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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소니 역시 지주회사 체제와 유사한 컴퍼니 체계로 전환되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유지되면서 과거의 혁신성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단기 실적 위주의 전문 경영인 체제에 경영을 자본화하는 지주회사 체제가 결합된 탓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투자자의 역할을 본사가 하고 계열사가 연구개발을 하는 방식이다.
웅진그룹은 낮게 멀리 나는 게 장기인 회사였다. 높게 날면 날개가 녹아버릴 수 있었다.
"한 번이라도 NHN과 일해 본 개발자라면 같은 생각들이었을 겁니다. NHN과 일해서 돈을 번 벤처가 별로 없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었으니까요."
갖가지 서비스를 유지하자니 회사 인력은 갈수록 늘어만 갖고 그 인력을 유지하자니 보수적인 인력 관리 체계를 갖출 수 밖에 없었다.
"구글은 서비스 기업이 아니라 기술 기업을 지향하기 때문에 안드로드 같은 OS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NHN은 서비스 시장을 확장하는 데만 열을 올린 탓에 새로운 기술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구글과 NHN의 가장 큰 차이는 이념입니다. 구글한테 자신들이 꿈꾸는 세상이 있습니다. 모든 운영의 근간이 되는 OS는 그런 꿈을 가진 조직만이 시도하는 혁신입니다. NHN한테 그런 꿈이 없습니다. OS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돈이 있고 없고 기술의 유무와 상관없습니다."
NHN은 여전히 젊은 조직이다. 오히려 나이가 많으면 밀려날까 봐 우려하게 되는 문화이다. 여는 직장의 허리가 NHN에선 머리다. 그 만큼 진급도 빠르고 도태도 빠르다. 다들 그걸 두려워한다. 그렇게 조직이 관료화된다. 젊은 조직의 관료화다.
진화는 대부분 혁신의 결과물을 좀 더 다듬고 대중화하는 쪽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HW적 완성도를 높이는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해낼 수 있는 몫이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진화 단계에서 더 많은 소비를 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혁신에 둔감하거나 저항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한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는 조금 다른 한계가 있었다. 두 사람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이 회장은 유에서 더 큰 유를 창조해야 했던 후계자였다.
이건희 회장이 미래를 삼성을 통해서만 봤다면 삼성 역시 미래를 이건희라는 잣대를 통해서만 봤다.
삼성전자는 결코 혁신자가 될 수 없는 조직이다. 이건희 체제란 결국 진화의 길이었다. 속도에 의한 추격자 전략이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이건희식 반도체 혁신 전략은 결국 대규모 투자와 속도전을 거듭하는 방식이다. 목표는 정해져 있다. 경로를 개척하거나 모색할 이유가 없다. 전형적인 추격적 전략인 셈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스스로 목표를 찾아내는 창의적 사고가 아니라 이미 결정된 목표에 매진하는 근면성과 집중력이었다. 스필버그와 이건희 회장의 만남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전자의 성공이 한국 경제의 성공은 아니다.
--->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망한다고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소리 많이 듣는다.
버린 상품 기획서를 '서류똥'이라고 자조적으로 부른다. 추격자가 시장 혁신이 불가능한 미시적인 이유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는 공정사회론으로 시작된 대기업 길들이기의 정치적 파생 상품일 수 있습니다. 그 기저에는 다수를 이루는 중소기업과 소액 주주의 이해를 반영하려는 인기 영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충분한 정책 함량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한국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지 오랜데도 집권 정부는 늘 성장률 수치에 목을 매기 때문이다.
---> 이 책은 2013년 나왔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 그러나 10년이 지난 오늘도 고성장을 꿈꾸고 있으니....
한국 사회는 이미 기업 사회로 접어들었다. 기업을 키우고 기업을 다루는 게 정치의 핵심이 됐다. 기업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썼다. " 오늘날 사회가 기업 논리로 재조직되면서 인류가 수천 년간 공유해온 도덕의 개념까지 바꿔놓고 있다."
---> 기업은 중요한 사회 구성원 중에 하나이다.
----> 시간만 주면 기업이 알아서 착해진다고? 이보인씨는 "기업이 착해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은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기업은 절대 스스로 착해질 수 없다는 증거를 책 한권으로 썼다.
한국 기업 생태계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현재 혁신과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중견 기업으로 키우고 새로운 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구조 조정도 병행하면서 사회 안전망과 복지를 확대해서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단계적 해법이다....
언제까지나 대기업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리긴 어렵다. 이번 정부에서 대기업 구조가 흔들리면 대기업들은 경제민주화 탓을 할 공산이 크다. 박근혜 정부의 숙제다. 정치가 실패하면 경제도 실패한다.
---> 이 책이 나온 2013년에는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던 시기이다.
---> 2017년 박근혜정부이 창조경제는 별다른 성과 없이 탄핵된다.
----> 2022년. 대기업들의 영향력과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디스플레이나 반도체는 경영진의 빠른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기술 개발에 일단 투자를 결단하면 되돌릴 수 있도 멈출 수도 없으니까요."......하지만 휴대전화에선 이런 영악한 추격자 전략이 생각처럼 통하질 않았다. 추격자 방식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선 효과적이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소비자라는 시장의 말단과 유기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소비재다.
모두가 숭상하는 도요타웨이는 토요타에 대한 종업원과 협력 업체들의 절대적인 충성심과 희생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단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일본이 전술적 기술 혁신에 매몰됐다면 미국은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대리인의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은 회사의 이익 혹은 오너의 이익에 해당하는 매출 극대화라는 사고의 틀에 갇혀 있다.
"오너 체계는 결과를 중시합니다. 결과는 매출이죠. 앞으로도 같은 방식이라면 한국도 저성장과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디플레이션을 경험하면서 15년안에 국가의 자살이라는 상황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의사 결정의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탈캐치업을 부르짖었어도 캐치업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바른 생각으로 전개돼 나가는 거죠."
---> 송위진 연구위원과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인터뷰가 다시 읽어도 새삼 스럽다.
[센 토크콘서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기..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송유진 연구위원은..."한국 기업의 문제 해결 방식은 한국식 뻥축구에 비유할 수 있어요. 일단 뻥 차고 우루루 공을 쫓기 시작하는 거죠. 전형적인 캐치업 방식이죠."
결국 실패가 사라지면서 진정한 혁신의 가능성마저 닫혀 버렸다.
[ 자평 ] 성공 사례는 너무 식상하고, 과장되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의미도 없고.....이런 보고서들은 자주 나 와야 한다.
좋은 책이다.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재주가 좋은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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