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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에 대한 책이나 기사를 볼 때 마다 난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대부분 홍보성 기사, 기자들과 교수들이 허접한 분석력과 예측력에 대한 실소가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내가 밥벌이하는 ICT산업에서 노키아(Nokia)란 기업은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이다.
내가 노키아에 대한 성공 스토리를 접할 즈음까지의 노키아이 역사는 대충...
(외우고 있지는 않으므로 책과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서 짜집기 해본다..)
1865년 핀란드 남서부 탬퍼러에서 목재 펄프 공장에서 시작되어 자전거 및 자동차 타이어, 신발, 개인용 컴퓨터를 거쳐 전화기 생산에 이어 2000년대에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생산업체로 업계의 전설이었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난공불락이었다. 핀란드를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든장본인은 바로 `노키아(Nokia)'다.
노키아가 정보통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70년대 말이었다. 1970년대말 구조조정에서 노키아는 전통산업에서 통신산업으로의 도약을시도한다.
당시 생산된 휴대폰의 95%를 외국으로 수출한다. 1999년 기준 전세계휴대폰 시장의 26.9%를 차지하면서 미국의 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로 나선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Interbrand)에서 평가한 2007년도 노키아(Nokia)의 브랜드 자산가치는 336억9,600만 달러로 당시 브랜드평가 100대 기업 중에서 5위를 차지했다.
당시 노키아의 브랜드 슬로건은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기업 슬로선으로 애플의 'Think different'와 함께 항상 언급되는 문구이다.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인간이다. 고객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단순한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다.
우선 국내에 노키아의 성공 스토리가 쏟아진 것은 내가 벤처를 하던 2000년즈음 인 것 같다.
책에 있는 내용 중 성공 비결, 비법, 원칙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부분만 대충 따 보겠다.
첫 책은 이재규교수의 '노키아 스토리' (2000년)
노키아의 창업과 도약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특히 이야기의 방점은 도약과정인데.....
금융약화로 1980년대말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부분이다. 위기에 늘 우리를 구하는 영웅이 등장하니
당시 노키아를 구출한 것이 북유럽의 잭 웰치라고 불리는 요르마 오릴라 회장이었다.
그는 파격적인 경영방식인 `포기와 집중의 원리'를노키아에 적용한다.
핵심은 지금은 당연한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바로 그 탁월한 결정이다.
지금 우리가 이 결정이 당연해 보이는 것은 100% 사후편향이다....
업계 1위가 아니거나 1위가 될 가능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버렸다.
고무 제지 펄프 가전 타이어 컴퓨터 등 120년 동안 노키아를 이끌어온 전통산업을 모두 포기했다.
그리고 이동전화 단말기와 정보통신 인프라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이것은 노키아 입장에서는 정체성 자체를 스스로 부인하는 엄청난 일었지만 영웅과 영웅을 따른 민중들은 깨우쳐 일어 난다.
노키아는 이후 이동전화 표준인 GSM을 만들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 1987년에는 한손으로 들수 있는 핸드폰을 최초로 개발했고 1999년에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이재규교수의 칭찬은 계속이어진다.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
구호가 아니라 노키아의 사업 그 자체다.
모든 사람이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노키아는 전략적 제휴에도 능하다.
유럽에서만 연구소나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120개나 되고 심지어 경쟁업체와도 공동으로 연구작업을 하기도 한다.
스타일을 중시
전세계 패션계와 유명인사들에게 핸드폰을 선물한다. 나오미 캠벨이 노키아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사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만든다.
교수님의 마무리는 한기업의 선택이 어떻게 국가를구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노키아는 하나의 기업임과 동시에 핀란드의 국가적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준 국민기업이기도 하다고 극찬한다.
둘째, 일본 저널러스트 다케스에 다카히로가 쓴 '노키아는 왜 세계 제일인가?'(2000년)
위기를 극복한 성공 비결 중 가장 주목하는 것은 기업 문화이다.
노키아는 전통적 대기업에 속하였지만, 벤처 기업들의 특성이라고 할 도전 정신과 유연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Nokia Value'로 요약되는 '고객 만족, 개인 존중, 목표 달성, 계속 학습'이란 가치에 대해 언급한다.
이외에 '선택과 집중', '젊고 유능한 임원들', '오만하지 않고 겸허한 문화',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자', '벤처 정신을 가진 대기업', '전략의 중심 개방형 표준', '인수' 등 등이 언급된다...
세번째, 독일기자인 장-마르크괴테르트가 쓴 '성공기술- 변화의 방법 노키아' (2003년)
적절한 순간에 무선 텔레커뮤니케이션쪽으로 '과감하게 방향전환'을 모색하여 성공했다고 칭찬한다.
저자는 '요르마 올릴라 회장'의 10가지 성공철학을 소개한다. 대강..
주요 부문에 집중. 강력한 지도.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 제때에 공급. 아이덴티티. 연구에 투자. 세계적인 상표. 윤리적 원칙. 기업 가치 향상 등이다.
이후 아이폰이 나오고 스마트폰이 부각되면서 그렇게 극찬을 받던 노키아는 미디어에서 사라진다.
저 위에 제시한 성공 비결, 비법, 원칙을 노키아가 하루 아침에 버렸을리는 없다.
또한 저 비결/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저 책이 써진 20년 후인 지금의 2020년에 보아도 비결이고 원칙이다.
지금도 여전히 성공 원칙/비법으로 통할만한 것이다. 통한다.
그렇다면 저 비결이 진짜 노키아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었다면 쉽게 몰락했을리도 없다.
그런데 노키아는 왜 그 동안 미디어의 눈길에서 사라졌을까?
결론은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디어에 관심이 사라진 것이다.
2016년 박상인 교수가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이란 책에서 2000년 중후반의 노키아 몰락 과정을 언급하면서 책에 잠시 등장한다.
박상인교수는 노키아가 기적에서 몰락까지 걸린 시간이 3년이었다고 썼다.
몰락 이유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과정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아이폰으로 전환되는 판을 뒤집는 파괴적 혁신을 선도하지도, 제대로 따라잡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즉, 혁신적인 산업에서 창조적 파괴가 도전 기업들에 의해 일어나고 기존의 지배적 사업자가 소멸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언급한다. 대충 크리스텐슨교수의 파괴적 혁신 이론을 통해 재해설한 것 뿐이며 결과나 나온 이후에 이렇게 해설하는 사람은 수천명, 수만명 된다.
2019년에 노키아에서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정리한 책이 나온다.
노키아 이사회 회장 리스토 실라스마 (Risto Siilasmaa)가 1988년 ~ 2016년까지 성공의 정점에서 빠른 속도로 몰락했다가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시점까지의 노키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2016년 저자가 정의한 노키아는 '몰락하는 세계적 휴대폰 회사'에서
'세계적인 통신장비'회사로 변신에 성공한 기업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성공비결은
'편집증적 낙관주의', '기업가적 리더십', '나쁜 소식에 대해 들려주기를 권장하는 열린 기업문화', '조직 구성원간의 신뢰', '각고의 연습에 수반된 행운' 등이다..
행운을 뺀다면...나머지 비결은 2000년 초에 쏟아진 노키아 성공 비결/원칙과 뭐가 다른 건지? 나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읽을 필요성이 없는 쓰레기라는 것이 아니다.
이런 법칙/비결 등에 집중하지 말고 의사결정자들의 매일 매일 어떤 이슈들을 어떻게 고민하고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읽으면 배울 점이 많다. 오히려 나는 이 책에서 비결은 없다는 것을 읽었다.
책을 쓰고 팔아야 하기 때문에 과대하게 포장하는 것이지 매일 매일 경영의 경험은 성공비결/원칙 등으로 압축하여 470쪽으로 써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은 지루하고 지난하여.....팔리지 않는다. 진실은 재미가 없는 법이다.
저자가 쓴 아래 문장이 나는 이 책의 숨어 있는 진짜 핵심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제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 해도 그것을 감당 가능한 요소들로 분해하고 그 요소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결국에는 그 문제 전체를 풀 수 있다고, 집요함을 발휘하면 누구나 도전을 이겨낼 수 있다."
인생의 멘토, 코치 뭐 이런 홍보 문구를 보면 나는 그 책을 쳐다 보지도 않는다.
인생을 살아본 사람은 다 아는....돈 벌려는 눈물나는 노력은 이해를 하나 ...과장된 홍보는 사기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나 CEO에 대한 책을 볼 때 나는 일단 50% discout를 하고 본다.
이제는 그나마 거의 읽지 않는다.....밥벌이를 위해 억지로 읽어야 한다면 모르되.....
오히려 나는 기업이 일상을 지배하고, CEO들이 현대 사회의 아이콘, 현자인 것처럼
과장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있다.
학자들(경영/경제)이나 기자들이 예측이나 예견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맞추면 본전이고 못 맞추면 심각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대부분의 말과 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CEO의 성공 스토리를 읽을 때마다 늘 이책이 생각한다. 꿀벌과 게릴라..
살아 있는 최고이 경영구루라 불리는 게리 해멀 (Gary Hamel) 이 쓴 '비즈니스 철학서'라는 칭송을 받은 책.....
이 책의 문장 자체는 지금 읽어도 크게 나쁘지 않다. 오히려 늘 신선하다.
다 맞는 말이다.
이 책에서 그렇게 극찬한 기업 엔론은 (내 기억으로) 이 책이 국내에 나온 그 해에 극악한 행위로 사망했다.
오히려 게리 하멜의 책보다 아래 FT지의 기사가 더 shocking했다.
FT가 보도한 시대에 뒤떨어진 기업의 공통점 ([매일경제]"반짝성공"으로 끝나는 기업의 특징은. 2009년 9월 2일자)
'CEO가 자주 언론에 등장한다' + '경영학자들이 특정 기업을 칭찬한다' + '성공사례가 책으로 나온다'
이후 게리 하멜은 끊임 없이 좋은 책을 낸다.
그러나 나는 이후 게리 하멜을 책을 한 권도 본 적이 없다.
안봐도, 그에 책에는 좋은 사례와 좋은 문장이 넘쳐날 것이다.
또한 이들이 어떻게 HBR에 기업 기사를 내 주고, 어떻게 책에 사례를 써주는지 간접적 경험을 했던 점도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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