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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넘어서 발견한 보물 같은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Koreeda Hirokazu, 1962년 ~)의 작품

고레에다 감독이 국내 알려진 것이 2016년 <환상의 빛> 때부터이니 대충 이 감독을 만난 것이 우리나라에 이 감독이 소개된 때 부터일 것 같다.

만일 내가 이 분의 작품을 20 ~ 30대 봤다면 참으로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매번 이 감독의 작품을 볼 때마다 참으로 놀랍고 기가막히게 된다.
이런 시선과 영상 감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다는 것, 그 분의 영화를 그냥 누워서 OTT도 볼 수 있는 세월이 되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걸어도 걸어도>와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아베 히로시(Abe Hiroshi, 1964년 ~)와 <불량공주 모모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마키 요코(Maki Yoko, 1982년 ~)가 이혼한 부부로 주연을 맡았다.

고레에다 영화답게 키키 키린 선생(Kiki Kirin, 1943 ~ 2018년)이 어머니역, 릴리 프랭키(Lily Franky, 1963년 ~)도 흥신소 사장으로 조연으로 출현한다. 이런 유머를 가진 어머니가 있다는 것은.....

<카메모 식당>에서 본 고바야시 사토미(Kobayashi Satomi, 1965년~ )가 아베 히르시의 누나역으로 나오나 남자 주인공인 아베 히로시가 사실은 더 오빠....


히로카즈 감독 작품답게 대단한 극전 반전과 기대되는 흥분을 던지는 미장센이나 사건은 없다.
(아마 일반적인 감독이나 헐리우드나 발리우드가 만들었다면 이혼한 두 부부가 우연히 태풍으로 인해 밤을 지새우면서 ~~~ 새롭게 사랑을 하게 된다느니....등 등 반전을 카드를 썼을지도 모르겠다)

고레에다는 늘 그렇듯 우리의 기대는 깨지만 세상의 상식은 유지하듯이 그저 카메라를 비춰 담담하게 내내 관조의 시각으로 사건과 사람을 비쳐줄 뿐이다.

기억에 남긴 대사와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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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부부 생활을 해 본 부부만이 내 뱉을 수 있는 한 방....
어쩌 알겠는가? 우리는 아직 이 분의 반도 부부로 삶을 살아 보지 못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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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모님의 마음이 이런 마음일 것이다.
언젠가는 꽃을 피우리라는 마음....자식을 위해서든 나를 위해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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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키 키린 선생의 한 방..
모든 부모님의 심정..... 어느 세월에...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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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멋진 것 같아....기억에 담아 두었다.
과거가 될 용기가 있어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
오늘 정리한 루쉰이 <중간재> 사상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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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나 <모비딕>이 주장하는 삶과는 다른 삶...
어떤 삶이 우리에게 더 좋은, 다 맞는 삶일까?
하루 하루 충실하게 사는 삶....불가능한 꿈을 꾸며 도전하는 삶...
아니면 둘 사이에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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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님의 연기력이 대단한 것이...
분명 대사를 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일 텐데, 그저 연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것이 내공이라 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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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 아들이 나에게 묻는 말과 같았다.
모든 아이 세대들이 어른 세대들에게 묻는 말과 같았다.
핵심은 '되지 못했어'가 아니라 '아직' 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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