 중에서, 과학 분야는 작동 방식이 가장 상향식 분야 중의 하나다.....기업계는 상향식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드물며, 종종 경직되고 목표 지향적인 사고가 유연한 사고보다 더 가치 있게 평가되고는 한다. 

 

 

 

[ 자평 ]

 

레너드 믈로디노프 (Leonard Mlodinow)는 이론 물리학자다.

출판된 책을 거의 다 읽을 정도로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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