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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가슴 속에 울분이 차오를 때는 ------------------------
(카타리나 블럼의 잃어버린 명예 / 하인리히 뵐)
(울분 /필립 로스)
(일리아스 /호메로스)
가해자일 땐 선처를 바라고 피해자일 땐 엄벌을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필립 로스의 소설에는 낭만적 위안, 인간으로서의 희망, 근거 없는 용기가 없다. 생의 무시무시한 실체를 다짜고짜 눈앞에 들이밀어, 누구도 이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똑똑하게 보게 한다.

"분노는 처벌을 실행하려는 욕망이지 능력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실행할 수 없는 것도 욕망한다."
-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대하여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자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이 웅장한 고대 그리이스 서사시는 한 사내의 울분에서 시작해 울분으로 끝나는 전쟁 문학이다...
<일리아스>는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 벌판에서 싸운 지 십년 째 되는 해의 오십 일간을 그린다.
기원전 8세기경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의 문학에서 이토록 큰 감동과 경이가 느껴지다니, 인간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별로 없나 보다.

분명한 사실은, 시간을 이기는 울분은 드물다는 것, 적절함을 추구하기는 어렵다는 것, 극가 극을 오가는 게 더 쉽다는 것이다.

---------사표쓰기 전에 읽는 책--------------------------------------
(달과 6펜스)
(변신)
(레미제라블)

지금 꿈을 위해 감내할 수 있는 궁핍의 최대치는 얼마일까?

제 밥벌이를 못하는 자는 해충이다.

그레고르의 변신은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한 몸의 거부다.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었던 위반이고 탈선이며 저항이다.

<레미제라블 > 2476 페이지를 읽어 나가는 동안 당신은 자신의 인생, 사랑, 가족, 미래, 사회, 정치, 경제, 도덕, 법과 정의, 신과 종교를 사유할 충분한, 아주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통장 잔고가 바닥이라면 -------------------------------------
(마담 보바리)
(죄와 벌)

<마담 보바리>는 욕망의 내면을 정밀하게 묘사한 탁월한 연애 소설이지만, 금융과 소비 심리에 관한 준엄한 가르침을 주는 경제 소설이기도 하다.

핵심은 이거다. 잃어버린 심장은 결코 돈으로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

나폴레옹처럼 뛰어난 인물은 살인할 '권리'를 가진다. 시대의 변화와 진보는 주저 없이 처단을 감행한 혁명가들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극한의 고립과 궁핍이 오래 지속되면, 물질로 이루어진 인간은 파괴된다.

-----왜 나만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가------------------------------------------
(태평천하)
(이름 없는 주드)
(다섯째 아이)

"오냐, 우리만 빼고 어서 망해라!" <태평천하>를 대표하는 이 명대사는..

자신의 불행에만 골몰하면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 위험한 사람이 되고, 자신의 행복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부도덕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다.

-----용기가 필요 합니까? 세 가지 용기에 관하여------------------------------------------
(모두 다 예쁜 말들)
(폭풍의 한가운데)
(우울과 몽상)

겁쟁이가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고,
자기 자신을 버리게 되면 남들을 배신하는 것도 쉬위지지
- '모두 다 예쁜 말들

비평가 해럴드 불룸은 일찍이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소설가 4인 중 한 사람으로 코맥 매카시를 꼽았지만

1992년까지 매카시의 작품 중에 5000부 이상 팔린 소설이 하나도 없었다. 미국인에게조차 매카시는 대중성과 거리가 멀었다. 지옥도를 연상케 하는 묵시록적 종말 소설 <로드>가 2006년 퓰리처상을 받으며 시쳇말로 '대박'이 나는 바람에, 갑자기 그의 작품들이 한국에서까지 우르르 쏟아져 나온 게 2008년이었다.

"우리 기쁨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슬픔을 비통해 하지 말자.
빛의 영광은 그림자 없이 존재할 수 없으니, 삶은 총체적이라서, 선도 악도 함께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 여정은 즐거웠으며, 겪어볼 가치가 있었다. 한 번은."
- 처칠 in <폭풍의 한가운데>

--------자존감이 무너진 날에는---------------------------------------
(설국)
(햄릿)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심리학자 돌리 추그(Dolly Chugh)에 따르면, '자존감'과 '도덕성'은 반비례의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실제 상황에서는 낮은 수준의 도덕 판단력을 보여 준다는 것.

도덕성의 원천이 공감력이라면, 타인에게 영향받지 않는 능력이 강할수록 도덕성은 약해지겠다. 남의 말에 솔깃하지 않으니 비난에도 흔들림이 없고, 공감을 못하니 막말에도 아무렇지 않은 거다.

햄릿의 고뇌 "사느냐 죽느냐"는 우리의 인생엔 자존감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는 절박한 걱정거리가 수두룩하다는 엄연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것 하나만 제대로 읽어 두면 세상 모든 종류의 인간은 물론 신과 맞짱을 떠도 이겨 먹을, 약점 없는 강철의 정신세계를갖게 되는 책으로....."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들 사이에서 애태우며 시달리고 싶지 않은 자는 어떠한 잔으로든지 마실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이란 결국 자기 자신만을 체험하는 존재가 아닌가.

우리들의 진리 앞에서 부수어질 수 있는 모든 것은 부서어 버리기로 하자! 아직도 세워야 할 집이 많지 않은가!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힘듭니다---------------------------------------
(필경사 바틀리)
(돈키호테)

"I would prefer not to."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리>를 대표하는 이 문장의 우리말 번역은 판본마다 조금씩 다르다.
"안 하고 싶습니다만. (Prefer not to.)"
"안 하겠다고 (Will not?)"

문학사의 쟁쟁한 마이웨이 고수들 가운데서도 돈키호테는 마이웨이의 신기원이라 일컬어 마땅하다.
독보적 자기중심성을 선보이는 미치광이 히어로

따지고 보면 돈키호테가 모험 여행 내내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많이 부상을 입힌 인간은 자기 자신이었다.

자기는 마이웨이로 살면서 남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과욕임을 성찰하자.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파우스트)
(고도를 기다리며)

18세기 고전주의 양식으로 셰익스피어에 비견할 드라마를 추구한 괴테의 야심이 이뤄 낸 이 웅장한 장편 희곡 <파우스트>를 실제로 읽는 사람이 오늘날엔 거의 없다 보니,

파우스트는 성숙한 개인이 조화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가도록 스스로를 육성시키는 '교양인', 즉 자기 계발하는 인간의 전형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갈망한는 만큼 길을 잃는 것이 인간이니라.'

지상의 인간은 악마의 것이고 천국의 인간은 신의 것이라. 과연 인간은 언제쯤 인간 자신의 것일 수 있는지.

<파우스트>를 펼쳐 보시길. 당신이 더 도전할수록, 당신의 목표가 더 높을수록, 당신의 인생은 더 많은 위험에 처하게 되리라는 뼈아픈 경고를 얻게 될 터이니.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대여, 달콤한 인생을 원한다면 그만큼의 눈물을 먼저 준비하라.

<고도를 기다리며> 극 속의 대사들은 누군가에게 속한 말이 아니라, '말 그 자체' 또는 '보편적 인간의 말'로 기능한다. 개성은 지우고 의미만 전달하는 '코드'나 '신호'에 가깝다. 그래서 기이하게 들리는 동시에 더 또렷이 이해된다. 독자는 극 중 어느 누구에게도 완전히 감정 이입할 수 없지만, 극 중 모든 인물의 말이 다 자신의 것으로 느껴진다. 이것은 획기적인 방식의 글쓰기다. 가장 몰개성적인 언어로 인간의 본질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이 희곡은 인생에 관한 지독한 알레고리가 된다. 모두 각자 자기만의 고도를 기다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갈팡질팡하면서. 무턱대고. 대책 없이. 지긋지긋 하며.

기다림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기다림을 포기하는 순간 지나온 시간의 헛됨과 돌이킬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지금'을 회의하게 만드는 허상의 총합이 고도이고, 그게 허상이라서 고도는 오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하지---------------------------------------
(제5도살장)
(카탈로니아 찬가)

',So it goes.' 이게 거슬리는 이유는 이 문장이 소설에 106번이나 나오기 때문이다....이 소설에서 106번 누군가 죽는다는 것.....직역하면 '그렇게 가네.' 정도의 뜻이라서, 죽음과 연결시키면 인생무상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보니것에게 <제5도살장>은 너무도 자전적이어서 SF로밖에 쓸 수 없는 소설이었던 것이다.

그는 영원히 죽고 있고, 죽었고, 죽을 것인 삶을 산다. 자유의지를 가졌으나 자유 의지로 살수는 없는 생이다. 여기에 <제5도살장>의 탁월함이 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요. 이따금씩 사람이 죽어 나가는 희가극이요."

"그들은 싸우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자기들도 살고 상대도 살려주는 것이 기쁠 따름이었다."

"생각해 보면 결국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세상이었다."

"다행히 이곳은 독일이 아니라 스페인이고, 스페인을 지배하는 것은 마나냐(내일 아침, 나중에) 정신이다. 이곳에서는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파시즘보다 더 인간적이고 비능률적인 파시즘이 될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마나냐 정신'이 때로 당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어떤 마나냐는 결코 오지 않겠지만, 또 어떤 마나냐는 곧 당도할 것이다.

--------금요일인데 약속이 없어서---------------------------------------
(인간 종말 리포트)
(홍수)
(미친 야담)

자신의 고독을 감당하지 못할 때, 인간은 타락하거나 어리석어진다.

나의 소외는 내가 더 힘껏 사랑하지 않았다는 증거일 뿐. 버려지기 전에 내가 먼저 무언가를 져버린 때가 있었을 것이다.

--------남 욕이 하고 싶을 때---------------------------------------
(인간실력)
(밀크맨)
(위대한 개츠비)

<밀크맨>이 진짜로 하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당신의 정치적 종교적 사상적 관습적 올바름이 곧 당신의 윤리적 올바름의 증거는 아니다. 통념과 상식은 진실과는 무관하다. 유익함은 도덕과 구분되어야 하며,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대의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밀크맨>은 남들 얘기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가해자건 피해자건 방관자건, 당사자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밀크맨>은 오로지 문장만으로 개인과 집단과 세계의 모든 세부 사항을 훼손하지 않고 전달한다. 따라서 강철처럼 명랑한 이 우화는 온전히 개인 각자의 반성적 사색 속에서 문장으로 경험되어야 한다.

애나 번스가 수상 소감으로 남긴 첫 마디는 "돈을 낼 능력이 있다는 건 근사한 느낌이네요."였다.

"그럴 가치가 없는 여자에게" 집념에 가까운 사랑을 바치는 헌신. 개츠비가 위대한 두 번째 이유다.

개츠비를 진정 위대하게 만든 세 번째 이유는 타인들의 악의다.

--------가출을 계획 중인 너에게--------------------------------------
(호밀밭의 파수꾼)
(고리오 영감)
(이방인)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이 진짜로 견딜 수 없는 것은 모두가 어떤 잘못, 어떤 부당함, 어떤 무례를 대수롭지 않게 저지르면서 태연히 잘들 지낸다는 사실이다.

카뮈의 <이방인>을 독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나에게 이 작품은 '부모가 죽은 자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로 읽힌다.

자기 생에 대해 이방인이었던 한 청춘이 절망적인 방식으로 자기 생의 주인이 된 순간, 세계로부터 버려져 이방인이 되고 만 이야기, 그래서 <이방인>이다.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진다면---------------------------------------
(남아 있는 나날)
(야간 비행)
(엘리건트 유니버스)

당신은 당신 인생의 주인으로서 책임질 용의가 있는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가? 힘써 노력하는 중에도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에 기여하는지 자문해 보았는가? 일개 소시민일 뿐이라는 사실이 타인들에 무심했던 당신의 유일한 자기 옹호라면, 열심히 살았노라는 긍지는 언제고 당신의 부당성을 고발하는 기소장이 되어 날아올 수 있다.

"인간의 행복은 자유 속에 있지 않고 의무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 - 앙드레 지드

브라이언 그린의 초끈이론은 소립자의 상태가 '진동하는 현처럼 요동치는 1차원의 아주 짧은 끈'이라는 가설이다.

--------긴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가겠어요---------------------------------------
(방랑자들)
(수학의 확실성)

침작하고 대범하며, 박학다식하되 수다스럽지 않다.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하지만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라면 끼어들지 않는다.

마침내 가우스(1777~1855)는 "평행선 공리가 성립하지 않는 기하학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로부터 탄생한 것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다.

달라진 점이라면, 결코 틀릴 수 없다는 확신이야말로 가장 불확실한 믿음이라는 것을 아는 정도.

"새로운 과학적 진리가 득세하는 이유는 반대자들이 결국에는 죽게 되고 이 새로운 진리에 익숙한 새 세대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 막스 플랑크

--------------------새로 시작하고 싶어요? 그럼.--------------------------------
(옥상에서 만나요)


[ 자평 ] 책 권하는 책으로에 충실한, 좋은 권유

저자를 좋아하여 아래 책 이후에 출간되는 책을 계속 사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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