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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서 있던 나는 몸을 돌려 어머니의 방에서 그 쓰레기들을 다 치워달라고, 너무 심한 바람이 아니라면, 따라갈 수 없는 그녀의 개인적인 삶의 사건에 대한 조연으로 우리를 선택하지 말아달라고, 무대로서 우리 가정을 택하지 말아다라고 요청했다.
에메렌츠는 마치 사랑이란 의무이고, 정말 위험하며, 이런 위험을 동반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된 사람같이 실제로 조건 없이, 거의 병적으로 나를 아꼈다.
"내가 당신의 어떤 점을 좋아 하는지 신만은 그것을 알고 계시지만, 그와는 별개로 당신은 그럴만하지 않군요.아마 나중에 나이가 들면 당신 자신의 취향도, 용기도 생길 날이 있을 거예요."
지금은 알지만 그때에는 알지 못했다.
애정은 온화하고 규정된 틀에 맞게, 또한 분명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누구를 대신해서도 그 애정의 형태를 내가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에메렌츠의 세상에는 빗자루질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이렇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빗자루질을 하지 않는 사람은 그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떤 슬로건을 내걸든, 어떤 깃발 아래에서 국경일 행사를 하든 그들은 모두 똑같았다.
"그들이 평화를 원한다는데, 당신은 믿으세요? 난 믿지 않아요.평화롭다면 누가 총을 살 것이며, 교수형과 약탈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질 텐데, 게다가 지금까지 전혀 있지도 않았던 세계 평화가 왜 지금에서야 생기겠어요?"
신은 우리가 무언가를 청할 때 보통 그것을 들어주지 않지만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항상 내려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구리처럼 자신을 부풀리고는, 나중에 한 번 터뜨려버리시네요.
친구들을 시켜 헬리콥터로, 사기로 나무들을 춤추게 하는 것은 잘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요.
당신은 문이 앞에 있는데도 항상 뒤로 들어가려고만 해요. 앞문으로 들어가면 된다는 이 단순한 것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당신은 그 어떤 경우에도 그녀를 보호했어야 했는데도, 깨끗하디 깨끗한 그녀를 그녀의 비밀들과 함께 넘긴 거예요.
왜냐면 그녀에게 당신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문을 열라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예요.
당신은 유다예요. 그녀를 배신한 거예요."
(추천의 글 , 신병철 문학평론가)
4백 쪽이 안 되는 소설을 4천 쪽짜리 대하소설인 양 읽어야 했다.
4천 쪽만큼의 감정이 4백 쪽에 응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치러야 할 대가라는 것이 있고 그것은 아마도 서로 고통을 나눠 갖는 데 걸리는 시간일 것이라는 생각을 문학은 버릴 수 없어서다.
"아주 예리한 칼로 사람의 심장을 찌르면 그 사람은 바로 쓰러지지 않는다."
[ 자평 ] 소설을 읽는 다는 재미,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의미를 알게 해 준.... 작가를 찾아 볼 수 밖에 없게 만큼...단어/문장에 베어 나 온 삶의 내공
서보 머그더(Szabó Magda, 1917년 10월 5일 ~ 2007년 11월 19일)는 헝가리의 작가
2007년 11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을 알린 헝가리의 통신사 ≪MTI≫에 의하면 “헝가리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하나인 서보 머그더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평화롭게 잠들었다”고 한다.
"2015년 미국에 출간돼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뉴욕타임스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에메렌츠의 괴팍함과 비밀스러움의 원천은 단 한번도 타인의 출입이 허락되지 않은 ‘문’이다. 에메렌츠는 ‘나’를 유일하게 믿고 문을 열어주지만, 바로 ‘나’에 의해 에메렌츠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비밀은 만천하에 까발려지고 망가진다.
‘나’의 죄의식으로 이 소설은 쓰였다."
"무엇이 사랑이고, 믿음이고, 배반인지,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인간관계를 명쾌하게 진단하는 심리서와 조언이 넘쳐나는 시대에, 소설은 인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책과 삶]서로의 ‘문’ 열었지만…파국 맞은 우정 - 경향신문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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