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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줄/연결 ]
갓 서른의 나이에 필자는 이런 이야기들을 역어 책에 담았다. 그리고 나의 첫 책으로 세상에 내밀었다. 20년이 훌쩍 흘러 다시 이 책을 세상에 내민다. 갓 서른 시절의 깨침으로 돌아가길 염원하면서. 2017년 8월, 일산 우거에서 박영규
---> 이 지점에 나는 관심이 끌렸다.
---> 1966년 생인 작가는 1996년에 '달마에서 경허까지'라는 책을 낸다. 정신세계사에서 나온 책이고 나도 본 적이 있다. 2001년 다시 '달마에서 성철까지'로 개정판을 냈다. 다시 2006년 개정판을 낸다. 30대에 낸 책을 50대가 넘어서 다시 개정할 때 어떤 관점, 어떤 부분을 다듬에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들어서 읽게 되었다.
---> 저자를 유명하게 한 것은 19996년 낸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이후 <한권으로 읽는 ~> 시리즈가 대박 치면서 '대중 역사 저술가'란 브랜딩 얻은 작가가 된 것 같다.
---> 내가 특히 관심이 있는 부분은 달마 ~ 오호 홍인(즉, 육조 혜능 전)까지의 선사들이다.
---> 선이라는 것에서 상상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가장 직설적이고 단도직입적이며 깔끔함이 느껴진다. 범인도 이해가 되며, 앞 뒤가 뚝 떨이지고, 가슴을 뻥 때리는 의문을 준다. 바보도 이해 가능한 즉각적인 질문.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 생각해 보면 가르침이라는 것이 그 당시 그 상황에 제자와 스승만이 있는 공간과 시간, 질문 사이에만 의미가 있는 전투다. 즉 아주 구체적인 1:1 전투에 해당한다. 그것을 나중에 제자가 기억하고 글로 남겼든, 주변 사람들이 남겼든 기억 퇴색에 따른 각색이 들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1 전투를 나중에 기술하다 보면 기술자의 해석과 편견이 들어 가기 때문에 추상화/일반화하면서 핵심이 빠지거나 왜곡되게 마련이다.
---> 육조 이후의 이야기는 육조를 붓다 수준으로 신격화하려는 목적 아래 여러 사람들의 각색이 들어 가고, 욕심과 권력 투쟁(의발을 전수하여 몇 대니 몇 대니 하는 스님들의 권력다툼) 때가 깨면서 어쩔때 말장난, 요설로 보일 때가 많다.
---> 선에 대한 책을 꽤나 읽어 본 내가 기억하고 좋아하는 이야기 들이다. <마조도일 선사>와 <단하천연 선사>의 이야기.
---> 좋아하는 이유는 지금 내가 읽어도 바보도 이해할 만큼 직설적이고,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지만, 정말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정말 온 몸으로 와 닿는 질문을 준다. 이것은 먹물의 요설이 아니라, 사자의 한 방이다. 멋진 한 방
---> 아마 화두 중에서 가장 유명한 화두로 손꼽히는 조주 <무>자 화두와 <뜰 앞에 잣나무>....
---> 이 책이 위험하다고 보는 것은 바로 이런 지점이다. 저자의 해설부분을 보자...
---> "개에게 불성이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떻다는 것인가? 자네의 깨달음과 무슨 상관인가?", "달마가 왜 서쪽에서 왔는가?", "부처가 왜 이 세상에 왔는가?". 그 딴것이 뭐 중요하냐?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말고 너 자신이나 걱정하라.....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수행에나 충실히 하라는 것이다..
---> (해설을 하는 저자가 악의야 없었게지만)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해설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화두를 지금도 잡아서 동안거/하안거를 하는 많은 수행자들, 선사들에게 어떻게 빚을 갚으려고 이렇게 덜 익은(??) 글을 마구 써대는 것인지 걱정된다.
---> 이렇게 단순한 해설일 것 같으면 <효봉선사>가 <무>자 화두 평생을 들고, 죽을 때도 중얼거리다 입적하실 이유가 없다. 해설을 읽으면 독자는 이런 것인줄 안다. 저자가 이런 것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견해를 준 것이다. 좋거나 좋지 않거나 견해는 편견이다. 그나마 허술한 견해라면 그것은 저자 탓이다.
---> 이 분. 뒤로 갈수록 해설을 막 던지는 위험함이 있다. 어쩌려고 저렇게 만 던지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를 쓰려고 20년 동안 책을 개정했나 싶다. 30대 쓴 책을 50대에 다시 보면서 이렇게 개정할 거라면, 50대에 이 책을 보면서 이것은 절판을 했어야 한다. 위험한 도구는 세상에 아예 없느니만 못하다.
---> 자신의 해설이 경험과 체득 아니라 가정과 가설임을 알아야 하고 알고 있을텐데 그 경계를 너무나 넘었다.
---> 이 정도 수준이면 글로 선은 배운 사람의 과잉확신이며, 잘못된 편견이나 믿음이 자기와 독자에게 생기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데로 깨야 깨친다더니 또 다른 깨야 할 관념을 스스로 키우는 것이다. 또한 독자에게도 키우고 있으니, 업을 짓는 일이다
---> 이것이 화두를 온 몸으로 품어 보지 못한 사람들이 갖는 '깨달음', '깨달은 분'에 대한 환상이고 몽상이다.
---> 내가 경허선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분이 달마 ~ 오조 홍인까지 선사들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 그 당시 시간과 공간 상황에서, 몸으로 질문을 던지면서 한 방을 날린다. 바보도 이해되는 순간에서 순간으로 던지는 쾌속의 질문....
---> 근래 국내 어느 선사도 이러한 한 방을 보여주는 사례를 나는 읽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경허 외에는 크게 자기만의 경지가 있는 언어도단의 가르침을 읽지 못했다.
---> 그런 이 고귀한 경허의 한 방을 이렇게 까지 (선한 의도 겠지만) 망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안타깝다.
[ 자평 ] 지식은 편견을 준다. 활자는 편견을 준다. 악한 의도가 없었다 하여도, 써지면 편견이다. 자기가 쓰지 말아야 할, 못할 분야는 굳이 안 써도 된다. 글로 파악할 수 있는 세상은 진짜 세상보다 무지무지 작고 또한 적다.
오랫만에 화두와 선에 대한 책을 들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결론으로 별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며, 특히 저자의 해설은 문제가 크다.
모두 화두에 대한 답이 '니 마음이 중요하다', '현재 니 마음이 중요하다', '니 본심이 부처다' ,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지금 여기서 깨달아라' 등 등으로 해설되고, 해설할것 같으면 화두를 잡을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질문자와 대답자만의 독특한 각도다.
우주에서 딱 한 번 그 공간, 그 시간에만 튀는 불꽃이다.
그 불꽃을 글로 읽고 말로 들어서 앉아 보고 품어보면 그렇게 간단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질문자와 답변자 만의 불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의도가 나쁜 책과 해설은 아니었으나 안 보니만 못하다.
허가야 누가 2022년에 이런 선사들에 대한 책을 읽겠냐마는 혹시 누군가 읽게 된다면
화두를 (목숨까지는 아니지만) 죽기 살기로 몸으로 품어 본 분들의 책을 읽어라.
철저한 연구를 위해 품었든, 백척간두의 뜻을 품고 수행으로 품었든....
돈과 시간이 남는다 해도 책으로 화두를 해설하는 먹물들의 책은 읽지 않음이 좋겠다고 2022년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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