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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의 장-루이 트린티냥(Jean-Louis Trintignant, 1930년~)과 히로시마 내 사랑의 엠마누엘 리바(Emmanuelle Riva, 1927~ 2017년) 주연의 삶과 죽음에 대한 명작.
나도 아버님이 돌아 가시기 전에 이 영화를 봤을 때는 큰 충격이 없었다. 영화에 리바 할머니 처럼 그런 상황을 겪은 후 리바 할머니가 돌아 가실 즈음에 아버님이 돌아 가신 후 2022년 1월 다시 본 영화는 완전히 달랐다.
이 영화는 아마 40~50세는 넘어서 부모님이나 친구, 남편이나 아내를 아픔 속에서 보내 드린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기억에 남긴 대사와 장면은-----------------------------------------------------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본질적으로는 정말 없다. -----------------------------------------------------
실존주의적 문제다. 답이 쉽지 않다.
온 인류가 끝이 없이 호모 사피엔스 이후 날리는 질문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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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그냥 읽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이 할머니 정도의 나이와 연기력이 되어야 이것이 힘을 받는 언어로 살아 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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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죽어가는 자 앞에서 현실에서 죽어 갈 것 같다는 언어를 쏟아 내는 진실로 잔혹한 언어적 폭탄...
그리고 그러한 아이러니....
우리는 이렇게 죽어 가는 존재들에게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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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죽어 가는 분들에게 죽어 갈 분들은 그 책임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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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슬픈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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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같이 볼래요? by 한창호)
데카당스의 초상화
이 감독의 영화에 커플이 나오면 여자는 '안느', 남자는 '조르주'입니다. 딸이 있다면 '에바'입니다.
늘 가족은 엄마, 아빠, 딸로 구성됩니다....
모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름은 '앤'(영어), '안느'(불어), '안나'(독일어), 이런 식으로 부릅니다.
다빈치의 <성 안나와 성모자>에서도 안느가 나오죠.
반면에 남자인 조르주는 악과 대적하는 이미지, 보호자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라파엘의 <용과 싸우는 성 조지>를 보면 악의 근원으로 생각되는 용을 처치해서 기독교 문화를 보호하는 성인 '조르주'가 나와요 . 영어로는 '조지', 독어로는 '게오르그'죠.
첫 번째 여성을 의미하는 아담의 '에바(이브)'까지, 감독은 세 명으로 이루어진 가족 안에서 우주처럼 큰 테마를 이야기합니다.
상징주의 시절의 스위스 화가 페르디낭 호들러를 생각나게 합니다.그는 말년의 연인 발렌틴이 병상에 누워 있는 대략 열달 동안 계속 그녀를 그렸습니다. 연인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것을 작품으로 남긴 것이죠. 질병과 죽음에 대한 애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술사에서는 그런 특징을 데카당스라고 부릅니다. 19세기 후반에 나온 미학이고 라틴어로 '떨어지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추락하는 것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엔딩 크레딧 by 원재훈)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 감독의 마음이 관객에게 죽음에 저항할 수 없는 삶의 가려한 몸부림, 몸서리치게 퍼득거리는 날갯소리처럼 들립니다.
음악이나 부부간의 애정,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도 죽음 앞에서는 그저 열린 창문으로 날아가는 한 마리의 비둘기일 뿐입니다.
프랑스의 지성 앙드레 고르의 책 <D에게 보내는 편지>...
앙드레 고르는 죽어가는 아내와 동반자살을 합니다. 두 사람이 침상에 나란히 누워 손을 잡고 '다른 세상'으로 가는 모습은 이 책의 마침표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텅 비었고, 나는 더 살지 않으려네.
우리는 둘 다,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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